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설렘: 일본
기억에 남는 영화 중, <더티 댄싱>이 있다.
제목에도 대놓고 나와있듯이 춤에 관한 영화다.
인기에 힘 입어 <더티 댄싱-하바나>도 나왔지만, 1편에 비하면 엉성할 뿐이다.
춤에 관한 영화를 좋아하는 편인데,
일종의 대리만족을 주기 때문인 것 같다.
아, 그렇다고 내가 춤을 추고 싶어 하는 건 아니다.
춤보다는.
그 춤을 통해 느껴지는.
자유로움을 느껴보고 싶은 이유가 크다.
왜 춤에서 자유를 느끼는지는 모르겠다.
게다가 가만히 생각해보면, 춤 동작에서 자유를 느끼는 것도 아니다.
춤을 추는 댄서의 즐겁게 웃고 있는 표정에서 자유를 느낀다가 더 정확한 표현 같다.
잘 추던 못 추던 그건 중요하지 않다.
누가 보던 보지 않던 그것 역시 상관없다.
춤을 추는 그 순간,
몸에 어떤 화학적 작용이 일어나는지는 모르겠지만,
빙그레 웃게 만드는 그 밝은 에너지가 좋다.
하라주쿠에서
특이한 복장의 댄서들을 만났다.
복고풍 의상과 헤어에,
춤도 옛날에나 볼 수 있는 춤이었다.
처음엔 뭐지 싶었다.
공연이라고 하기엔 특별하게 무대도 없다.
동호회 사람들이라고 하기엔 또 너무 프로스럽다.
(하긴, 코스프레한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는 하라주쿠의 주말인데, 이 정도는 기본일지도 모른다.)
대충 공간을 만들고,
또 대충 열을 맞춘 댄서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격렬하지 않지만, 춤사위에서 전문가 냄새가 느껴진다.
하루아침에 완성된 실력은 분명 아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영화 <더티 댄싱> 중에서,
극 중 댄서들이 밤에 모여서 자기들끼리 춤을 추던 모습이 오버랩된다.
보는 것만으로도 두근거리고,
보는 것만 으르도 따라 웃게 되고,
왠지 눈물까지 날 것만 같은.
자유로움.
멍하니 서서,
한참을 그들의 춤을 지켜봤다.
아니, 그들의 표정을 바라봤다.
얼마나 행복해하는지.
얼마나 즐거워하는지를.
순간 그들 속에 스며들어,
함께 춤을 추고 싶었다.
자유롭고 싶은 마음.
춤은 자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