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 주를 돌아보니 의욕이 없고 무기력한 나날들을 보내왔음을 알았다. 일기에 어김없이 나오는 내용이 ‘하기 싫다’, ’ 내려두고 싶다’ 등등이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일상과 주위에 일어나는 사건 사고의 뉴스, 나보다 항상 잘 나갈 것 같고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 이 모든 것들이 나를 마비시킨다.
공허함과 외로움을 음식과 쓸데없는 이미지와 영상으로 채운다. 내 몸과 마음이 병들어감을 알고 있음에도 끊지를 못한다.
방금까지의 기록들을 종합해서 읽어보면 내가 얼마나 무능하고 나약하고 별 볼일 없는 인간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낀다. 맞다. 나는 한없이 약한 인간이다. 약하기 때문에 힘들 때는 쉬어주어야 하고 아플 때는 병을 치료해야 한다. 내가 약한 것을 알고 인정하기 때문에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도 안다.
수없이 고민하고 힘들어하고 생각하는 게 인간의 삶이라면, 나도 그러한 삶을 살고 있다. 나는 너무나 인간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참 희한하게도 이런 글을 쓰고 있는 동안 뭔가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다. 방향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멈추고 주위를 바라보고 생각도 정리하고 쉬는 것도 중요하다. 2024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잘 마무리하고 잘 준비해서 2025년을 맞이할 수 있게 하자. 지금 보다 덜 어리석고, 덜 외롭고, 덜 약한 내가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