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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그리 Oct 26. 2023

아플 때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건강과 내 소중한 것들에 대한 소고

<내가 죽으면 장례식에 누가 와줄까>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김상현작가가 쓴 책인데, 유튜브에서 처음 보고 감명 깊어 그의 책을 직접 찾아 읽었다. 카페와 출판사대표로, 나와 같은 나이임에도 사업적으로 대 성공을 이루신 분이었다.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글귀가 있다.

 ‘너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또 누군가의 자랑이자 위로라는 걸 꼭 기억했으면 한다‘

 작가 본인도 어쩌면 출판했다는 것조차 희미해지는 이 책이 돌연 생각나는 이유는 건강이었다.

 최근 3일 지독한 감기몸살로 모든 일상이 망가진 채 하루종일 드리 누웠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아프면 환자가 맞다. 현재 굉장히 고통스러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주사를 맞아도, 약을 먹어도 지금도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내가 만약 혼자였다면 방 안에서 골골대며 누워있는 이 모습이 스스로도 얼마나 처량하고 불쌍했을지 끔찍한 상상을 한다.

 내가 아플 때 저 글귀처럼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 누군가의 자랑이자 위로라는 말 자체는 인상깊지만 사실3인칭 관점에서 본 맥락이다. 타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보다 몸이 좋지 않을 때 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진짜라 생각한다.


 코로나도 한 번도 걸리지 않은 내가 오랜만에 이런 극심한 몸살을 겪고 나니, 건강 앞에서는 모든 것이 덧없다고 새삼 다시 한번 느낀다. 자아실현을 하고, 남들이 부러워할 자산을 가지고 있다고 한들 침대에서 몸하나스스로 일으키지 못한다면 인생이 사실상 무슨 의미가있겠나? 죽을 때 부와 명예, 내 자아를 가지고 가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돈, 명예, 친구, 가족 이는 모두 내가건강하다는 조건하에 인간이 누리는 행복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이건희 회장도 별세 전 이런 말을 했다. 당신이 부자라서 아무리 대신해 운전해 줄 기사가 있고, 대신 돈을 벌어다 줄 사람은 있다한들, 대신 아파해줄 사람은 없다고. 아픈 뒤에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은 유산에 불과하다고.

  건강해야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는 생각을 늘 마음에 갖고 살아가야 한다.


 김상현 저자는 책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관계에 대한 아픔을 그래도 책에 나타냈다. 나 또한 최근 관계에 대한 아픔과 건강문제를 모두 겪은 사람으로서 공감 가는 부분이 많다.

 사람은 태어난 이상 모두 각자 다른 개체로 태어난다. 몸이나 생각, 가치관, 얼굴, 가정환경•••건강이 좋지 않을 때 진짜 생각나는 사람 몇 명만 있어도 나는 그 인생이 단연코 성공했다고 자부한다.

 자살률 세계 1위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가장 자살을 많이 하는 사유가 1위는 돈 문제, 2위는 건강, 3위가 인간관계라고 한다. 건강과 인간관계는 죽을 때까지 어쩌면 뗄려고 해도 뗄 수 없는 문제인 것이다.


건강과 관계를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내 생각에 중용을 지키는 것이다. 중용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처음언급한 단어로써, 불교에서 주로 쓰는 용언데 쉽게 말해 ’상황에 맞는 적절함‘을 뜻한다. 사람인지라 본능적으로 나타나는 충동과 감정을 억제(Control) 해서 어느쪽으로도 치우침이 없는 삶. 과유불급과 일맥상통한다. 뭐든 몸에 좋다고 과하게 먹거나, 과하게 운동하고,아니면 반대로 소식을 지나치게 하면 몸에서 증상이 그대로 나타난다. 현대인은 대부분 오전에 9-6시 회사를 간다. 그 안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본인만의 적절한 취미생활도 건강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유독 30대가 들어서자 건강도 건강이겠지만 관계에 있어서 더 넓은 관계를 선호하지 않는다. 이것도 내 에너지, 시간, 돈이 들어가는 행위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막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저 내 지금의 관계를 더 돈독하게 만들고 싶을 뿐. 나를 싫어하는 이에게도 호의를 다해 마음을 바꿀 의지도 없다. 그냥 내버려두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관계에서도 과한 행동을 한다면 상대가 부담을 느낄 것이고, 무관심도 그 관계를 유지하는 데 큰 독이 된다. 적정한 대화, 경청, 적극성, 존중과 예의만이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변화 없이 잘 지켜낼 수 있는 길이다.

 이 모든 건 3일간의 극심한 인후통과 감기몸살 중 침대에 누워 생각한 것이다. 어디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건강과 근성으로 30대를 채워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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