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그 친구가 지나가는 말로 나에게....
그게 너무나 상처가 돼서 지금까지도....
술만 마시면 언성이 높아지고, 맞기까지....
지금도 그래서....
그때, 그 일만 없었다면....
이렇게 된 이유가 바로....
트라우마.
상처.
물론, 힘들고 괴롭다.
나 역시도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가 한둘이 아니다.
안다.
그로 인해 내가 어떤 불편함이 있고,
정신적으로 정서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그런데,
살아보니까.
그게.
남 탓을 하는 비겁한 행동이기도 하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미흡하면서,
내가 약하면서,
내가 부족하면서,
그걸 채우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남 탓을 하고,
그래서 지금의 모습을 합리화하고,
다른 사람에게 모두 덮어 씌운다.
특히,
그 트라우마를 만든 당사자가 앞에 있으면,
더 날카롭게 저주하듯 쏘아붙이고,
그 상대방이 한없이 죄스럽게 느끼도록 한다.
그게,
무슨 의미일까.
아니,
그게 맞는가.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상처를 받게 된다.
아무리 애지중지 아끼고 보호하려고 해도,
여기저기서 치고 들어오는 상처들로 흉터가 생긴다.
어쩔 수 없다.
아무리 대단한 보호복을 만들어도,
심지어 무인도에 혼자 있다고 해도,
사람은 자연에게도 상처를 받는다.
그때마다.
남 탓.
너 때문에.
그 일 때문에.
이러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남 탓이지 않다.
그걸 이겨내려고 하지 않는다면, 그건 내 탓이다.
"엄마! 내가 일찍 깨우라고 했잖아. 오늘 시험이라고. 시험 망치면 엄마 탓이야!"
왜, 엄마 탓인가.
내가 공부를 안 한 탓.
내가 일찍 일어나지 않은 탓.
무엇보다 조금이라도 더 자길 바라는 엄마의 사랑을,
못 알아본 내 탓이 가장 크지 않은가.
왜 남 탓을 하면서,
왜 당당하려 하는가.
화살을 남이 아닌, 내게 돌렸을 때.
나는. 우리는.
그것을 이겨낼 용기와 힘과 지혜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