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줄이는 방법에 대한 소고
가수 마이큐의 <생각이 많아>라는 노래를 오랜만에 들었다. 마이큐 형은 20대 때부터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인디가수다.
<생각이 많아>이 노래의 가사에는 ‘오늘 밤 잠을 다 잤다’, ‘내 머릿속은 너무 복잡해’ 등 마이큐형의 불안하고 초조한 당시 마음을 대변한다. 이처럼 이 노래를 우연히 들으며 요즘 내가 잠이 안 오는 이유를 돌이켜 생각해 본다. 생각이 많아서였다. 정확히는 망상이다.
망상장애.
생각과 망상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정의해 보자면 무언가 현실화할 수 있는 계획이나 목표를 머릿속으로 그리는 것이 생각이다. 망상은 그 외 모든 것. 전혀 이 현실의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 잡생각, 즉 쓰레기에 불과한 것이다. 물론 잡생각(망상)이 많은 것도 치명적이게 나쁘다고는 보기 힘들다. 왜냐하면 잡생각이 많으면 실제 생각으로 치환되기도 하고, 무언가 행하는 데 있어 갑자기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과 같이 도움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사람들의 진로, 인간관계, 가족, 돈, 사람 사는 모든 문제에 대한 대화도 모두 본인의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고민의 전반적인 모든 원인이 그것에 관해 생각을 해서 발생한 것이다.
정답은 없으나, 생각이나 잡생각이나 우리 뇌 안에서 굴러가는 모든 상호작용은 어쨌거나 적절히 균형을 이루어야만 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수면장애나, 스트레스를 받아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우울에 허덕인 적이 있다.
반대로, 생각이 없어서 일을 그르친 적도 있다.
“생각 좀 하고 살아”라는 말을 누군가 한 번쯤은 인생을 살면서 들어보았을 것이다. 무언가 실수를 했을 때 혹은 기대했던 방향으로 일이 흘러가지 않을 때 우리는 보통 스스로에게 혹은 타인에게 이런 말을 한다.
A를 시켰는데 B를 하거나, 투자하지 말라고 했는데 투자해서 큰 돈을 날리거나, 하다못해 축구를 하다 절호의 찬스를 헛발로 뻥 차버렸거나. 이런 경험이 살면서 숱하게 많다.
근데 그거 아는가? 만약에 운이 좋아 결과가 좋았다면그때 하지 마라고 했던 사람들은 아무 말도 못 하고 당사자 본인은 본인의 생각이 옳았다며 확신에 차 또 다른 일에 도전할 것이다.
즉, 나는 생각이 없어서 일을 그르친 것이 어쩌면 생각이 많아 잠을 못 자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는 훨씬낫다고 여긴다. 전자는 적어도 결과가 긍정적일 확률도 있고, 일단 생각은 없지만 용기를 내서 무언가를 실행했기 때문이다. 후자는 남들은 몰라준 채 나만 피해 본다. 시간낭비에 기분만 나빠지고, 자존감은 떨어지고, 심적으로 불안만 안긴다.
자, 그렇다면 잡생각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결국 결과론적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는 생각과 망상을 하되 정말 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필수적인 생각만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데에만 집중해야 한다. 행동으로 옮길 수 없는 생각은 결과가 달라지지 않기에 아예 지워야 한다. 마치 콘센트 전원을 그냥 뽑아버리는 것이다. 우리 뇌는 공보다도 작은 존재이기에 수많은 것에 신경 쓰고 생각한다면 자칫 지치고 방전되기 쉬우니 쉴 땐 쉬게 그냥 내버려 두어야 한다.
다음은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즉, 운동을 하는 거다. 원론적인 말로 들릴 수 있으나, 운동을 하면 육체적으로 힘들어 뇌에게 잡생각 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수영을 참 좋아한다. 수영을 할 때 단 1 초라도 딴 생각을 하면 물을 먹는다. 그래서 정신을 비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요가를 하는 것도 한 동작에 내 무언가를 집중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스스로 자기 평가를 하는 것이다. 마치 연초에 한번씩 있는 회사의 성과평가처럼 스스로를 평가해 보는것이다. 단 무조건 객관적으로.
자기 평가를 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욕심을 줄이기 위함이다. 내 욕심이 결국 화를 부르고, 나를 힘들게하고, 결핍을 만든다. 내게 지금 주어진 능력과 환경 안에서 무엇을 하고 있고,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만 집중해 보면 현실적인 해결책이 나온다.
자칫 과대포장을 해 스스로와 주변에 대한 실망감을 안긴다거나, 과소평가를 해 자존감을 낮게 만드는 것을 방지하는데 매우 효율적이다.
단,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기 검열은 하지 말아야한다. 자기 검열은 타인을 기준 삼아 자기 자신의 생각과 표현을 뒤돌아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가령, 내가 점심시간에 모두가 짜장면을 시키는데 짬뽕을 시켰다 치자.
’이렇게 해도 되겠지? 아무도 뭐라 안 하겠지?‘
라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이다. 물론 혼자 짬뽕을 시켰다고 언짢아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지. 설령 있다한들 스스로를 돌아보지 말고 자신감 있게 나아가야 한다. 또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데 있어,
‘이렇게 내가 말하면 얘가 기분상해하진 않으려나?’
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검열을 하지 않으면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스스로의 행동과 표현에 있어 신중해진다.
자기 검열을 하는 것은 사냥터에서 맹수가 날카로운 이빨을 잃는 것과 같다. 객관적으로 나를 알아가고 이에 맞는 현실적인 목표만을 집중해서 세워 나아간다면잡생각을 가질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