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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그리 Nov 09. 2023

잃어버린 결혼반지를 찾았다

간절함과 운이 만나면 생기는 기적

제목 그대로다. 결혼반지를 찾았다.

며칠 전 결혼반지를 잃어버려 한동안 일상생활에 집중을 못했다. 다시 새로 사려고 견적을 마침 물어보려던 참에 오늘 결혼반지를 극적으로 찾았다. 미치도록 감격스러워 반지를 찾은 그 순간 환호가 육성으로 터졌다. 살면서 많은 걸 잃어버렸다 찾았지만 오늘처럼 기분 좋은 날은 단언컨대 없을 것이다. 돈으로 바꿀 수 없는 기쁨을 얻었다. 반지를 찾자마자 엄마한테 전화를 했고, 주변사람들에게 이를 알렸다. 와이프에게도 잃어버렸을 때 사실대로 말했는데 다시 찾았다고 전화를하니 너무 좋아했다.

 많은 물건을 잃어버렸던 그때와 달리, 이번엔 정말 천운이 타고나 찾은 거다. 기적적으로 찾았다. 이 반지는 정말 내 꺼였나보다라는 생각을 한다. 반지 하나 잃어버렸다 찾았을 뿐인데 이번 기회에 많은 영감과 교훈을 얻어 오히려 좋다. 감격스럽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주 토요일, 사우나에도 없다는 전화를 끊고 절망을 했다. 그렇게 주말을 보내고 시간이 지나 오늘 새벽 평소처럼 출근을 하러 사우나에 갔다. 요 며칠 반지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아 운동을 안 하고 씻기만 했었는데 오늘은 운동을 해 볼 생각이었다. 우리 사우나는 락커 번호를 매일 아침 랜덤으로 배정한다. 정확히 말하면 카운터에서 일하시는 분이 랜덤으로 선택해서 번호표를 뽑아주는 시스템이다. 남자 락커룸은 총 250개가 있다. 즉 번호도 250개가 있다는 거다. 오늘도 어김없이 번호를 배정받아 아무 생각 없이 203번 락커를 열었다. 옷을 헬스복으로 갈아입고 문을 닫으려고 하는데, 거울 밑에 은색 반짝이는 게 있는 것이 아닌가. 내 반지다. 일주일이 넘는 시간 동안 아무도 가져가지 않고 그냥 그 자리에 계속 있었던 것이다. 역시 사우나에 놔둔 거였어. 아마 저번주 월요일이나 화요일, 내가 기억나지 않는 그 순간에도 똑같은 락커룸 203번을 사용했겠지. 일주일이 넘는 시간 동안 이 203번 락커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사용했을 것이다. 하루에 보통 동일한 락커룸을 3~4명씩 사용한다고 하는데 그럼 최소 스무 명이다. 이 스무 명이 넘는 사람들이 내 반지를 보면서도 가져가지 않은 건지, 아니면 진짜 보지 못한 건지는 모르겠다.

 이 모든 걸 차지하고 가장 신기했던 건 하필 오늘 아침 내가 203번 락커를 배정받은 것이다. 250분의 1의 확률로. 그것도 내 반지를 놔둔 락커에 말이다. 친구가 확률을 계산해서 보여준다. 0.4%. 이 반지는 그냥 운명인 거다.


 이번 일로 반지를 넘어 많은 생각이 든다. 어젯밤 반지를 찾는 꿈을 꿨다. 장소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주 어두운 곳에서 빛나는 반지를 내가 집었다. 그러다 잠에서 깨어 실망한 채 눈을 비비며 사우나에 갔다가 그걸 찾았다. 그토록 간절히 바랐기 때문에 꿈에도 나오고, 이렇게 찾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진짜 기적처럼.  

 

 간절히 무언가 바라고, 거기에 따른 행동을 하면 진짜 꿈처럼 내가 바라는 삶이 실현된다고 믿는다. 이번 기회에 매사에 그럴 거라는 자신감이 생긴다. 간절히 매일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을 상상하고 그리면 진짜 그렇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이 자기 암시를 하고, 종이에 내가 바라는 이상향을 필사하고, 매번 소리 내어 말하는 거다. 생각하지 않은 무의식을 내가 바라는 꿈으로 바꿔 설정해 놓으면 그냥 매일 아침 눈을 떴을 때 무의식적으로 그 생각만 하게 된다. 언젠가는 기필코 그 모습 그대로 거울 앞에 있게 된다.

 반지를 잃어버리고 사람들에게 위로를 많이 받았다. 댓글이나, 주변 친구들, 회사사람들 모두 반지를 찾을 수 있을 거라며 위로해 줬다. 빈말이라도 그렇게 ‘찾을 수 있다’고 계속 생각하고 듣고 말하니 진짜 찾았다.

 100% 운이어도 250분의 1  확률이 내게 온 이유는 어쩌면 스스로의 자기 암시, 자기 확언과 주변에서의 긍정적 단어 덕분일 테다.

 자기 암시는 그럼 어떤 사람이 할 수 있을까? 자기 암시, 자기 확언은 참 쉽다. 그냥 내 입으로 소리 내어 내가 말하고 싶은 걸 그냥 말하거나 쓰기만 하면 된다. 근데 전제조건이 있다. 적어도 내가 뭘 되고 싶은지, 뭘 하고 싶은지 꿈이 있어야 한다는 거다.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꿈 없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정말 많다. 현실에 안주하고, 적당한 월급을 받으며,졸리니 자고, 피곤하니까 쉬고, 출근해야 하니까 일하는 사람들이 주변에도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정말 많다. 자기 암시에는 최소한 꿈은 있어야 한다. 꿈이 없는 사람은 동상과도 같다고 여긴다. 사람으로 태어났다면, 진짜 내가 바라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동사가 됐든, 명사가 됐든, 아주 사소한 거든 우리는 하나의목표를 두고 그걸 향해 달려가 자아실현을 하고 거기서 성취감을 얻고, 이게 곧 행복한 인생을 만든다.


  소중한 걸 대하는 마음가짐도 다시 느꼈다. 나에게 의미 있는 소중한 물건, 사람, 생각, 유무형의 모든 것들. 가까울수록 더 조심히 대하고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반지를 잃어버렸을 때 사람들이 물어보는 게 “그걸 왜 빼?” 다. 사우나 갔는데 그걸 왜 빼냐는 거다. 나는 사우나에 가면 당연히 빼야 하는 줄만 알았다. 반지를 끼고 씻으면 너무 불편할 것 같고, 흠집 날 것 같고, 열탕에 들어가면 모양이 변할 것 같고 별 이상한 상상을 다 하고 늘 빼고 다녔었다. 근데 오늘 저녁에 처음으로 반지를  끼고 샤워를 했는데 전혀 불편하지가 않았다. 이렇게 직접 해보니 알게 됐다. 또 하나배워간다. 소중한 걸 늘 각별히 대하지 않으면 당연하게 여기고 나중에 떠났을 때 후회만이 남는다. 주변을 늘 살피고 내게 소중한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소고 해 본다.

 

 반지 하나에도 이렇게 감정의 파고가 몰아치는데 내가 원하는 꿈을 이뤘을 때의 기분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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