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그리 Dec 12. 2023

절박한 시간들에 대하여

지금 무언가 할 수 있음에 감사해라

새벽에 눈을 뜨고 물을 한잔 마신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늘 같다. ‘오늘 해야 할 일은 뭐지?’

이 물음은 회사에서나, 내 삶에서나 오늘 해야 할 TO-DO LIST에 대한 총체적인 물음이다. 보통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잊지 않도록 메모장에 적고, 어떻게든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사람들이 종종 묻는다. 어떻게 그렇게 매일 열심히 사냐고. 도대체 원동력이 뭐냐고.

지금까지 내가 무언가를 꾸준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은 시간을 굉장히 중요시 여기기 때문이다. 난 이 세상에서 시간을 가장 절박하게 생각한다.

 돈은 시간이 지나 나중에도 벌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은 그렇지 않다. 유한한 존재다. ‘지금밖에 할 수 없는 것’이 내가 늘 생각하는 오늘의 TO-Do LIST가 된다. 지금은 미미할지라도 시간이 지나 이 순간을 그리워할 날이 무조건 온다.

 이 TO DO LIST로 오늘 하루 충실하게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냈다면 대개  미래에 실패할 확률은 적다. 아주 작은 성취라도 미래에 움켜쥘 수 있다.


 지금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려면 당장 내일이 아니고 중장기적으로 3년 뒤~5년 뒤를 바라보면 된다. 취업준비를 할 때에도  난 그런 생각을 했다.

 ’3년 뒤쯤이면 나도 이제 결혼이란 걸 할 텐데 결혼하고 나서 이걸 할 수 없는 걸 생각하면 지금밖에 답이 없다. 지금 해야 한다‘라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럼 지금 솔로일 때 나 혼자 상의 없이 할 수 있는 것들에 초집중할 수 있다. 왜냐면 지금 아니면 3년 뒤, 4년 뒤에 절대 못하거든. 그때 중요한 의사결정은 늘 와이프와 상의해서 결정해야 할 것이고, 챙겨야 할 사람이 늘어나기에 시간도 체력도 예전 같지 않을 거다. 그럼 지금 현실에 더 절박해지고 집중할 수 있다.


 방어막을 높게 쌓은 뒤, 도전해서 다치려고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예를 들어 무릎보호대를 하고 넘어지면 덜 다칠지언정 개인에게 큰 동기부여는 없다. 하지만 무릎보호대를 하지 않고 넘어지면 다쳐서 아프지만, 다음부턴 절대 다치치 말아야겠다는 미친 동기부여가 생긴다. 지금 다치더라도 아무것도 없을 때 절박할 때 무언가 해야 값진 성취가 나온다.

 늘 내게 지금 주어진 시간을 절박하게 생각해야 한다. 당장 내일 죽을지 모른다는 극단적인 예시가 아니더라도, 가령 지금은 결혼을 했으니 나중에 자녀가 생긴다거나, 전세만기로 집을 옮겨야 한다거나, 부모님이 아프다거나, 삶의 중요한 많은 부분들이 급작스럽게 바뀔 수 있음을 늘 인지하고 지금을 ‘절박하지만 행복한 시간’이라고 마인드 세팅을 해두어야 한다. 그럼 미래에 그리워할 지금 이 순간을 보다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다.

어디까지나 예상이지만 실제로도 그럴 것이다. 나중에자녀가 생기면 마음 놓고 아기가 우는데 편하게 글을 쓸 수 있을까? 책을 맘 편하게 읽을 수 있을까?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면 지금 이 공기 좋은 산 밑에서 운동을 하고 운치를 느낄 수 있을까? 부모님이 아픈데 두 발 뻗고 걱정 없이 잘 수 있을까? 다 지금이니까 할 수 있는 것이고, 가능한 것이다.

 퇴근하고 느끼는 아파트의 운치 있는 경치나, 혼자서 귤 까먹으며 집에서 책을 읽는 시간들이나, 글을 쓰는 시간들, 영상제작에 도전하는 이런 시간들이 나중에는아예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늘 순간을 감사하고 느끼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시간들

이것이 내가 TO DO LIST,  목표를 보다 의미 있게 달성하고, 지금에 충실한 삶을 살 수 있는 이유다.

 

 다만, 이 절박한 시간 앞에 해야 할 일을 세팅할 때 안주를 경계해야 한다. 늘 하던 것만 하면 사람은 앞으로 나아가질 못한다.

 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대체로 똑같이 하는 말이 있다. 바로 안 하던 것을 해야 한다.  수리영역 일타강사 현우진은 학생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네가 아는 문제, 백날 풀어봐라. 성적이 오르나. 성적을 올리려면 네가 모르는 것을 90% 공부해라”

 과거 유투버 신사임당도 마찬가지로 말했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안 하던 것을 시도해야 한다”

목표를 세우는 데 있어서는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한다. 여러 가지를 시도하며 작은 것들의 교집합이 만들어질 때 그때 내 진짜 개성이 나온다.


 한 조직이나 모임에서 질투나 시샘을 받는다면 본인이 잘해서라는 긍정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또 다른 뜻은 그 조직을 떠나야 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또 다른 거에 도전하고 성장하라는 신호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지금도 작별하듯 아쉽고 짧은 12월의 새벽이다. 1분 1초 흐르는 이 시간을 마음속에서나마 움켜쥐고 더 가슴 설렐 내일을 바라며 오늘도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작가의 이전글 이젠 단체 카톡이 불편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