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에는 많이 심적으로 힘들었던 순간들이었다. 대출상환 시기는 계속만 다가오는데 일을 빨리 구하지 못해 초조했었다. 매일 밤마다 불안에 떨며 잠들었던 나날들의 연속. 일을 구하는 동안 비어 있는 시간을 알차게 사용하지 못하고, 그저 자기 자신을 탓하며 지냈었다. 하지만 그런 시간이 다행히 길지는 않았다. 여태까지 생각, 사고방식, 감정, 마음에 관련된 책들을 많이 읽어온게 도움이 되었다.
‘어차피 상황은 바뀌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없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구별하고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 라고 되뇌이며 다시 침대에서 일어났다.
우선 다른 대출을 알아보고, 무슨 일을 하는 게 장기적으로나 하고 싶은 일에 도움이 될까 하고 찾고 찾다가 찾은게 ‘경비원’이었다. 그래서 경비이수증을 수료하기 위해 교육을 듣고, ‘브런치’ 작가 도전을 또 하고 여행도 다녔다. 그랬더니 엉키고 엉켜있던 밧줄이 스르륵 풀린 것처럼 문제들이 거짓말같이 차례대로 해결되었다. 그리고 그 일들을 일기와 브런치 ‘두 번째 글’에 올렸다.
작년과 올해 초를 비교해보면 상황은 훨씬 많이 나아졌다. 계속 병원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브런치를 꾸준히 올려서 조회수가 터지거나 다음 메인에 올라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사람은 ‘환경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작년에 비하면 상황이 많이 나아졌지만 지금 생활로는 아직 경제적으로 불안정했다. 다시 부업을 해야만 했다. 불평·불만이 속에서 올라왔다. 시간이 좀 더 지나자 그러한 감정은 옛날처럼 또 불안과 걱정으로 이어졌다.
걱정과 불안이 몰려올 때면 작년 초를 떠올린다. 그걸로 만족이 안되면 그때 썼던 일기와 브런치를 읽었다. 그러면 놀랍게도 위안이 되고 불안한 감정이 조금은 차분해졌다. 정신을 차리고 ‘이럴 시간에 어떻게 하면 이 일들을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이나 찾자’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매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허투루 하루를 보내지 않기 위해 애썼다. 그러자 구사일생의 ‘연락’이 왔다.
“하짜야! 올해 ○○중학교에 자리 남는데 같이 일할래?”
그 다음 날 바로 보건증을 만들기 위해 보건소에서 검사를 했다. 다음 주 화요일부터 다시 일을 시작한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날에는 다른 곳에서 면접 문자가 와서 면접을 본 날이기도 하다. 비록 시간대가 안 맞아서 일을 할 순 없었지만 괜찮았다. 일단 연락이 온 것에 기뻤고, 중학교에 이미 일자리를 구했기 때문에 마음에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작년에 저런 경험과 기록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고, 나에게 큰 힘이 되주었다. 일기는 매일 매일의 힘듦과 감정을 털어놓을 수 있었기에 마음과 생각이 가벼워질 수 있었다.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기록은 힘들고 어려울 때 빛을 발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기록은 세월이 흐르고 흘러 쌓이면서 견고해지고 단단해진다.
일기나 브런치같은 기록이 거슬러 올라가 읽다보면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나?’
‘내가 그때는 참 바보같고 어리석었구나.’
‘그 당시에는 정말 힘들었구나.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싶은 글들이 꽤 많다.
내가 성장하고 변했다는 뜻일 것이다. (뭐 물론 아직도 견고하게 바뀌지 않는 고집과 생각들도 많고 깨닫지 못한 것들도 있다) 기록을 꾸준히하고, 다시 되돌아서 읽는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앞으로의 인생에서도 큰 힘이 되어줄거라는 확신이 든다.
그러니 뭐라도 좋으니까 기록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