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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현 Oct 13. 2021

과거와 현재의 구분 기준은 무엇인가?

낯선 설렘: 중국

#중국 #마카오




유적지, 문화유산 등을 떠올리면 바리케이드가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바리케이드가 없는 곳도 많고, 

그 옛날부터 지금까지 사람이 살아가면서(이용하면서) 잘 보존하는 곳도 있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 

여행을 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마카오에서 만주한 성 바오로 성당은

현재 성당 입구의 벽면과 지하 납골당만이 남아 있었고, 

건물의 목적이 사람들이 쉽게 자주 드나들게 건축되었을 테니, 

위치는 시내 한복판에 있었다. 

(아니면, 성당을 중심으로 시내가 형성되었을지도)


세나도 광장을 지나서 성 바오로 성당까지 가는 길엔 

세련되고 아기자기하면서도 모던한 각종 상점과 주택들이 즐비했다. 

그래서 유적지로 가는 길이 맞나 하는 의구심이 생길 정도였다. 


한참을 걷다 보니 주위의 풍경과는 이질감이 느껴지는 성 바오로 성당이 눈앞에 나타났다.


성 바오로 성당은 유적지라는 느낌보다는 우리나라의 대학로 같은 분위기였다.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다는 세나도 광장과 가깝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별다르게 관리되고 있지 않는 분위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겠지만)


유적지라면 경비도 있고, 

들어가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입장료도 받을 텐데, 

성 바오로 성당에는 그 모든 절차가 없었다.


게다가 건물 위로 올라가 앉아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물론 그들을 제지하는 관리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유적지인데’ 하는 마음에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현실과 단절된 채 관광객에게 구경거리가 되어버린 유적지보다는, 

제 수명을 다하는 그날까지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는 성 바오로 성당의 모습도 나쁘진 않았다.


유적지에 대해, 

무엇이 맞는지, 

조금은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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