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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그리 Dec 24. 2023

책 읽는 사람이 제일 무서운 이유

책 속에 진짜 답이 있다

지하철을 타면 간혹 책 읽는 사람을 본다. 특히 지금 같은 한파에 가방도 들고, 패딩까지 입어 부피가 커져 챙길 것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책 읽는 사람이 있다. 심지어 자리에 앉은 것도 아니다. 서서 책을 읽는다.

 바야흐로 우리는 영상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냥 큰 생각 없이 수동적으로 정보를 얻는 영상과 달리 능동적으로 활자를 읽어 내려가야 하는 수고스러운 독서하는 사람을 볼 때면 경외스럽기까지 하다.

그래서 하루 중 시간을 쪼개 어떻게든 단 30분이라도 책을 읽는다. 아무리 회사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운동을 하고, 자기 관리를 하고, 하루를 성실히 보냈다 해도 결국은 책 읽는 것만이 남는 장사라는 생각을 한다.

 TV만 보면 그냥 바보가 되고, 경험만 많으면 본인의 경험이 전부인 줄 아는 꼰대가 된다. 인터넷이나 SNS에만 집착하면 내 생각과 경험과 반대되는 사람들을 수용하는 포용력을 잃어버린다. 본인의 고유한 취향이라고 포장된 좁은 내적 사고에 갇혀버린다.

특히 정보의 바다라고 일컫는 인터넷은 불필요하고 가치 없는 정보도 많다. 개개인이 이를 선별하기는 쉽지 않다. 청소년이라면 더더욱.


 책은 가장 오래된 검증된 지혜이기에 이를 선별할 필요가 없다. 오로지 책만이 이를 해결해 준다고 믿는다. 책을 읽으면 가장 먼저 내가 아는 것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다. 지식의 범위가 확장되고 영상으로는 그냥 흘러 넘길 수 있는 지식을 오랫동안 사유하며 이를 다른 것과 연결시킬 수 있다. 단순히 정보의 인풋이 아니라 이 방대한 지식들을 구조화하고, 관련 있는 것끼리 연결고리로 묶어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거다.

 가령, 책에서 ‘단순하게 사는 법’을 배웠다 치자. 이걸 내 삶에 적용하고, 기존에 있는 미니멀리즘 개념과 연결고리로 묶어 물건을 넘어 재테크, 관계, 시간, 건강(음식) 등 삶 전반의 단순화로 나만의 미니멀리즘이라는 새로운 걸 만들어내는 거다. 나는 그저 책 한 권만 읽었을 뿐인데, 내 삶이 변화하는 걸 넘어 나만의 새로운 콘텐츠로 각색하여 책까지 출판했다. 새로운 아웃풋이 나온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난 책 한 권을 그냥 읽었을 뿐이다. 이건 하나의 예시일 뿐 새로운 것을 만드는 연결고리는 삶의 모든 부분에서 적용가능하다. 이 연결고리는 책을 읽어야 계속 생긴다.


 특히, 지금은 콘텐츠의 시대다. 영상뿐 아니라 글, 그림, 나만의 무언가를 세상에 쉽게 내보일 수 있다. 반대로 다른 사람의 창작물을 볼 수 있는 접근성도 매우 빠르다.

 책을 많이 읽으면 인사이트가 확장 돼 나만의 것을 보다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다. 나만의 것을 만들어내면 그것이 오프라인이 됐든, 온라인이 됐든 더 많은 기회와 권한이 주어지고 더 많은 자유가 생긴다. 그렇기에 회사원이라는 어쩌면 노동을 통해 돈을 버는 가장 낮고 단순한 원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인 방법이 책을 읽는 것이다. 책으로 나만의 내면적 단단함과 올곧은 삶의 태도가 정립되기에 그 누구에게도 선택받길 기다릴 필요도 없고, 마음에도 없는 아첨을 할 필요도 없고, 다른 누군가에게 실패를 탓할 일도 없어진다.


 지금 성공한 위인 아니, 멀리 갈 것도 없다. 인터넷이 나 유튜브에 나오는 유명인들만 해도 그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어마어마한 다독가라는 거다. 한 달에 50권은 기본이다. 이들은 단순히 다독을 넘어 책을 읽으며 지금 내 생각, 가치관, 처한 환경 등 모든 것을 되돌아보고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킨다.

 이처럼 중요한 것은 그냥 많이 읽는 것이 아니다. 물론인풋이 많은 것도 좋지만 그걸로 내 삶을 바꿀 수는 없다. 책 한 권을 읽더라도 그 책에서 배운 것을 삶으로 녹이려는 처절한 노력이 필요하다. 나에게 어떤 성찰을 주나, 어떻게 삶에 적용시킬지 우리는 단 5분이라도 사유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밖에서 책 읽는 사람들이 제일 무섭다. 이사람들은 기필코 성공한다. 돈으로 바꿀 수 없는 내적자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혹은 가지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다. 이 내적자산은 스노볼처럼 시간이 지나 점점 커져 돈보다 더 가치 있는 걸 행하고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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