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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마지막 브런치 글

by 하짜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이 2024년에 쓰는 마지막 글이다. 브런치 작가에 합격한 이후로 일주일에 최소 1번은 쓰자는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 (브런치 공모전에 도전한다고 에세이를 하루 빠진 적은 있다)


마지막 글을 쓰기 전에 브런치에 쌓인 내 기록으로 첫 시작과 지금까지의 일들을 둘러보았다. 감회가 새로웠다. 말 그대로 ‘다사다난’이었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삶의 크고 작은 어려움과 그 안에서 피어나는 웃음과 따뜻한 정. 여러 가지가 얽히고 얽혀 슬픔과 기쁨이 공존하는 삶을 살았다.


2024년이 시작되고도 나는 7개월째 백수였다.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는 경비원의 브이로그를 보고 대뜸 신임경비이수증을 듣고 걸으려고 갔던 태종대에서 브런치 작가 합격 소식을 받았다.


8개월째에 요양병원 경비원이 되었고 빚을 갚기 위해 알바전선에 뛰어들자 취업과는 다르게 금방 일을 구하여 3 잡까지도 뛰었다.


그러다 중간에 청소 알바를 그만두고 학교배식 알바를 겸하는 투잡으로 바뀌었다. 돈을 벌고 조금의 여유가 생기자 남들을 부러워하고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힘든 시기도 있었다. 한 번은 엄마가 미친 듯이 보고 싶어 참기 힘든 순간들도 있었다. 내 삶의 회의감과 또다시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질문을 했었다.


그러던 와중에 ‘엄마 집밥 말고 할머니 집밥’이라는 글이 다음 메인 글에 올라가고 조회수가 떡상하는 경험도 했다. 장마, 무더위로 몸도 마음도 지쳤다가도 떡상한 글 덕분에 가끔은 기분이 좋을 때도 있었다.


여름에는 초등학교 방학이라 독후감 공모전, 브런치 소설 공모전에 몰두하는 시간도 가졌었다. 그 와중에 또 심적으로 힘든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어떻게 하면 이 시간들을 건강히 보낼 수 있는지 배울 수 있는 귀한 경험이 되었다.


좋았던 인간관계가 다시 마음을 무겁게 하고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사건들도 있었다. 인간 자체가 완벽한 존재가 아니니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끝자락에 가서는 내년 2025년을 어떻게 살지 고민한 흔적들이 보였다. 사실 아직도 생각이 많지만 말이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마음먹기 나름이다.


이 말을 얼마 전 유튜브에서 본 만화영화 ‘머털도사’에서 보았다. 스승이 머털이에게 가르침을 주면서 하는 말이다. 물론 다른 곳에서 이미 쓰인 말이지만 스토리와 함께 전달되니 더 진하게 들려왔다.


내게는 2024년이 정말 저 문장 그대로 느낀 한 해였다. 개인적으로 정말 힘들면서도 새로운 일들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설레고 기뻤던 순간이 생각난다. 위기 속에 기회가 정말 있었고 좋은 일들 속에 안 좋은 일들로 결말이 나는 경우도 있었다. 여기서 어렴풋이 배운 것은 위기를 위기로만 보지 말고 좋다고 다 좋은 게 아니라는 것이다.

2024년에 배운 것들을 토대로 2025년을 힘차게 맞이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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