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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현 Sep 10. 2021

참 많아요, 자전거

낯선 설렘: 일본

도쿄에선 인도가 보도블록이 아닌, 아스팔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차도와 인도가 하나로 보이는 경우가 많기도 하다. 


일단 보도블록에 비해 단가가 싸다고 하다. 

내구성이 강해서 오래가고.

물론, 수도나 전기 등, 보수공사를 할 때는 배로 힘들다고 하지만 말이다.


쓸 때 없이 연말마다 보도블록을 들춰내는 우리나라에 비해, 

무척이나 알뜰한 건 사실 같다. 

우리나라도 이참에 앞으로 신설되는 인도는 그냥 아스팔트로 깔아버리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자전거 타기에도 좋고 말이다. 

참고로, 일본은 자전거를 인도에서 타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차도로 다녀야 하는데 말이다. (자전거 전용 도리가 없는 경우)

 

자전거가 차로 분류되어 위험하게 도로를 달리는 것에 비하면 맞지 않을까 싶다. 

자전거는 어른만 타는 게 아니라, 어린아이도 타니까. 

어린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차도로 달려야 한다는 건 정말 아찔하다.

 

일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내 경우에는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자전거'다. 


<짱구는 못 말려>의 엄마가 늘 짱아를 태우고 분노의 폭풍 페달을 밟던 자전거. 

그 외에도 자전거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에 일상처럼 등장한다.


도쿄에 와서, 

자전거를 타는 다양한 사람들과 자주 마주쳤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은 물론, 정장을 입은 회사원들까지도 있었다. 

치마를 입고도 거리낌 없이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처음에는 낯설기도 했지만, 

그 역시 일본의 다양한 매체에서 보아오던, 일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이긴 했다. 


고작해야 사람이 한 명 간신히 통과할 정도로 좁은 인도가 많은, 

그 때문에 몇 번이나 가던 길을 멈추고 마주오는 상대방에게 

지나가도록 길을 터주는 빈번한 상황이 발생하는 일본에서, 

자전거를 타다 내리고 걷는 모습을 자주 본다.   


아마도 일본에 자전거가 생각보다 많은 이유는, 

아마도 값비싼 대중교통 요금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한 정거장 갈아타는 데도 3~4천 원(원화) 정도가 가뿐하게 사라지니, 

걷기엔 조금 멀고, 그렇다고 대중교통을 타기엔 가까운,

그런 거리에는 자전거만큼 유용한 수단이 없지 않을까 싶다. 


전동스쿠터가 나온 요즘, 

여전히 일본에 자전거가 많을지, 

이젠 살짝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로 바뀌었을지 모르겠지만, 


일본=자전거라는 고정관념은, 

한동안 더 내 머릿속에 남아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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