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몸과 마음이 괴롭고 아프고 힘든 순간들이 있다. 나에게도 그런 순간이 오는데 그럴 때면 반사적으로 미화된 과거의 추억들이 떠오른다. 엄마가 살아계셔서 내 옆에 항상 있었던 것부터 시작해서 아무런 걱정 없이 친구들과 뛰어놀기만 하던 그때 그 시절.
그 시기가 초등학생 시절에서 중학생 시절까지다. 왜냐하면 고등학교 진학시기를 앞두고부터 늘 걱정과 불안이 함께했던 인생의 시작이었으니까.
지금보다 분명 더 불편함과 어려움이 있던 시절이지만 지금보다 더 정 많고 따스했던 시절이기도 했던 것 같다. 요즘 언제 그걸 가장 잘 느끼냐면 낯설거나 어색한 사이에서 대화를 시도하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상한 오해(?)와 먹지 않아도 될 욕(?)을 먹을 수도 있다는 각오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엔 그 정도는 아니지 했는데 몇 번의 이러한 경험을 했기에 적어도 나에게는 사람과 대화를 하려면 이러한 결단이 없으면 시작하기가 어렵다.(주관적이고 상대적인 경험)
한 때 내 인생의 그래프가 지하를 뚫고 나갈 때쯤 놀랍게도 꿈을 향한 용기가 생겨 그것을 향해 달려가는 동안에는 옛 생각이 많이 나지 않았다. 두근거리고 설레는 미래가 있었으니까!
그러나 3~4년쯤 지나자 살짝 예전의 ‘나’로 돌아왔다. 마음이 힘들다는 얘기였다. 몇 년을 힘들어하다가 또 몇 년을 설렘으로 살다가 다시 약간의 힘듦이 왔다. 그러면서 몸으로 배운 인생 교훈들!
‘사는 게 원래 힘들다.‘, ’ 마음도 아플 때가 있다, 그리고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 동안 저 진리와도 같은 문구들을 잊고 살아왔던 것이다. 이 사실들을 깨닫고 인정하는 순간 좀 더 마음이 괜찮아진다. 이 세상에서, 그리고 인생이라는 것을 사는데 힘들 각오를 이제야 한다. 어쩌면 죽는 것보다 사는 게 더 힘든 일일지 모른다. 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가 위대하고 대단한 것임을 이제는 어렴풋이 알겠다. 살아있는 우리는 모두 위대하다!
힘든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무의식 중에 두 가지 갈래길에 놓여 있는지도 모른다. 하나는 아름답게 편집된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 또 다른 하나는 불안하고 알 수 없는 미래라도 앞을 향해 나아가는 삶을 선택하는 것
나에게 꿈이라는 것이 생기고는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나로 완전히 변하고 성장한 줄 알았다. 그러나 아직도 이렇게 힘들고 무섭고 외로울 때면 과거를 그리워한다. 그것도 오랫동안. 기계가 아닌 인간이기에 모든 것이 딱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할 땐 씁쓸함과 안타까움을 떠나보낼 수가 없다.
어른이 된다는 건, 인생을 산다는 건 나에겐 참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