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그리 Apr 15. 2024

행복한 취준생과 불행한 직장인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작가에게 제안하기>로 한 청년이 고민상담을 했다. 요즘 이런 고민들이 자주 오는 걸 보아 이 힘든 현실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이(나포함) 안쓰러우면서도 늘 자기계발하며 고군분투하는 것이 꽤 고무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취업과 진로에 있어 갈팡질팡하고 있는 이 청년은 요약하면 20대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행복을 못 느낀다. 근데 여자친구도 있고, 시간이 날 땐 책을 읽고, 관련분야 공부를 하고, 글을 쓰고, 영어공부를 하고, 예술활동을 하며 지낸다고 한다. 그리고는 인생에서 행복을 찾고 싶고, 일에서 보람을 느끼고 싶고 남은 20대를어떻게 보내야 하냐고 내게 묻는다.

두 가지를 얘기하고 싶었다. 먼저 행복을 각자 사람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가장 먼저 이 청년에게 뭘 할 때 가장 행복하냐고 물었다. 적어도 사람은 본인이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를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나는밤에 신나는 노래를 들으며 산책할 때나 자기 전에 책을 읽을 때나, 목표한 무언가를 이뤘을 때 가장 행복하다. 사소한 거라도 좋으니 본인이 무엇을 할 때 기분이 좋았나를 한번 생각해 보자. 그래야 행복에 대한 각자의 견해에 맞춰 말해줄 수 있다.

행복에는 현금성 행복과 자산성 행복이 있다. 아주 사소한, 누구에게는 정말 작은 일들 가령 좋아하는 초코파이를 먹었다던가, 좋아하는 곳에 여행을 갔다던가, 퇴근 후 맥주 한잔을 했다던가 이런 데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은 남들이 생각지 않는 정말 사소한 일상으로부터 행복을 느끼기 때문에 큰 행복이 없어도 자기만의 곳간 안에서 행복을 유지할 수 있다. 행복의 금리가 낮아도 그때그때 행복을 현금처럼 소비하는 것, 현금성 행복이다. 이 현금성 행복을 가진 사람은 행복의 빈도가 매우 높다. 따라서 삶을 전체로 놓고 봤을 때 보통 사람보다 더 행복하고, 매사에 긍정적이다. 예를 들어, 일에서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일을 마치고 여자친구를 만날 때, 책을 읽을 때 일을 하면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모두 날려버리면서 행복을 느낀다.

반대로 자산성 행복은 금리가 높다. 평소에 행복을 느끼지 못하지만 과거와 현재를 희생해서 미래에 무언가를 이뤘다거나,성취감을 느낄 때 행복을 느낀다. 그 성취감으로 이때까지 이뤘던 고통이나 기억은 다 사라지면서 다시 큰 행복이 올 때까지 지금 자신을 유지시켜 주는 거다. 가령, 오랫동안 준비한 전문직 시험에 붙었거나, 취업에 성공했을 때를 생각하면 된다. 혹은 일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해 불만이라면, 회사 내에서 직무를 전환하거나, 자격증을 따고 다른 직종으로 이직준비를 해서 나중에 그것을 이뤘을 때 본인이 여태껏 감내했던 고통은 물 흐르듯 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매사를 대할 때 어떨 때 가장 행복했는지를 알고 결국 거기에 삶을 맞춰가야 한다. 나와 타인의 보편성을 확인해 거기에 안심하지 말고 본인에 맞는 행복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 첫 번째다.


다음은 최악을 생각해보라고 했다. 만약이라는 가정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는 것이다. 이 분은 앞서 말했듯 일에 대한 불만족이 있다한들 29살이며, 시간이 날 땐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고, 책을 읽고, 기록을 하고,영어공부를 하고, 운동을 한다. 본인을 돌아보는 이 시간들만으로도 행복을 느낄 것이고 곧 이 청년의 고민이 사라질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본인이 인생에 있어 확신이 들지 않는 순간이 있다면 최악을 생각해보면 된다. 지금 일이 뜻대로 되는 것이 없는데 만약 여자친구도 없었다면? 어떻게 스트레스를 푸는지도 몰랐다면? 건강이 안 좋아 운동도 못했다면? 삶은 더 불행했을 것이다.

새로운 걸 도전했을 때의 최악도 생각해 보자.

와, 내가 회사 안에서 뭔가 도전했는데 실패했어. 남들이 욕해. 넌 잘하는 게 뭐냐면서 직장내 괴롭힘을 당해.퇴사를 해. 아님 해고를 당해. 그래서 뭐? 좋은 경험한 거다. 사지멀쩡해, 지금 밥 먹을 돈이 없어, 부모님 건강해, 오늘 발 뻗고 잘 집 있고, 여친도 있고 뭐가 문제겠나. 또 그냥 다시 하면 되지. 젊은데.

멕시코에서 인턴에 잘렸을 때 멕시코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팔다리가 잘린 게 아니잖아?”


본인이 행복하다고 생각한 일을 설령 하면서도 인생이어느 순간 불행할 수 있고, 지금 너무 불행하다고 생각한 일에서 또 다른 영역으로 기회가 와 길이 뻗어나갈 수 있다. 내게 지금 주어진 것에 만족하고 최선을 다하고 그 안에서 행복을 느끼면 그만이다. 돈과 물질적인 것이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그럼 직업이 없는데 행복한 취업준비생과 억대연봉을 받는데 불행한 직장인을 봐라. 어떻게 설명할 건가.

지금 좋은 대학교, 좋은 직장에 들어갔다해서, 돈 좀 벌었다해서 좋아할 필요도 없고 지금 인생이 안풀린다해서 좌절할 필요도 없다. 모두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변하는 껍데기일뿐.


다 잘될 겁니다.



작가의 이전글 사회생활, 자존감 높은 사람 특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