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계속 전진!
4월 중순 '치킨 말싸미'를 오픈하여 운영한 지 5개월 차, 5월 매출을 정점으로 계속 내리막길을 다다르다 8월은 악재에 악재에 악재가 꼈던 참 많이 힘들고 아픈 달이었다.
방학과 장마
첫 악재는 학생들의 방학과 계속되는 장마기간이었다. 7월에는 그렇게 벌레들이 말썽을 부리더니 이번엔 물폭탄에 조금 늘어나는듯했던 학생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기는 동네 최고 비수기인 8월이 시작되었다. 사실 7월 말쯤부터 매출이 너무 저조하고 여름휴가 기간이라 다들 동네에 없을 거라고 했던 정육 사장님의 말이 딱 맞았다. 그래서 8월의 시작은 나도 휴가로 시작했다. 인테리어 기간부터 계속 일, 집, 일, 집을 반복하는 삶이라 조금 숨통을 틔일 휴식이 필요했고 어차피 비수기 동네 사람들도 적은 시기에 매출도 기대할 게 없어서였다. 이때만 해도 휴가가 끝나고 와서 다시 열심히 해야지 싶었는데 휴가기간 동안에도 물폭탄이 쏟아지더니 8월에는 체감상 매일 비가 온 거 같았다. 그만큼 비도 많이 와서 사람이 안 다니니 아뜩이나 동네 안쪽에 위치한 우리 가게는 더욱 홀 손님은 줄어들었다.
친할머니와의 이별
휴가를 다녀온 지 2주나 되었을까 전날 말복이고 광복절이었던 날 그리고 그다음 날 일요일 아침, 나는 당근 마켓에 올린 가스 밥통을 산다는 사람이 드디어 나타나 아침부터 물건 거래를 위해 일어나자마자 대충 씻고 가게에 나섰다. 거래를 하는 도중 받은 전화 그 전화가 그렇게 안 좋은 소식을 전해주리라 생각을 못했다. 받기 전만 해도 광고전화나, 휴무인 줄 모르고 오픈했냐고 물어보시는 손님 전화일 줄 알았는데 말이다. 첫 전화는 금방이라도 친할머니께서 돌아가실지 모르니 얼른 준비해서 작은 엄마네와 합류해 병원으로 오라는 전화였다. 나는 언른 거래를 마치고 가게 단속을 빠르게 마친 뒤 다시 집으로 가서 재단장을 하고 작은 엄마와 합류하기 위해 전화를 하여 합류할 장소를 정하고 가는 도중 다시 걸려온 전화 이번에는 아버지 전화였다. 덤덤하게 말씀을 하시며 나에게 친할머니의 죽음을 전하셨다. 어쨌든 병원으로 가기는 해야 하니 작은 엄마네와 합류하여 병원에 도착하니 그곳엔 그렇게 울고 계신 친할아버지가 계셨다. 그렇게 8/16일부터 8/20일까지 영업도 못한 채 슬픔에 빠져야만 했다.
2차 코로나 대유행
8/13일부터 급격히 늘어난 교회 집단감염으로 인해 8/24일부터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영업을 하려 하는데 매출이 나오지 않았다. 사람들은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고 마스크 착용을 더욱 강하게 하면서 나도 위생마스크를 벗고 지금은 코로나 대책 마스크를 쓰며 현재는 2.5단계 거리두기 발동으로 매장에서는 테이블도 줄이고 명단도 쓰고 손님이 없어도 마스크를 하루 종일 쓰고 있다. 오늘 처음 21시 이후 홀 손님을 못 받았는데 지난주와 비교해서도 매출이 반토막이 났다. 더 무서운 것은 9월에 더욱 바닥을 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렇게 까지 악재들이 계속 겹치다 보니 이제는 뭐 대수롭지도 않고 그저 어떻게 헤처 나갈까만 머릿속에 담아두려 한다. 분명 계속 힘든 상황은 지속될 것이고, 폐업하고 취업을 알아본다 해도 상황이 크게 좋아질 거 같지도 않고, 무엇보다 돈이 안 벌려서 머리가 아픈 것이지 지금 일이 너무 내 성격에 잘 맞는다. 언제난 우린 늘 그랬듯이 방법을 찾을 것이고 나는 아직 다른 수를 더 가지고 있고 그것이 악수가 될지 변수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시도하지 않고 포기하는 어리석은 자가 되고 싶진 않다. 8월은 분명 아팠던 만큼 더욱 강해지고 더욱 성장한 달로 훗날 추억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