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뛸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주문

by 하짜




여러 가지 잡생각과 불안이 내가 온전히 해야 할 것에 집중을 방해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꼭 어릴 때가 그립다. 아무런 걱정 없이 친구들과 뛰어놀고 하고 싶은 것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그 시절이. 지금은 그렇지 못하기에 잡생각이 들 때면 청소나 운동과 같은 ‘몸을 움직이는’ 일들을 해야 그나마 잡생각에서 벗어나 환기된 상태로 집중을 할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할 영화 속 주인공은 성인이 되었어도 온전히 자기가 하고 싶은 일(달리기)에만 집중을 할 수 있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다. 엄마와 달리는 것이 제일 좋은 주인공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달리기가 초원이를 변하게 했고, 뛰는 초원이를 통해 주변인물은 깊숙이 넣어둔 감정이 올라온다

초코파이, 얼룩말 그리고 달리기. 나열한 이 세 가지는 영화 <말아톤>에서 초원이가 좋아하는 것들이다. 힘들지만 달리고 또 달리는 초원이! 그런 초원이를 보고 희망과 삶의 이유를 찾는 느낌을 받는 엄마. 순수하고 따뜻한 초원이와 함께 있던 코치도 어느새 가슴에 온기가 불어온다. 초원이를 더 잘 달릴 수 있게 도와주고 싶어 한다. 어떻게 보면 달리기 하나가 이 작은 사소한 도전이 마치 나비효과처럼 작용한다.

단순한 삶이지만 단단한 삶을 사는 초원이, 단단해 보였지만 사실은 약했던 엄마

달리고 쉬고 또 달리고 쉬고 이것이 초원이의 단순하지만 그를 단단하게 해 준 루틴이다. 오로지 다른 잡생각 없이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 초원이가 이런 생활이 가능한 건 바로 ‘엄마’가 항상 옆에 있으니까. 초원이의 보호자로서 다른 사람 앞에서 항상 당당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속은 그렇지 않았는지 결국 아픔을 참지 못하고 병원에 입원한다.


좋아하는 것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많다는 것만으로 인생은 버틸만하고 살만하다

초원이가 힘들까 봐, 다칠까 봐 그만 뛰게 하는 엄마. 더 이상 뛰지 않고 취업훈련을 하고 지내는 초원이. 그렇게 포기하는 줄 알았지만 초원이는 대회장에 ‘혼자서’ 간다. 초원이가 없어진 걸 안 엄마는 대회장에 찾아가 초원이를 말리지만... 뛰기 전 엄마와 초원이가 의식처럼 나누던 주문을 얘기한다.

“엄마 나한테 물어봐줘. 초원이 다리는?”

“······초원이 다리는?”

“백만 불짜리 다리!”

초원이는 엄마의 손을 놓고는 신호에 맞춰 달려간다. 그의 눈빛에는 생기가 돌아와 있었다. 초원이는 다른 사람보다 불편할진 몰라도 더 불행하거나 안 행복하지 않다. 그에게는 초코파이, 얼룩말, 달리기 그리고 사랑하는 엄마가 있다. 그는 언제든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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