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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현 Sep 15. 2021

묘지와 까마귀

낯선 설렘: 일본

서울과 비슷하다면 비슷한 모습의 도쿄에서 

그래도 낯선 풍경을 꼽자면, 묘지와 까마귀라고 하겠다. 

도쿄에서는 그만큼 쉽게 마주치게 되는 모습이기도 하다. 

특히, 까마귀는 우리나라의 비둘기만큼이나 쉽사리 보게 된다. 

(지금까지 살면서 까마귀라는 새를 바로 옆에서 본 적은 처음이기도 했다) 


그래서 한적하고 조용한 동네의 좁은 골목을 거닐면, 

어디선가 들려오는 "까아아악~~~~"거리는 울음소리가 들리곤 하는데, 

그때마다 어렸을 때 보던 일본 만화책에 

'황당한 장면'에 허공을 지나가는 까마귀 모습이 떠오르곤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흉조로 알려진 까마귀가 도쿄에선 길조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도쿄 사람들은 까마귀를 특이하게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 

덕분에 까마귀는 도망가지 않고 사람 근처까지 오고는 한다. 

(우리나라 닭둘기처럼)

 

까마귀를 그렇게 가까이에서 본 것은 처음이었다. 

생각보다 덩치가 커서 놀랬다. 

부리도 무척이나 날카로웠다.


그리고 까마귀만큼은 아니지만, 

동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낯선 풍경으로는 무덤이 있다. 


하지만, 도쿄에선 동네에서 무덤을 쉽게 볼 수 있다. 

전철을 타고 가다가도 보게 되고, 동네를 산책하다가도 보게 된다. 


이 나이에, 무덤을 보고 무섭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놀라움은 분명 있었다.


언젠가 TV에서 본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에도 '무덤과 함께하는 동네'가 있다며, (부산으로 기억한다)

이 취재한 영상을 신기하다며 봤던 기억이 있다. 


무덤 하면 왠지 스산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에, 

내가 사는 집 근처에 무덤이 있다? 정말 특이한 풍경이지만, 

잠시 생각을 달리해보면, 


누군가의 다정한 사람이었을 그 누군가를 

곁에 두고 함께  또 살아가는 모습이, 

그렇게 특이하고 낯선 모습일까? 싶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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