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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현 Jul 12. 2022

다이어트, 시작하는 나에게

1. 다이어트의 시작은 언제가 좋을까?


2022년 5월 16일.

새해가 시작하는 1월 1일도 아니고,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도 아닌, 

평범한 하루에 불과했던 날에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그런 것 같다. 

결심하는 날이 시작일이지, 

결심을 해야 하는 날이 시작일은 아니라는 것. 


바꾸어 말하면, 

1월 1일이 아니니, 다이어트를 시작하지 말라는 법도 없고, 

여름도 아니니, 다이어트를 시작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것도 아니라는 것.


다이어트의 시작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이다.



2. 다이어트가 귀찮은 이유는?


다이어트의 시작을 즐거워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즐겁지 않기에 가능한 미루고, 안 할 핑계를 대게 된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야근을 한 날이라서, 회식도 일의 일부니까. 


하지만,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어느 정도 눈에 띄게 체중이 줄어들면,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야근을 한 날이라도, 회식을 했다면 더욱더. 

다이어트에 집중하게 된다. 


그럼 왜, 다이어트의 시작은 이렇게도 귀찮을 걸까?

내 생각은 이렇다. 

지금까지의 생활 패턴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생활 패턴은 어떨까?


다이어트가 필요한, 그런 생활을 했겠지.

주말엔 먹고 자고, 

평일엔 야식에 회식에.

퇴근 후엔 매일 꼭 맥주 한 캔 씩 마셔야 하고.

운동은 한 달에 한 번. 혹은 일주일에 한 번. 

아니, 그마저도 안 하고. 


너무도 아름답고 편하고 즐거운 삶을 뽀게야 하기 때문에 귀찮은 거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아름답지도, 편하지도, 즐겁지도 않은 삶이다. 

무엇보다 점점 더 나빠지는 건강으로 나쁜 결말이 뻔히 보이는 삶일 뿐이다. 



3. 다이어트가 질리는 이유는?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조절한 식단은 일주일 먹고 그만 먹는 게 아니라, 

거의 앞으로 평생 유지해야 한다는 각오 해야 한다. 

매일 먹던 라면은 한 달에 한 번. 아니, 생일에만 먹는다고 각오해야 한다. (꼭 그래야 한다는 건 아니고)

운동도 매일 해야 한다. 당연히 말이다. 


긴 호흡으로, 길게 내다보면서 해야 하는데, 

다이어트가 쉽게 질리고, 포기하게 되는 이유는. 

내 생각은 이렇다. 


목표가 과도하게 높다. 멀다. 

인스타에 올라오는 쭉쭉 빵빵 잔근육질의 사람들의 몸을 보면서, 

그들이 하는 식단과 똑같이 하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게 된다. 


그들은 프로다. 

50kg 에서 49.5kg 을 만들기 위해 미친 듯이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근육 한 줄 더 튀어나오도록 하려고 미친 듯이 운동하는 사람들이다. 


아마추어도 아닌, 

다이어트의 '다'자도 안 해본 사람이, 

처음부터 프로가 되겠다고 뛰어들면 당연히 지치고 실망하고, 

그래서 포기하게 된다. 


나는 나에 맞는 목표를 세워야 한다. 

내 목표는 간단했다. 

배에 식스팩? 그딴 거 만들어서 뭐해? 

그냥 위에서 내려다봤을 때, 내 발가락(사실은 고추였다)만 보이면 좋겠다 였다. 

어깨가 넓어질 필요도 없고, 알통이 커질 이유도 없었다. 

그저, 여름에 반팔 티 하나만 입고 싶었다. 

튀어나온 배를 가리기 위해 더운 날에도 바람막이 같은 점퍼를 걸치지 않았으면 했다. 


그 목표도 참 힘들었지만, 

그 목표는 그렇게 많은 노력이 필요하진 않았다. 


식사량을 확 줄이고, 

평소에 전혀 하지 않았던 오랫동안 '걷기' (시작은 6 천보였다)만으로 충분했다. 

평소 먹던 걸 안 했을 뿐이고, 

평소 안 하던 걷기를 했을 뿐이다. 

둘 다  전문가에게 배워야 하고,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하는 게 아니다.

운동을 위해 돈을 써야 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식사량이 줄어서 한 달 식비가 확 줄었다. 


큰 노력이 아닌데, 효과는 좋았다.

불과 일주일도 안돼서 5~6kg는 빠졌던 걸로 기억한다. 

물론, 배가 홀쭉하게 들어가서 내 발가락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몸이 먼저 변화를 느꼈다. 


발톱을 깎을 때, 힘이 덜 들기 시작했다. 

확실히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매일 땀을 쏟아내니, 피부가 좋아졌다. 


이 소소한 변화가 날 즐겁게 했고, 

그 즐거움이 다이어트를 지치지 않고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 소소한 변화는 체중이 점점 더 줄어들수록 늘어났다. 


다리를 꼬아도 아래로 미끄러지지 않는다. 

벗고 있으면 뽈록 튀어나왔지만, 옷을 입으면 그래도 배가 좀 감춰지고 옷태가 난다. 

줄어든 식비로 평소 갖고 싶었던.... (이건 아니고)


무엇보다. 

셀카를 찍을 맛이 난다. 

날렵해진 턱선은 내가 봐도 멋있다. 

무엇보다도 친구들이 전해오는 

"너 왜 이렇게 달라졌어?"

"네가 이렇게 잘 생겼던가?"

등의 칭찬은 계속해서 다이어트를 할 수 있게 하는 힘이 된다.  

 




다이어트를 시작한 지, 57일째.

특히 요 며칠은 박스권에 갇혀서 좀처럼 체중이 줄어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중간 점검 목표로 생각했던 앞자리 '6'자에 도달했다. 


물론, 안다. 

69.6kg은, 밥 한 끼 먹으면 금방 다시 앞자리 '7'자로 돌아올 몸무게라는 걸. 

하지만, 70~73kg 사이를 2주가량 반복했던 나에게는 무척이나 뜻깊은 날이다. 


최종 목표는 아직 더 가야 하지만,

오늘만큼은 이 작은 성과에 취해 즐겁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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