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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그리 Oct 23. 2023

내가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일장춘몽도 꿈꿀 때만큼은 행복하다

어제 꿈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대통령이 나왔다. 그래서 그런가? 무심코 퇴근을 앞두고 아직 판매도 전인 내 책을 인터넷에 쳐보았는데 빨간 베스트셀러 딱지가 붙어있었다. 말이나 글로 함부로 형용할 수 없는 이 기분. 미국 그랜드캐니언을 가 본 사람이 있다면 알 것이다. 소국에서만 평생 산 우리가 평생 본 적 없던 끔찍한 풍경을 사진으로 찍는데 사진이 담지 못하는 그 느낌을. 딱 그랬다. 이 기분은 단언컨대 글로 담을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네이버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베스트셀러와 차원이 다를 정도로 시시하다는 것을. 심지어 몇십권팔렸을수도 있다. 이것은 지인들에게 한 권 사달라고 애걸복걸하는 불쌍한 저자를 철저히 배려한 주변인들의 아량일 뿐이다.

 누군가는 이야기한다. 이럴 때 어서 캡처해서 사진을 찍고 글로 남겨놔야 한다고. 맞는 말이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피곤한데 퇴고도 없이 급하게 글을 쓰고 있다. 마치 어제 제출해야 했던 브런치북 공모처럼.


 근데 나는 자기 계발 141위든 151위든 1,500위든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안다. 내일이면 딱지가 떼어질 것을 앎에도 나는 지금 충분히 행복할 자격이 있다. 일장춘몽도 꿈꾸는 그 순간은 행복할 수 있지 않은가? 꿈에서라도 대통령을 봤으니 얼마나 행복했겠는가?

 나는 한 뼘 아니 올해 두 뼘 더 성장했음에 행복하다. 네이버에 내 이름을 쳤을 때 단 하루라도 좋으니 이런 순간이 있다는 것 자체가 그냥 사실 미친 거다. 지금 고개를 들어서 주변을 둘러보아라. 네이버에 이름을 쳤을 때 나오는 사람이 정녕 몇이나 될 거 같은가.

 그 누구의 도움 없이 무에서 유를 만들어냈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꾸준함의 결실이다. 사업을 성공한 지인에게 이제 성공하니까 좋냐고, 가장 행복한 순간이 언제냐고 물은 적이 있다. 가격표를 보지 않고 돈을 펑펑 쓸 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아낌없이 해줄 수 있을 때? 아니다.

 “내가 평생 동안 생각하고 바랬던 것이 맞다는 게 증명돼서 그게 가장 행복하다”

라고 했다. 소름이 돋지 않는가? 2023년 한 해를 돌아보며 나 스스로에게 당당한 한 해가 되었길. 내년에도 그러길. 이 글을 읽는 모두가 그랬으면 한다.


 쓸데없는 것에 시간을 쏟았던 수많은 시간들이 후회되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그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늘 다음이 있다는 것을 우리 같이 잃지 않았으면 한다.

모두가 영화 같은 인생을 살 고 싶다고 말하는데 물어보자. 그럼 두 시간만 살건가? 늘 내일의 태양은 뜨고 우리는 또 눈을 뜬다. 꿈에서 봤던 대통령은 온데간데없겠지.

 그럼에도 우리는 나아가야 한다. 나는 자아실현이 사랑과 동시에 인생에서 가치 있는 것이라 믿는다.

 그 어떤 결과가 됐든 부단히 행하는 자만 나중에 바라는 걸 얻을 수 있다. 글도 똑같다. 처음에는 두줄도 제대로 못쓰는 내가 (7시 20분에 썼으니 어디 보자) 지금 17분 만에 퇴고도 없이 이렇게 글을 올리려 한다.

 나는 지금 다니는 회사도 4번 만에 붙었다. 여기는 일 년에 심지어 한 번만 채용을 한다. 4년이 걸린 거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떨어졌을 때 늘 생각했던 것은 ‘또 하지 뭐’ 이 생각뿐이었다. 그냥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그 작은 성취라도 우리 곁에 있을 것이다. 이건 진리다.


 사실 꿈으로 두었을 때에 더 가치 있는 것도 있다. 그토록 바랬던 무언가 됐는데(to be) 기대와 너무 달랐을 때라거나, 무언가를 갈구하고 좇았는데 허무함이 밀려왔다거나 등등. 그건 둘 중 하나다. 내가 기대를 지나치게 많이 했거나, 아니면 본질이 아닌 수단을 좇았거나.

 글을 쓰는 이유는 돈 때문이 아니다. 그냥 내가 좋아서 쓰는 것이다. 그럼 나머지 수단들은 언젠간 내 곁에 오게 되어있다. 글이 좋은 이유는 그저 하나다. 내 생각을 맘 편히 얘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은 수학문제처럼 정답이 없다. 생각하는 게  다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데 왜? 어쩔 건데? 마인드로 그냥 쓰면 된다. 글은 읽는 사람이 판단한다. 틀린 정보라면 흘려들으면 되고 어떻게든 그들이 고치고 싶으면 토론을 해서 정답을 찾아가면 된다. 모두에게 열려있기에 그래서 좋다.


 계속 글을 써 내가 가진 지식으로 힘든 사람에게 긍정의 아이콘이 되고 싶다. 한낱 141위라는 숫자에 기대지 않고 141만 명을 행복하게 하고 싶다. 힘듦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기에 재단할 수 없지만 조금이라도 그걸 느끼는 모든 이에게 내 지식과 경험으로 도움이 되고 싶다. 그럼 난 지식과 경험이 더 많아야 하고 더 노력하겠지. 이게 바로 세상을 바꾸는 일이다.


그 시작이 올해 2023년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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