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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짜 Sep 08. 2024

글을 쓴다는 건 핑계고

부산 광안리에 가다



 글을 쓴다는 핑계로, 머리를 환기시킨다는 핑계로 광안리에 갔었다. 갈 때 복장을 편한 옷이 아니라 약간의 캐주얼함이 있는 옷을 입었더니 부업으로 일하는 학교 배식 도우미 동료분들이 누구 만나러 가냐고 캐물었다. 난 민망함을 숨기려 웃음으로 넘겼다. 내 평상시 모습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인식되었는지 추측할 수 있었다.

 지하철을 타고, 또 걸어서 광안리 바닷가에 도착했다.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날씨가 흐려서 완벽한 리프레쉬는 못했다. 그저 사람들의 활기찬 모습을 보며 그 에너지를 받는 것에 만족했다. 또한 반대로 내 세계에 갇혀 지내던 내 모습이 일순간 작고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해서 자극을 받기도 했다.

 걸으면서 사진도 찍고 바다를 배경으로 한 풍경들을 눈에 담았다. 한 바퀴 쭈욱 돌고 나서는 바다 뷰가 보인다는 카페에 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노트를 꺼냈다.


 노트에는 독후감에 쓸 내용을 쓰기도 하고 주위에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그 내용을 적기도 했다. 사람들의 여유와 웃음이 좋았다.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다. 나만 빼고 다 즐거운 것 같아서…그러나 이내 고개를 젓고는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쭈욱 들이킨다. 바로 앞에 잠깐의 모습에 착각한 것임이기에.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인 게 인간의 모습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나 또한 다른 사람이 보면 희극으로 보일 것이다. 인간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 일거라 착각하는 약한 존재니까.

 사람들을 보며, 바다를 보며 쓴 글을 정리하고 카페를 나왔다. 솔직히 글이 잘 써진다기보다는 그동안 썼던 글과는 다른 느낌의 글을 쓸 수 있었다는 것에 만족을 한다. 얼른 독후감을 마무리하고 소설 준비를 해야 할 텐데… 즐거운 긴박함을 즐기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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