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가서는 절친과 함께 반 친구들과 어울렸다.짝사랑 그녀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며 행복도 느꼈다.
집에 도착해서는 행복하게 웃고 있는 친척이 아니라 늘 같은 모습으로 마음에 평안함을 주는 엄마가 나를 반겨주셨다. 마치 5학년 때의 고난을 잘 이겨냈다고 주는 ‘보상’ 같았다. 나는 그 보상을 충분히 즐겼다.
내가 짝사랑했던 그녀는 우리들 사이에서 제2의 전지현이라 불렸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리틀 전지현’이라 부르겠다.
반에 있는 남자아이들뿐만 아니라 다른 반 남자아이들에게도 관심을 받았던 리틀 전지현은 인기가 어마어마했다.
다들 부산 남자이기도 하고 시대도 좋아하는 이성을 괴롭혔던 때여서 리틀 전지현은 놀림도 많이 받았다. 그래도 좀 컸다고 아이들은 선을 넘지 않고 잘 조절해 가며 리틀 전지현을 놀렸다.
리틀 전지현도 성격이 보통은 아니어서 함부로 건드리기 어려운 서열의 남자아이들을 제외하곤 쉽게 당하지 않았다.
거기에는 나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녀는 오히려 나를 더 잘 놀렸다. 그 당시 한창 사춘기에 피부도 지성이라 얼굴에 기름끼가 번지르르했었다.(아침에 세수를 안 하고 등교하는 날은 특히 더 심했다)
리틀 전지현은 그런 내 얼굴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으으! 얼굴 봐라. 기름이 번지르르해가지고 미끄러질 뻔~! 닌 이제 앞으로 기름이다. 알겠니?”
다른 사람이라면 그 놀림이 정말 싫었을 텐데... 그녀라서 싫지 않았다. 나에게 말을 걸어주고 별명까지 만들어 주다니! 남자아이들이 말은 못 해도 부러운 눈빛을 읽을 수 있었다.
리틀 전지현이 놀릴 때마다 부러워서 시기 질투를 심하게 느꼈던 녀석들은 나에게 더 심한 장난과 놀림을 해대었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리틀 전지현이 나에게만 유일하게 별명을 만들어주고 놀렸으니까.
학교 생활을 하면서 그렇게까지 이성을 좋아한 적은 처음이었다. 늘 그 얘 생각뿐이었다. 그리고 모든 남자가 내 적이었다. (별명을 얻은 이후론 모두가 나에게 상대도 안 된다는 망상에 빠지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당시 남자애들은 모양은 달라도 다 나처럼 사랑에 빠진 학교생활을 했던 것 같다. 우리들 사이에서도 누구를 좋아하느냐에 따라 편이 갈리고 뒤에서 암투(?)가 벌어졌으니 말이다.
물론 나에게도 그런 사건이 하나 있었다.
https://youtu.be/McidaTgrQB0?si=JbGeLaj_5co-WJc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