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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그리 Sep 22. 2023

세상은 ‘나’로부터 돌아가야 한다

[하와이 단상] 진짜 알맹이가 무엇인지 구별하라

이곳 하와이에는 유독 다양한 사람들이 많다. 전 세계에서 가지각색의 사람들이 본인만의 휴가를 즐기기 위해 한 곳에 모였기 때문이다. 서핑을 잘하는 사람, 수영을 잘하는 사람, 벤치에 앉아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 맥주를 마시며 글을 쓰는 사람 등 모두 각자의 재능으로 이곳 하와이를 하루하루 더 멋있고 개성 있게 만들어간다.

 이렇게 각자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자유로운 시간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을 볼 때면 꼭 드는 생각이 있다. 바로 ‘나답게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분명 이곳 하와이에는 내가 하와이를 가고 싶어서가 아니라 신랑 혹은 신부, 여행을 함께 온 친구에게 이끌려 하와이에 오게 된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내가 좋고 관심 있어서 온 여행과 남들을 따라온 여행은 천지차이다. 물론 전자가 더 실망할 수도 있고, 후자가 더 재미있을 수 있지만 이건 확률상 아주 드문 예외일 뿐이다. 여행의 밀도와 본인의 만족도 자체에서 큰 차이가 난다.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며 단 한 군데만 여행할 수 있다고 가정해 보자. 어딜 갈 것인가? 당연히 내가 오랫동안 바라왔던 곳으로 여행을 떠날 것이다. 내가 주체적으로 만들어가는 삶, 내가 생각하고 선택하는 것이 옳다고 믿으며 살아가는 삶이 특히나 2030에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앞으로의 인생 60-70년을 결정짓는다. 하와이에서 저렇게 서핑을 잘하는 사람이나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들은 절대 남을 따라 해서 저런 실력을 가진 것이 아니다. 본인이 그저 좋아서 도전했기 때문에 이런 멋진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에게 도전이라는 것은 사실 부담스럽고, 거창하게 들릴지 모른다. 실패하면 잃는 것이 많아지고 실패경험에 한번 짓눌려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자신감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전은 라스베가스의 인생을 바꾸는 잭팟을 기대하며 내 모든 걸 거는 싸움 같은 것이 아니다. 실패하면 오히려 더 얻는 게임이다.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게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그림이라면 종이에 덧칠한 물감이나, 그것이 글이라면 하물며 몇 자 끄적인 펜과 종이라도 남을 것이다. 그냥 아무 부담 없이 한번 건드려보는 것이다. 어설프게나마 실행을 단 한 번이라도 해 보았다면 그건 도전한 것이다.


 우리는 삶에서 진짜 알맹이를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진짜 알맹이를 바라보기 위해 조심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돈과 관계. 돈은 알맹이를 둘러싸고 있는 껍질일 뿐이다. 의미 없는 겉치레라는 것이다. 그것이 절대 목적이 돼서는 안된다. 내가 주체적으로 선택한 일에는 꾸준함이 있고, 그 꾸준함은 능력이 되고 이는 저절로 돈을 당긴다. 돈을 벌기 싫다 해도 저절로 벌린다. 이건 인생의 진리다. 돈은 최고로 마지막으로 생각해야 할 수단이다. 인생을 살다 보면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가장 쉬운 문제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돈은 그 정도로 우리에게 단지 필요한 것일 뿐이지, 목적이 돼서는 안된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학창 시절 추억얘기로 몇 시간 동안 술만 먹는 의미 없는 만남은 더 이상 가지지 말자. 다 잘라야 한다. 시대가 바뀌었고 우리는 그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에겐 과거 행복했던 시절 곱씹을 시간이 없다. 비즈니스 전에 사람이 우선이다. 내 사람만 챙기고 안 친한 사람에게 굳이 잘 보이기 위해 시간낭비하지 말자. 특히 직장상사나 나보다 더 높은 직위에 있는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내가 이득이 될까 잘 보이려고, 인정받으려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 그렇게 애쓴다고 그 사람은 당신을 더 잘 볼 것 같은가? 모두 다 알고 있다 가식이라는 것을. 그 사람도 괜히 그 자리까지 올라간 것이 아니다. 그냥 그 시간에 나만의 방식대로,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멋진 삶이다. 저 하와이파도를 거스르는 서핑하는 사람들처럼.


결혼식이 2주 정도 남았을 때 장모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너 뭐 준비했지?ㅋㅋ” “아니요 안 했는데요?” “괜히 결혼식이라고 경건하게 재미없게 하지 말고 너답게 해 너답게 “

 그리고 난 춤을 췄다. 진짜 나다운 것이란 게 어떤 건지 내 주변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나답게 하고 나니 더 후회가 없고 내가 행복하다. 매사에 앞으로 이런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타인이 아닌 내가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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