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성현 Jan 31. 2022

차박 레이, 잠시 내비게이션을 꺼두셔도 좋습니다.

다락엔 감성: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대이리

언젠가부터 운전을 하긴 하지만, 

내비게이션의 노예가 되어서 운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젠 자동 저장된 연락처가 없으면 전화 거는 것도 막막해지고, 

이젠 가사가 나오지 않으면 노래 부르는 것도 엄두가 안나는 것처럼.


내비게이션이 없으면 운전하기가 두렵다. 

매일 오가는 출근길이나 주말마다 가는 마트 가는 길에도 

내비게이션은 습관처럼 켜니까. 


사실, 

목적지가 없다면,

목적지가 명확하지 않다면, 

꼭 정해진 시간에 도착해야 하지 않아도 된다면. 


난 내비게이션을 끄고,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이리저리 운전하는 취미(?)가 있다. 


그러다 발견하게 되는 풍경은, 

대단히 멋진 풍경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자랑할만한 풍경도 아니지만, 


희한하게 내 눈에는 예뻐 보이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매력을 느끼곤 한다. 


눈으로는 그 풍경을 보고, 

귀로는 그 순간의 분위기를 듣고, 

코로는 그 공간의 냄새를 기억한다. 


물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내비게이션을 켜야 하겠지만, 


낯선 곳에서,

딱히 가야 할 목적지가 없다면, 


난 여전히 내비게이션을 끈다. 






매거진의 이전글 차박 레이, 북으로 달리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