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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현 Aug 15. 2022

다이어트, 새벽을 걷다

처음에는 '운동하는 루틴'을 만드는 게 어려웠다.

 

운동을 싫어하는 내가 운동하는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니. 

루틴을 만들어가는 초반 일주일 정도는, 정말이지 이를 악물고 억지로 했다. 

체력도 저질이라, 5,000보만 걸어도 죽을 것 같았다.

매일 나가기 싫다를 반복했다.  


그랬지만, 어쩌겠나. 

누구를 위해서 하는 운동도 아니고, 

누구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하는 다이어트도 아니고, 

내가 연예인도 아닌데 살이 쪄있건 빠져있건 페이와 연결된 삶을 사는 것도 아닌데.


다 내 건강을 위해서, 

자발적으로 빼려고 하는 살이고, 운동이니.

이를 악물고 할 수밖에.


그렇게 하루하루 반복되는 '운동하는 일상'이 차츰 익숙해지기 시작하고, 

결국에는 하나의 루틴이 되었을 때, 체중은 신이 날 정도로 빠졌고, 근력도 눈에 띄게 늘었다.


그 후로는, 자발적으로 즐겁게 운동을 하고 있다.  


최근, 비가 많이 왔는데, (지금도 오고 있고)

비가 와도 매일 빠르게 걷기를 멈추지 않았다. 

휴일은 물론, 좀 과하게 먹었다 싶으면 하루에 2번도 나가서 걸었다. 


그럴 수 있었던 던, 

운동이 즐거워졌기 때문이다. 

거짓말 같겠지만.... 운동하러 나가는 길이, 

연인이라도 만나는 것처럼 설레기까지 하다.


매일 달라지는 풍경과, 

매일 새로운 모양으로 다가오는 구름. 

바람을 타고 오는 신선한 공기. 

비가 오는 날이면 습해지는 공기의 변화도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그러다 문득, 

이 마저도 익숙해지면서 매너리즘에 빠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긴.... 3달 정도를 매일 같이 했던 패턴이니. 


그래서 최근에는 오후에 나가던 운동을 새벽으로 바꿨다. 

새벽으로 바꾸니 펼쳐지는 풍경이 또 달라지더라.  

풍경이 달라지니 똑같은 길을 걷는데도 새로움으로 다가왔다. 


시작하는 시간을 따로 정해놓지는 않았지만, 

걷는데 대략 1시간 20분 정도가 소요되니, 

해 뜨는 시간을 기준으로, 40분 전 정도에 나간다. 


이유는, 

땀 빼고 걷는 동안에 해가 뜨는. 

그 상황이 꽤나 드라마틱하기 때문이다. 


뭐랄까, 

마치 CF의 한 장면 속에 들어와 있다는 기분이 든다랄까?


어두컴컴한 새벽을 가로지르며 빠르게 걷다 보면, 

점점 밝아지는 하늘을 보는 게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새로운 하루를 온몸으로 받아내는 기분이다. 

특히 해가 뜨는 동쪽을 향해 걸을 때, 그 기분은 극대화된다. 


많은 사람들이 왜 아침 일찍 새벽같이 일어나서 운동을 나가는지 알 것 같다.

루틴을 깨고 새로운 루틴을 만들어가는 요즘. 


여전히 빠르게 걷기는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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