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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현 Mar 17. 2022

(즐겁게 잘살고 있는) 싱글입니다만.

왜 혼자이길 바랄까?

당신이 만약 싱글이라면.

그러니까 연애를 하다가 지금 잠깐 싱글인 게 아니라, 

싱글로 지내기 위해 마음 먹고, 그런 삶을 노력하고 있다면.

그러니까 싱글주의, 비혼, 뭐 그런 거라면.


한 번쯤은,

혹은 자주.


"왜 싱글이세요?

"왜 연애 안 하세요?"


같은 질문을 받았을 것이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난 좀 답답하다. 

사람마다 성향이라는 게 있고, 

게이, 레즈비언 같은 성향까지도 이젠 다 이해(?)되는 시대에서,

싱글이 좋다는데, 왜 이걸 이상하게 볼까?


연애를 하거나, 

결혼을 했거나, 

하는 사람이라도, 


혼자만의 시간은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할 것이다. 

그러니까. 혼자 있으면 죽을 것 같다는 극한의 성향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끔은 혼자 있고 싶고, 그런 시간은 꼭 필요하다. 

오죽하면, 가정에서 벗어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관찰 예능까지 나왔을까.


그러니까, 혼자만의 시간을 갖지 못했을 때의 공통된 반응은, 

그 혼자만의 시간을 계속해서 못 가진다면, 

어떻게든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머리를 굴리거나, 

정신적으로 피곤해지고 스트레스를 받거나, 

괜히 짜증이 나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하는 느낌을 받곤 한다. 


그래서 혼자만의 시간은 필요하다. 

그 혼자만의 시간이 

한 달에 하루 정도면 충분히 충전(?)되는 사람도 있고, 

하루에 꼭 30분 이상은 가져야 하는 사람도 있고,

답답하고 스트레스는 받지만, 꼭 필요하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다 제각기다. 


내 경우에는.

사람이 어떻게 혼자 살아가겠는가?

나도 사람이 그립거나, 사람이 필요할 때가 있다. 


다만, 

그런 경우가, 그런 시간이 

일반인(?)에 비하면 놀라울 정도로 적다.


반면, 

혼자만의 시간은 

일반인(?)에 비하면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길다. 


그러니까. 

친구랑 놀다가도, 

가족이랑 함께 있다가도, 

나 혼자만의 시간을,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두어 달 가져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뭐랄까, 숨이 막히고, 가슴이 답답하고.

괜히 짜증이 나고 조급해지고 인내심이 바닥난다. 


그러니까. 

연애를 하는 사람이 가끔 혼자이고 싶은 시간이 있는 것처럼,

난 혼자 있다가 가끔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 지는, 

반대의 성향인 것이고, 


이것은 틀림이 아니라, 다름이다. 


혼자가 좋다!

라고 한다고, 24시간, 일주일 내내, 한 달, 일 년 평생 혼자가 좋다는 의미가 아니다. 

어찌 사람이 혼자서 살아가겠는가. 

다만, 혼자인 시간이 무~~~~~~~~~~~지 길게, 많이 필요한 성향일 뿐이다. 


난 혼자이길 바란다. 

누군가를 책임지기 싫어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돈이 엄청 만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책임질 상황이 된다면 책임지지 않을 이유도 없고,

돈이 엄청 많아진다고 해도 돈이랑 상관없이 

난 혼자가 좋다. 


내가.

나와 같은 성향의 사람들이,

다수의 사람들을 향해.


왜 결혼하세요?

왜 연애하세요?

왜 혼자가 아니세요?


라고 묻지 않듯이.


부디, 싱글입니다 라는 말을 듣게 되면.

'아, 그렇구나.' 해주길 바란다. 


싱글도 선택이고,

꽤 근사한 삶이고, 

마땅히 존중받아야 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하나 더.


내가 누군가와 함께 있는 모습이 보인다면, 

왜 혼자가 아니냐! 따지지 말기를. 


연애를 하는 사람이 혼자인 모습을 보일 때, 

왜 둘이 아니냐! 따지지 않듯이 말이다. 


혼자가 좋지만, 

나 역시 사람이 그립고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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