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설렘: 중국
#중국 #저우좡
수로에 떠다니는 조그만 배가 타고 싶어 무작정 선착장으로 향했다.
한 명이 타든, 여러 명이 타든 한 배에 60위안이라고 했다.
혼자 60위안을 내느냐, 여러 명이 나눠서 내느냐 였다.
현장에서 급히 팀을 만들고 있는 일본인 아주머니들을 발견하고 은근슬쩍 옆에 섰더니,
다행히도 그 무리에 끼워줬다.
우리를 태운 배가 수로를 따라 부드럽게 흘러가자,
일본인 아주머니 한 명이 내게 관심을 보이며 말을 걸어왔다.
“어디에서 왔어요?”
“한국이요.”
한국이라는 말을 듣자 일본인 아주머니들의 눈동자가 한꺼번에 반짝반짝 빛난다.
이 눈빛은 설마!!
그 말로만 듣던 욘!사!마!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한국 드라마를 즐겨본다며 ‘욘사마’의 열렬한 팬이라고 했다.
한참을 더 배용준에 대해 수다를 털어낸 아줌마는
서투른 한국 발음으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라며 내게 정식으로 인사를 했다.
그렇다면 나도.
답례로 ‘明(あ)けまして おめでとうございます.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말하니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일본인 특유의 추임새인 "에~~~~~?"를 내뱉으며,
‘すごい!대단해요!’라며 과장된 칭찬을 해준다.
풋! 웃음이 터졌다.
그 웃음의 의미를 아는지, 아주머니들도 따라 웃는다.
한바탕 소란스러운 인사는 그렇게 끝나고,
우리는 조용히 저우좡 수로를 따라 유유자적 흘러갔다.
신선놀음이란 게 이런 건가?
가끔 다른 배의 뱃사공이 부르는 노랫소리가 들려왔는데,
마치 중국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 순간만큼은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이 즐겁게 웃으며 공존하고 있었다.
고마워요.
욘사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