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여름 지나면 그 해는 다 지나간 거나 마찬가지야.”
전 직장 상사의 말이 나를 아차 싶게 만든다. 올해는 나름 괜찮게 보냈다고 생각했으면서도 지금 되돌아보면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하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당장은 경제적으로 충족시켜 줄 수 있을진 몰라도 내년, 내후년까지 이어지지 않기에.
내가 게을러서, 독하지 못해서 그런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현재를 살기에 급급해서, 당장이 급해서. 그 페이스 대로 살다 보면 나름 괜찮았다는 자기만족과 자기위로와 나를 평온하게 만들고 컴다운 시켰다. 물론 쉬는 것도 중요하기에 충분한 수면과 휴식은 취한다. 다만 그것이 지나치게 내 시간을 많이 차지한다면 그것도 문제이지 않은가?
30대가 많은 나이로 볼 수 없지만 대한민국에서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는 나이로 봤을 때는 어리지 않다는 걸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물론 다행히도 안정적으로 계속 다닐 곳을 구했지만 이곳을 평생 다니려고 다니는 건 아니다. 그렇기에 조급해지는 것일 수도 있다.
앞으로 해야 할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잔뜩 있는데 그것을 받쳐줄 시간, 돈, 체력이 점점 줄어든다는 얘기도 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예전부터 나왔던 얘기 중 ‘평생직장은 없다!라는 말을 허투루 듣다가 지금 고생하고 있다는 분을 듣고 보았기에 지금의 내 입장에서는 노후까지는 아니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할 수 있는 것을 조금씩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삶이 빽빽하게 느껴진다. 마치 삶은 닭가슴살처럼. 예전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도 힘들었는데 살고자 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힘들다. 다만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것과 꿈이라는 것이 있기에 조금은 버틸만하다. 마치 뻑뻑한 닭가슴살을 새콤한 치킨 무나 매콤한 소스를 더해서 먹기 쉽게 해 주듯 말이다.
부업으로 초등학교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내년에도 이 멤버로 일하고 싶다고 담당자에게 어필하는 모습이 참 감사하다. 난 아직 내년을 어떻게 헤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지만.
내 앞에 주어진 것들. 그러니까 인생을 살면서 만나는 장애물들과 기존에 알고 있는 사람들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주어지는 상황, 사물들을 나는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고 대처할 것인가? 그 물음에 그저 나는 어쩔 줄 몰라 한참 고민하고 불안해하는 약하디 약한 인간이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