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관리의 첫 번째, 옷차림
학교를 다닐 때나, 외국생활을 할 때나, 회사를 다닐 때나 늘 똑같이 눈길이 한번 더 가는 사람들이 있다. 똑똑한 사람? 외모가 준수한 사람? 아니다. 바로 옷 잘 입는 사람들이다. 길거리를 무심히 지나칠 때에도 옷 잘 입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한번 더 뒤돌아보게 된다. 바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데 매일같이 본인의 스타일대로 잘 차려입는다는 것이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기 관리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본인에게 누구보다 엄격하고 타인으로 하여금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한 최소한의의지가 있는 멋진 사람들이다.
내가 느낀 주변의 옷을 정말 잘 입는 사람들의 특징을 모아봤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견해일 뿐이므로 편안하게 읽어주셨으면 한다.
매력적인 사람들, 옷을 잘 입는 사람들의 특징은 뭐가 있을까?
가장 먼저 본인이 좋아하는 예술적 취향을 가지고 있다. 그 예술적 취향이라 함은 음악과 미술, 스포츠 등 삶의 질을 올려주는 예술적 미를 일컫는다. 보통 음악에서는 재즈나 알앤비, 힙합, 발라드, 클래식 등 본인이 원하는 취향이 확고하게 있고 남들보다 깊숙하게 알고 있는 매니아다. 본인이 쓰고 있는 모자, 입고 있는 티셔츠, 가디건 등 패션에 관련된 것 모두 음악이나 스포츠, 미술적 취향에 영향을 받았을 확률이 높다. 래퍼 빈지노를 보면 알 수 있듯, 어릴 적부터 미술이나 힙합에 확고한 본인만의 취향이 있었고 이것이 패션스타일에 그대로 드러난다. 본인이 만든 IAB Studio 또한 본인만의 색깔과 이미지가 묻어나는 브랜드이며 현재 없어서 못 팔 정도다. (리셀가 2배 이상) 또 요즘 가장 인기 있는 트렌드라고 하면 축구유니폼과 함께 입는 패션이다. 블록코어룩이라고 하는데, 영국 영어 bloke(녀석)과 평범한 멋의 normcore(놈코어)가 합쳐진 말이다. 언발란스 매칭을 그대로 살린 독특한 패션이다. 이것도 본인의 예술적 취향 즉, 스포츠에 관심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는 몇 년 이상 지속해 온 본인만의 스타일이 있다. 그들은 매년 바뀌는 트렌드에 흔들리지 않는다. 본인이 무엇이 잘 어울리는지, 무엇이 가장 편한지 스스로 가장 잘 알고 있다. 패션에 있어 본인이 좋아하는 브랜드나 디자인만을 고집한다. 타인이 볼 때 거의 이런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옷 스타일은 다 비슷해 보인다. 특히 이들은 옷뿐만 아니라 신발에도 신경을 많이 쓰며 한정판이나 구하기 힘든 것에 웃돈을 주고서라도 구입한다. 절대 돈을 아끼지 않는다.
몇 년 동안 본인만의 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스타일이나 디자인, 색상에 있어 튀지 않아야 한다. 튀는 색상의 옷을 자주 입으면 사람들은 그 색상에 강한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옷이 별로 없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 타인이 이러한 생각이 든다는 사실을 본인들이 오히려 잘 알고 있기에 단조로운 색상을 여러 사 입음으로써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것이다. 특히 여름에는 아예 똑같은 색상과 디자인의 반팔을 여러 돌려 입음으로써 수고스러움을 던다. 주로 단조로운 검은색, 회색, 네이비 등의 색상이 많으며 포인트를 신발이나 액세서리(안경 지갑, 벨트 등)에 둠으로써 투머치를 피한다.
셋째,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의 소중함을 알고 있다. <클래식은 영원하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시간이 지나도 그것이 가진 본연의 가치는 절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금액이 얼마든 본인이 가치를 두는 것에 고민 않고 투자한다. 로렉스나 샤넬, 에르메스와 같은 명품이 이에 해당한다. 롤렉스 같은 경우 한번 사면 아들에게 물려주어도 될 정도로 값어치가 있다. 롤테크, 샤테크라는 말도 있듯 오히려 그때는 인플레이션 때문에 지금보다 더 가격이 뛸 것이다. 롤렉스 서브마리너와 같은 제품은 돈이 있다한들 에르메스처럼 고객의 구매이력이 충분하지 않거나 고객정보 레코드가 없으면 구매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명품 말고도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가치 있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가죽이다. 가죽신발은 오래 신을수록 더 유연해지고 본인의 발사이즈에 맞게 편하게 신을 수 있다. 광택은 말할 것도 없다. 가죽재킷도 관리만 잘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빛을 발한다. 악어가죽이나 천연 소가죽으로 만든 지갑이나 벨트는 10년이 지나도 세월의 연륜에 맞게 더 멋있는 자태를 자아낸다.
넷째, 식단조절과 운동에 진심이다. 옷을 잘 입는다는 것의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옷을 입는 내 몸 옷걸이가 어떤 지다. 아무리 비싸고 멋있는 옷이라도 왜소하거나 반대로 너무 뚱뚱하거나 극단적으로 치우쳐 있으면 태가 안 난다. 꾸준한 식단조절과 운동을 통해 옷이 가장 잘 어울릴 수 있는 내 몸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을 그들은 인지하고 있다. 남녀노소 몸매가 좋은 사람은 반팔티에 청바지 하나를 입어도 빛이 난다. 옷을 관리하기 전 본인의 몸부터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후각에 민감하다. 옷을 잘 입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 것의 디테일이 매우 뛰어나다. 남들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섬세한 면이 분명 있다.
남자들은 대체로 향수선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고, 자주 사용할 일이 없다고 생각해서다. 하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향수는 곧 본인을 나타내는 색깔이 되고 개성이 될 수 있다. 인간의 오감 중 후각적 감각의 향기산업은 단순히 시각적인 옷으로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를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후각을 만족시키는 일은 시각적인 것보다 훨씬 더 큰 정서적 만족감을 주며 자신감을 선사한다. 단순히 향기를 넘어 나라는 사람을 타인에게 명확하게 각인시키는 셀프브랜딩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집에서도 주로 퇴근하면 인센스 스틱을 켜서 집 전체에 마치 절에 온듯한 향을 피우곤 한다. 정서적으로 큰 안정이 된다. 인센스스틱을 주로 파는 곳은 오프라인에서는 교보문고와 같은 서점에서 찾을 수 있다. 책을 읽으며 지식도 쌓고 좋은 향기를 맡음으로써 내면적인 편안함도 함께 느끼라는 철저히 계산된 마케팅 수단이다.
자기 어필의 시대 속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가만히 있는다고 기회가 저절로 오지 않는다. 내가 문을 두드리고 찾아야 기회가 올까 말까 한 시대다. 비즈니스미팅이나 소개팅을 한다 치면 롤렉스시계를 찬 사람을 우리는 다르게 보듯, 옷차림이 말끔하면 그 사람의 전체적인 아우라가 달라져 보인다. 이성적인 호감과 매력 있는 이미지를 넘어 옷차림하나로도 셀프브랜딩을 통해 예상치 못한 더 좋은 기회가 우리에게 생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