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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그리 Oct 12. 2023

사람들은 뭘 검색해서 내 글을 볼까?

관심과 취향이 중요한 이유

우리는 무엇을 관심에 두며 살까? 지금도 이 지하철에 앉은 수많은 사람의 표정은 늘 화가 난듯한 무표정에 회색 빛이지만, 각자의 관심사와 취향이 있다. 내가 무엇에 가치를 두는지 모르는 삶은 동상이나 다름없다고 여긴다. 생각하는 대로 한 번뿐인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들어가야 하는데, 그 삶은 자의가 아닌 타의로 그냥 우연히 태어난 김에 사는 것이다. 배고프니까 밥 먹고. 졸리니까 자고.

 “저는 진짜 아무 취향이 없어요, 무난무난해요”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분명 어느 방향으로 관심이 쏠린 작은 부분이 있다. 당장 오늘 점심을 먹는 데에도 옵션이 두 가지가 있다면 내 몸이 원하는 음식을 선택하는 것처럼.

대개 그 작은 조각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이다.


 현대인들은 안타깝게도 본인의 취향이 자본주의에 물들어있다. 가령 바라는 이상향이 모두 돈과 연관되어 있다는 거다. 롤렉스, 샤넬가방, 강남에 집사기, 주식부자되기, 몇억 모으기, 사업해서 성공하기, 대기업 임원되기, 유명한 유투버 되기 등등.

 이건 취향이 아니다. 이 세상에서 조금 더 편리하게 살 수 있는 상태를 바라는 것뿐이다. 강남에 집이 있으면 매월 월세를 내지 않아도 되고, 어디든 이동하기 편리하고, 그 집을 담보로 대출도 받는데 용이하겠지. 그저 조금 더 남들보다 편리한 인생을 사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어제 친한 친구랑 저녁을 먹다 이런 얘기를 했다. 친구는 돈이 너무 많고 싶단다. 인생의 목표가 돈이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물었다.

 “돈이 많으면 뭘 하고 싶어?”

 “흠.. 딱히 없는데? 그냥 나중에 아기 낳으면 부유하게 키우고 많은 재산을 물려주고 싶어”

이런 대답은 그럼 다시 질문을 낳게 한다.

 “왜 부유하게 키우고, 많은 재산을 물려주고 싶은데?”

 그는 말이 없었다.


 돈은 인생의 목적이 돼서는 안 되고, 수단이 되어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무언가를 위해 필요한 것이 돈이다. 가령 영어를 배우고 싶은데 (목적) 방법을 아예 모르겠다면 인터넷강의나, 학원이나, 여유가 된다면 어학연수(수단)를 위해 돈이 필요한 것이다. 본연의 목적은‘영어를 배우는 것’이라는 걸 잊으면 안 된다.


 우리는 자본주의와 분리된 고유한 나만의 취향을 가져야 한다. 그게 곧 개성이고 미래의 경쟁력이다. 등산을 예로 들어보자. 그냥 ’주말에 등산을 주로 한다‘가 아니라, 등산을 좋아한다고 했을 때 ‘해발 1,000m 정도 되는 가을날씨의 아침 7시에 하는 등산’과 같이 구체적일수록 더 좋다. 조금 더 발전시켜 내가 등산을 함으로써 남이 모르는 무언가 발견할 수도 있다. 우연히 새로운 길을 발견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아니면 어떻게 올라가야 덜 힘들다던가, 어떤 도구를 사용하면 편리하다던가, 날씨가 추울 때 꿀팁이라던가, 어제 나온 새로운 등산화라던가. 한 분야를 좋아한다면 분명 내가 남들보다 더 잘 아는 부분이 100% 아니 200% 있다. 이걸 상대방에게 하나둘 공유하는 것이다. 단지 내가 아는 것을 오로지 공유함으로써 타인에게 조건 없는 이로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알리는 수단은 블로그가 됐든, 브런치가 됐든, 유튜브가 됐든 그 정보를 계속 전달하고 난 그렇게 등산전문가가 되어 내 취향을 확고히 다져간다. 명성과 부는 그냥 따라오는 것이다.


 글을 쓰다 사람들의 취향이 궁금했다. 유입키워드를 보았다. 사람들은 내 글을 어떤 계기로 읽는가? 인터넷에 무엇을 검색하는가?

  

 또 어느 날은, 전혀 색다른 유입키워드가 나오기도 한다.

이 중에는 이해 안 가는 부분도 있다. 가령, 해외 수수료가 없는 카드라던가, 노량진 고시촌 술집과 같은 것들이다. 관련해서 글을 적은 적이 없는데 신기할 따름이다. 노량진에서 사람들이 공부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많을 거고,, 술도 뭐 한잔 생각날 수 있겠지,, 흠흠

 여기서 정말 웃긴 것은 3번이다. ‘일등석과 비즈니스석 어떤 게 더 비싼’ 흠.. 당연히 일등석이 더 비쌀 텐데

(^^;;) 대한항공이 일등석을 없앤 비행기가 많아 그럴지도.


 이거 봐라. 단순히 이렇게 유입키워드만 보아도 사람들의 취향은 제각각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곧바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이 이렇게나 다르다. 우리나라인구가 오천만 명이라면 오천만 개의 각자 다른 생각과 관념이 자리한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이 유입키워드를 보면 알 수 있는 게 우리네 삶은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거다. 누구나 궁금해할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나에게 놓인 상황이 다를 뿐.

 멕시코에 취업을 하고 싶은 상황이라면 멕시코 연봉과 스페인어 배우기를 검색했을 것이고, 여자친구에게 시계를 선물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오메가 여자시계를 검색했을 것이다.


 이 유입키워드처럼, 각기 서로 다른 각자의 인생을 공유하기 위해 우리는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커피를 마시고 밥을 먹으며 관계를 유지한다.

 근데 친구와 재밌게 놀고 집에 돌아가는 길, 한 번쯤은 공허하다는 생각이 자리한 적이 있을 것이다. 다 의미 없는 것 같고, 순간만 재밌고, 스트레스가 풀렸다고 느낀 순간들.

 그건 내 것이 없기 때문이다. 내 인생에 뭘 해야 내가 행복하고, 어떤 선택을 해야 더 앞으로 나아가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들은 위의 유입키워드처럼 검색할 관심사조차 크게 없다. 친구만 백날 만나봤자 그들은 그들의 경험, 자랑, 위로, 조언, 충고, 후회하기 바쁘다. 우리는 내 인생에는 왜 관대하면서 주변인생에 관심 갖고 이렇게 신경 쓰나. 시간 지나면 관계도 다 멀어지고 오로지 내 것만이 남는다.


 그럼 어떤 의미 부여하면서 인생을 살아야 하나. 누구는 건강하게 아프지 않고 퇴근 후 집에서 편하게 맥주 한잔이 좋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이 맥주하나에도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내 취향을 가져보자. Draft라던가, 흑맥주라던가, 무알콜이라던가, 일본산이라던가, 맛이 첨가된 맥주라던가. 내 절친은 맥주가 좋아 갑자기 아일랜드로 워킹홀리데이를 갔고, 독일, 체코 맥주투어를 혼자 마치고 지금 전혀 인생에서 예상치 못한 맥주회사에 다니고 있다.

관심과 취향은 이렇게 우리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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