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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지테 Jun 03. 2020

오염된 지식과 확증편향

인식론적 겸손을 갖춰야 하는 이유 

어제 오랜만에 브런치에 쓴 글이 하나 다음에 노출되면서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었다. 그런 날이면 기분이 참 좋은데 특히 어제는 쉬는 날이라 더 기분이 좋았다. 어제 일로 한 가지 알게 된 것은 사람들은 오염된 지식과 경험에 의한 편향적인 정보로 확증을 한다는 것이다. 


https://brunch.co.kr/@ghfjvb465/83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엔 7000 조회수가 넘었다


논란의 글이 바로 이것인데 이 글의 논점은 브라질 닭의 오해를 풀고 닭고기에서 냄새가 나거나 하는 것은 유통과정이나 조리와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라는 것인데 어쩌서인지 4개뿐인 댓글은 대부분이 내가 바랬던 의견이 아니었다. 


원산지와 맛의 상관관계


우리는 다양한 음식을 먹으며 사는데 특히 한국인들의 고기 섭취는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가끔일 런 말을 듣곤 한다 "여기 고기는 수입육이라 냄새나고 맛이 없어!" (물론 우리 가게 얘기는 아님)  즉 고기가 맛이 없으면 원산지의 문제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신기하게 한국인들은 외국에 대한 동경은 가득한데 유독 수입고기에 대해서는 굉장히 비관적인 모습을 보인다. 만약 원산지의 맛 차이로 인한 문제가 극심하다면 누가 수입육을 사 먹고 수입을 왜 하겠는가 실제 한국인들의 점심메뉴 top 5안에 드는 제육볶음은 거의 80%는 수입육으로 만든다 (이 수치는 수십 년간 고기업계에 있던 사장님이 말씀하셨다) 그런데 제육볶음이 맛있는 곳 맛없는 곳은 고기 차이라기보다 양념과 만드는 과정에서 불맛을 내던 잡내 제거를 잘하던 그런 요인들 때문에 맛이 크게 좌우한다. 어제 달린 댓글 중에 고기의 질을 확인하려면 치킨 같은 거보다 국물요리로 확인해야 정확하다는데 이 또한 잘못된 생각이다 닭곰탕식으로 끓이던 볶던, 삶던 요리라는 것 자체가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고 단점은 없애는 과정이기에 요리로 맛 차이를 본다는 것 자체가 이미 의미가 없는 것이다. 


냉장육과 냉동육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수입육은 냉동으로 들어오기에 냄새가 더 난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물론 신선한 국내산 냉장육이 좀 더 신선하고 맛도 좋다. 다만 이것이 수입육은 냄새가 난다라고 확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우선 국내산 또한 냉동육이 유통이 되고 오히려 급랭으로 냉동시킨 것은 잡내가 안 난다 예를 들면 영하 45도에서 유통되는 참치 같은 경우 냉동을 해동시켜 바로 회로 먹거나 초밥으로 먹는데 참치 냄새가 난다고 안 먹지는 않지 않은가 해산물 같은 경우는 더욱 냄새가 나기 마련인데 말이다. 이 냄새는 해동하는 과정과 유통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때문에 단지 수입육이고 냉동육이라고 기피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분명 해외에서 들어오기 때문에 불안할 수도 있다. 그런데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미국 본토까지 비행기 타고 10시간이면 가고 배로도 브라질에서 한국에 도착하는 시간이 40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그리고 그냥 통통배도 아닌 첨단기술이 들어가고 냉동창고가 제대로 갖춰진 배로 옮기는 데다 검역을 거지고 애초에 무역을 트기 전에 사전답사로 공장을 방문하고 직접 본 후에 한국에 들어오는 것인데 그리 아무 물건이나 수입이 들어오겠는가 


원재료에 문제보단 유통, 관리, 조리가 문제다 


물론 예전 미국산 소고기 광우병 걸린 소를 수입한다고 촛불시위를 하고 난리도 아닌 적이 있었다. 수입육 같은 경우는 입맛이 보수적인 모든 사람들에겐 아무래도 국내산보다 안심이 덜 되기 마련이고 또한 한국은 신토불이가 굉장한 마케팅으로 잘 돼있어서 더욱 그렇다. 백종원 씨처럼 국내 농가들과 축산 등을 살리는 것은 너무나 좋은 일이고 내수시장도 커지고 세계 경쟁력을 갖춰 우리의 좋은 품질의 상품들을 수출한다면 너무나 좋겠다. 다만 우리가 제대로 우리 상품들의 수준을 알고 있어야 한다. 한우는 우리나라에서나 최고로 쳐주는 소고기지만 세계로 나갔을 때는 크게 명함을 못 내미는 소고기이다. 한국에 들어오는 수입육들도 다 자기네 나라에선 국내산이고 최고 품질의 고기들이고 좋은 고기들이다. 실제 우리 가게는 순살 닭으로 브라질산을 쓰지만 닭 냄새가 난다거나 닭고기에 문제를 지적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다행히도) 냉동육은 온도만 잘 맞춰준다면 유통이 1년에서 3년까지도 가능하다 때문에 오래 보관한 만큼 맛과 육즙이 빠져서 맛이 없다는 분이 있는데 이는 위에서도 언급한 해동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 냉동닭을 가지고 요리하는 우리 가게에서는 오히려 고기의 촉촉함으로 아이들이나 노인분들에게 특히 인기다. 


이 글에서 결론적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어디서 제대로 요리를 못한 맛없는 고기나 그런 요리들을 먹고 그곳에 조리방법이나 요리사를 탓하지 않고 원산지를 가지고 수입육에 대한 안 좋은 프레임이 씌워지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것이며 그 고기들을 제대로 해동하고 요리를 했을 때 최소 고기 잡내는 날수가 없다. 고기 맛 차이는 날 수 있어도 맛없는 이유는 그 차이가 아니라는 것이다. 국내산이라고 냄새가 안 나는 것도 아니고 수입 냉동육이라고 육즙이 없는 것도 아니다 문제의 본질을 꽤 뚫는 눈을 키워보자.(솔직히 고기 냄새난다 뭐다 하는 사람이 고기에 대해 전문가인 경우는 본 적이 없다) 


우리의 기억과 뇌는 우리에게 유리한 정보만 입맛에 맛는 정보만을 기억하려는 경향이 있다 즉 오류투성이라는것이다 때문에 제대로 검증되지 않는 정보 혹은 낡은 정보로 잘못알고 있는경우가 있기에 늘 인식론적 겸손을 가지고 최신정보들을 늘 학습하고 공부해야한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정보의 수명도 점점 짦아지고 있다. 

낡은 지식은 결국 스스로를 좁은 세상에 갖히게 하고 시야를 좁히고 스스로의 잠재력을 죽이는 일이다. 


우리는 얼마나 올바른 정보들을 습득하고 가지고 있는지 살펴봐야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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