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싫어하던 것이 나를 살렸다?!

by 하짜



모두에게 미움받는 존재. 그것이 ‘나’라고 생각했다.

엄마를 제외한 모든 가족들은 나를 철없이 말썽만 부리는 ‘철딱서니’였고 골칫거리라 생각했다. 겉으로는 아닌 척해도 뒤에서 속닥이는 소리를 들었고, 가끔 가다 대놓고도 그런 얘기를 들었다.

학교에서는 모두가 나를 미워하고 싫어하고 혐오했다. 나는 무엇을 잘못했는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알 수 없었다. 그러니 더더욱 나는 미움받는 존재로 귀결되는 것이었다.

어린 나이에 벌써 ‘나는 왜 태어났으며, 왜 살아야 하는가?, 나는 왜 미움받는 존재인가?’라는 생각에 파묻혀 살고 있었다.


답도 없는 이 질문에 머리만 지끈거릴 뿐 아무런 해결이 되지 않았다. 거기다 3학년때부터는 수학을 잘 못해서 학교 정규 수업이 끝나면 남아서 하는 ‘보충수업반’에 계속 강제참여를 했는데 그 수업마저도 아이들의 타깃이 되어 괴로움의 연속인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엄마가 퇴원하면 ‘전학’을 보내달라고 하자. 그렇게 생각하며 버티고 있을 때였다. 보충수업반이 다른 반 친구들도 한꺼번에 모아서 통합으로 수업을 한다는 것이었다.


다른 반 아이들이 모이니 인원이 꽤 되었다. 그러자 우리는 왠지 모를 ‘동지애’와 덜 부끄럽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보충수업 분위기는 더 좋아지고 더 산만해졌다.

다른 반 아이들 중에 한 번도 같은 반이 된 적이 없는 아이들은 나를 잘 몰랐다. 그래서 그런지 아무런 편견 없이 대해주었다. 그러나 며칠 후 같은 반 아이들이 나에 대해 알려주었고 나는 다시 ‘혼자’가 되어갔다.


그런데 그중 나름 싸움 서열 상위권에 들은 친구가 나를 좋게 봐주었다. 어떤 이유인고 하니 대략 이랬다. 보충수업은 수업을 하고 나서 수학시험을 재시험을 쳤고 거기서 기준미달의 점수를 받으면 또 보충수업과 함께 재시험을 쳤던 것이다.

일명 ‘패자 부활전’에서 조차 떨어진 우리 세 명은(한 명 더 있었다)은 더 똘똘 뭉치며 남다른 깊이의 전우애를 다질 수 있었다.


싸움 상위권 친구를 여기서는 ‘쌈닭’이라 부르겠다. (생김새와 날렵한 몸집이 마치 쌈닭 같아서) 최후의 3인이었던 우리는 조용한 학교를 시끄러운 대화와 웃음으로 채우며 나왔다.


집에 도착하면 각자 컴퓨터를 켜서 ‘배틀 마린’이라는 게임에 접속해 팀플레이, 개인플레이 등등 다양하게 게임을 즐겼다. 이러니 안 친해지고 배길까.

그렇게 보충수업을 즐겁게 해 나가자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정규수업이든 보충수업이든 어디를 가도 아이들이 나를 더 이상 건드리지 않기 시작했다.


그러고 며칠 더 지나자 나를 따돌리기 시작했던 리더 격의 ‘멀대’가 나에게 스윽 다가왔다.

“야! 너 쌈닭이랑 친하다며? 쌈닭이 너 괴롭히거나 때리면 가만 안 둔다고 하던데···. 걔한테 나 말 안 했지? 응? 제발 말하지 말아 주라. 내가 이렇게 부탁할게. 앞으로는 절대 너 안 괴롭힐게.

1학기의 지옥이 끝나고 2학기부터는 다시 내가 주인공인 한 편의 ‘드라마’가 시작되었다.



https://youtu.be/yyXL7cd59lE?si=u-mAgFT3Zz4ERo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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