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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현 Sep 16. 2021

춤은 자유다

낯선 설렘: 일본

기억에 남는 영화 중, <더티 댄싱>이 있다.

제목에도 대놓고 나와있듯이 춤에 관한 영화다. 

인기에 힘 입어 <더티 댄싱-하바나>도 나왔지만, 1편에 비하면 엉성할 뿐이다. 


춤에 관한 영화를 좋아하는 편인데, 

일종의 대리만족을 주기 때문인 것 같다. 

아, 그렇다고 내가 춤을 추고 싶어 하는 건 아니다. 


춤보다는. 

그 춤을 통해 느껴지는.

자유로움을 느껴보고 싶은 이유가 크다. 


왜 춤에서 자유를 느끼는지는 모르겠다. 

게다가 가만히 생각해보면, 춤 동작에서 자유를 느끼는 것도 아니다. 

춤을 추는 댄서의 즐겁게 웃고 있는 표정에서 자유를 느낀다가 더 정확한 표현 같다. 


잘 추던 못 추던 그건 중요하지 않다. 

누가 보던 보지 않던 그것 역시 상관없다. 

춤을 추는 그 순간, 

몸에 어떤 화학적 작용이 일어나는지는 모르겠지만, 

빙그레 웃게 만드는 그 밝은 에너지가 좋다. 


하라주쿠에서 

특이한 복장의 댄서들을 만났다. 

복고풍 의상과 헤어에, 

춤도 옛날에나 볼 수 있는 춤이었다. 


처음엔 뭐지 싶었다. 

공연이라고 하기엔 특별하게 무대도 없다. 

동호회 사람들이라고 하기엔 또 너무 프로스럽다. 

(하긴, 코스프레한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는 하라주쿠의 주말인데, 이 정도는 기본일지도 모른다.)


대충 공간을 만들고, 

또 대충 열을 맞춘 댄서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격렬하지 않지만, 춤사위에서 전문가 냄새가 느껴진다. 

하루아침에 완성된 실력은 분명 아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영화 <더티 댄싱> 중에서, 

극 중 댄서들이 밤에 모여서 자기들끼리 춤을 추던 모습이 오버랩된다. 


보는 것만으로도 두근거리고, 

보는 것만 으르도 따라 웃게 되고,

왠지 눈물까지 날 것만 같은.

자유로움.


멍하니 서서, 

한참을 그들의 춤을 지켜봤다. 

아니, 그들의 표정을 바라봤다. 


얼마나 행복해하는지.

얼마나 즐거워하는지를.


순간 그들 속에 스며들어, 

함께 춤을 추고 싶었다. 


자유롭고 싶은 마음.

춤은 자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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