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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지테 Apr 11. 2019

5개의 자격증을 요리하다(2)

포기는 김장할 때만 쓰는 말이라면서요?

1년 동안의 좌절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에 첫 국가기술자격증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취득 후 두 번째 도전이 시작되었다. 바로 양식조리기능 사이다. 한식 하고 달리 양식은 레시피 개수는 줄어들어서 쉬울 거 같았지만 왜인지 내 인생 가장 많은 도전을 하게 된 자격증이다.


무려 1년 동안 7번의 시험을 봤기 때문이다. 양식조리기능사 시험에서 가장 어려운 레시피는 오믈렛 두 종류와 신메뉴였는데 당시 신메뉴는 연습하는 도중 새로 생겼고 그로 인해서 학원에서도 대응이 느렸고 심지어 7번의 시험 중에 두 번 정도 신메뉴랑 마주쳤는데 단 한 번도 만들어 본적 없이 본 적도 있었다 즉 레시피 조차 모르는 상태로 만나서 굉장히 고생했던 적이 있다. 


첫 실기시험은 기억이 안 나는데 한식 때랑 마찬가지로 현장 분위기와 양식시험의 느낌을 익히러 갔다고 생각한다.(사실 한식이나 양식이나 시험장은 같은데 정신 승리하기 위함) 그렇게 첫 시험은 지금은 생각이 안 날정도로 기억이 없다 그 후 두 번째 시험은 나름 연습 좀 하고 두 번째에는 합격해야지 하는 기분으로 갔었는데 제일 까다로운 오믈렛이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덕에(?) 두 번째 시험도 탈락.. 한식 시험은 두 번 만에 붙었기 때문에 슬슬 시험에 대한 압박이 밀려왔다. 세 번째 시험은 시험장이 별로 없어서 아침 시간대로 잡고 새벽 첫 차를 타고 간 적이 있었는데 컨디션도 별로고 연습도 별로 안 했던 레시피가 나왔던가 요리 자체를 제대로 못 만들었던가 아무튼 또 떨어졌다. 이렇게 계속 불합격이 되면서 시간만 흐르고 학원에서도 슬슬 레시피가 2바퀴 정도 돌아갈 시기였을 것 있다.(즉 전 레시피를 2번씩 만들어봄) 이쯤 되면 이제 오기가 생기는데 4번째 시험은 드디어 최악의 신메뉴와 맞닥드렸다. 물론 신메뉴에 대한 레시피는 공부를 했지만 막상 재료가 주어지니까 뭐가 어떤 건지 잘 모르겠고 특히 비타민 하고 그린비타민 등 비슷하게 생긴 풀떼기들이 날 괴롭혔다. 요리학원에서도 구하기 힘든 재료여서 제대로 그 재료를 가지고 연습하지 않았던 탓이기도 하다(이렇게 자기 합리화를 해본다) 그렇게 4번째 시험까지 망치고 나니까 너무 힘이 들었고 주위에서도 슬슬 비난이 들려오기도 했다. 스스로도 시험비도 아깝고 시간과 노력이 제대로 보상받지 못해 답답했다. 그 후 5번째 시험은 시험장 가는 길이 어려워 지하철을 잘 못 타서 시험장엔 가보지도 못하고 시험도 못 보는 일도 있었다. 이때 스스로에게 자책을 많이 했다. 6번의 도전에는 시험장도 없어서 인천 어딘가로 갔었던 기억이 나는데 완전 처음 가본 곳이라 그런지 일찍 출발했음에도 진짜 시간이 아슬아슬할 때까지 아니 이미 시작시간이 되었을 때 겨우 도착해서 사정하여 들어갔다. 거기서 더 큰 문제는 또 신메뉴랑 맞닥뜨렸다... 그리고 또 낙방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계속된 불합격에 자신감도 많이 잃었고 자존감도 떨어졌다 무엇보다 학원비와 시험료가 너무 아까워서 어머니에게 죄송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멈춘다면 이도 저도 안되고 그동안의 실패 또한 영원한 실패로 남는다는 것을 알기에 포기할 수가 없었다. 한식조리기능사를 합격한 12월 다시 돌아온 겨울, 나는 7번째 시험을 맞이했다.


칠전팔기 오뚝이 정신으로 해내다 


7번째 시험에서는 신메뉴는 아니었지만 양식시험에서 가장 까다로운 오믈렛이 나왔다 하지만 오믈렛만큼은 집에서도 계란을 사다가 연습을 할 정도로 대비를 해두었기에 집중을 해서 만들었다. 참고로 오믈렛이 어려운 이유는 계란을 너무 익혀서는 안 되고 럭비공 모양으로 모양을 잡이면서 동시에 계란 속에 내용물을 넣어서 황금빛 럭비공 모양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요리를 많이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계란 요리들이 대체로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한식의 수란이라던가 양식의 오믈렛 중식에는 짜춘권이 있다 일식은 기억이 안 나는데 일식은 도미가 관건이므로 패스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오믈렛은 우선 만점짜리는 아니었지만 유의사항은 다 지켜서 만들어냈고 다른 메뉴 하나도 무난하게 완성했던 거로 기억한다. 그렇게 1년 동안 고군분투한 나에게 추운 겨울 따끈따끈한 두 번째 양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다. 이때의 경험은 노력하면 노력이 모든 걸 보상받지는 않지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분명 해낼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 세상에는 포기하지 않더라도 안 되는 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은 모두 노력을 하였고 노력을 하면 노력한 만큼의 내 실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고등학교를 졸업 전 두 개의 조리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대학교를 진학하는데 이 당시 나는 요리 말고 생각을 안 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일본에 츠지조리사전문학교라는 세계 3대 요리학교를 가고 싶었으나 학비가 만만치 않아 포기를 하고 국내 대학 중 전국의 모든 조리학과를 다 찾아보고 내가 지원할 수 있는 학교를 추려서 집에서 가까운 s대에 다니게 되었다. 물론 수능을 망쳤기에 특별전형으로 지원했고 부끄럽지만 예비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2011년 나는 자격증 황금의 해를 맞이하게 되었다.

-to be continued- 



사진출처-https://pixabay.com/ko/photos/toruko-%EB%9D%BC%EC%9D%B4%EC%8A%A4-%ED%84%B0%ED%82%A4%EC%96%B4-19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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