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코로나라니 실화냐
나의 장사 시작은 코로나와 함께 시작되었다. 마치 데자뷔처럼 겹치는 일이 있는데 일본 간사이 공항에서 제주항공에 지삭직핸들링했을 때가 생각이 났다. 지상직 얘기도 브런치에서 한번 풀어보려는 계획이 있어서 짦게 언급하자면 제주항공은 지금 간사이 제2터미널에서 타야 하지만 2년 전만 해도 제1터미널에 있었고 때문에 나와 같은 동기들 전까지만 해도 제1터미널에서 일했었다. 그러다 제2터미널로 옮기면서 참 많은 부분들이 불편했고 그만둔 선배들도 많았다. 마찬가지로 코로나 전과 후는 많은 외식업 사장님들을 괴롭혔는데 실제 통계와 서울의 메인상권들의 현주소만 해도 긴 글은 필요 없을듯하다. 그런데 그런 최악의 시기에 창업을 해서 여태까지 그래도 살아남았으니 운이 좋다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우선 시작부터 힘들었다
코로나로 인해서 주가도 한국의 안전불감증도 싹 날아가게 만든 것이 3월 중순즘이었는데 가게 오픈을 3월 초에 시작했으니 장사가 잘되려야 잘될 수가 없었다. 첫 달은 건물주님과 동네 알게 된 인테리어 사장님이 많이 팔아주고 지인 찬스도 쓰고 또 새로운 가게가 오픈했으니 그동안 궁금했던 동네 주민들도 와서 팔아줬지만 이미 나는 업종 선택의 실패와 손님수가 늘어나는 게 아닌 단지 돈을 많이 써주는 몇몇 손님들에 의해 나오는 매출이란 걸 알아채고 만일 이손님들 몇몇이 발길을 돌려도 가게에 큰 타격이 오겠다는 게 느껴졌었다. 하여 빠르게 판단을 내리고 처음에는 내 생각을 밀어붙여 동업한 친구와 해보려 했지만 의견이 서로 팽팽하게 갈렸고 결국 한 달 만에 새로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운이 좋았다
처음 같이 동업한 이 친구는 다르게 생각하겠지만 나는 내 소신껏 이 친구와 빠르게 정리를 하고 관계도 유지하면서 현재의 모습으로 남아있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분명 그 상태였으면 서로 쪽박 차고 거리에 나앉았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런 빠른 판단을 해서 친구의 동의를 얻고 물론 투자금을 돌려줘야 하는 조건이 있지만(요즘 그거 때문에 진짜 힘들다) 그럼에도 빠르게 정리해서 빠르게 태 새전 환을 한건은 운도 좋았고 아직까지 그 선택에 큰 후회는 없다. 그리고 9월부터 10월 굉장히 힘든 시기였으나 현 정부의 정치의 수혜를 입어 근로장려금과 새 희망자금을 지원받아 사실 그전에 문 닫아야 했을지도 모르는 위기를 넘기고 넘겼다. 그렇게 하여 이번 달도 여차저차 넘기고 내년 2월까지 현재보다 더 나빠지지 않는다면 친구의 투자금 갚는 게 끝나고 드디어 내 인건비도 챙기면서 가게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이번 겨울을 얼마나 어떻게 잘 보내느냐에 달려있는데 이것도 요즘 상황으로는 조금 나아지는듯하여 아주 조금은 숨통이 틔이는것 같다 이 또한 운이 좋아서 그런 거라 생각이 든다.
어찌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했다
코로나라는 전 세계적인 악재로 인해 세계공황 이상의 수준으로 경제 비상이 걸린 지금 누구나 다 힘든시기를 겪고 있다. 그렇지만 분명 이런 시기에 돈을 벌고 있는 분들도 존재하고 무엇보다 이건 말 그대로 전인류에게 닥친 자연재해와 같은 것이기에 어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개인이 미리 알고 피해 간다는 전제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상황에 나아지길 기도하는 것보다 무얼 할 수 있는지 찾아보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래서 나는 지금 까지 4월 중순 가게를 새로 오픈할 때부터 쭉 레시피 개발 및 신메뉴를 선보였고 배달어플도 계속해서 다듬어갔으며 요기요와 배달의 민족 현재는 쿠팡 이츠까지 내 음식을 팔 수 있는 모든 채널에 전부 올려서 노출시키고 있다. 또한 열심히 하지는 않지만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연동해 가게를 계속 알리고 있으며 블로그를 통해서도 가게 홍보에 박차를 더했다. 최근에는 블로그 체험단에서도 무료로 5팀을 해준다는 전화가 와서 냉큼 받아 다음 주부터 명단을 받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복잡계에서는 많은 시도만이 정답을 찾는 길인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내가 짊어질 수 있는 리스크면 일단 다 해보는 중이다. 최근에 안보였던 가게의 문제점들을 알게 되어 방안을 만들고 있는데 '치킨 말싸미'라는 상호가 주는 치킨집이란 선입견과 내가 추구하는 가게의 콘셉트가 손님들의 눈높이에 맞춰지지 않아 손님들이 혼란스러워한다는 점 그리고 점심식사는 비슷한 메뉴와 비교하는 대상이 아닌 동네 주민들이 실제 방문하는 가게의 메뉴들과 비교를 했어야 했던 점, 그로 인해서 식사메뉴 단가를 낮춰서 동네 수준에 맞게 해야 하는 점을 발견했다. 이렇게 하나하나 계속해서 가게에 관심을 가지고 내가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찾아서 개선해나가고 더 빠르고 효율적이게 시스템을 구축해나가는 이 과정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이자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장사는 한 치 앞을 모른다
뚜렷하게 기억나는 몇 몇 날이 있는데 가장 최근에 12시에 오픈해서 19시 30분 즈음까지 개시를 못한 날이 있었다. 그날은 정말 그냥 문 닫고 집에 갈까 드디어 가게가 망했나 배달도 없고 무슨 일일까 동네에 안 좋은 소문이라도 난 것일까 별의별 생각을 하면서 최대한 멘털을 잡으려 했다. 하지만 나도 본디 사람인지라 어찌 그리 태연할 수 있겠는가 그것도 장사 초짜인데 말이다. 그런데 결국 그날은 그달의 최고 매출이 3시간 반 동안 일어났고 나는 밤에 정신없이 음식 만들고 포장하고 배달 보내고 진땀 뺐던 기억이 있다. 또 어느 날은 오픈 시간부터 계속 주문이 들어오고 홀도 손님이 끊임없이 들어오더니 저녁시간 되고 나서는 너무너무 한가했던 날도 있었다. 아무래도 치킨집이란 인식도 강하고 무엇보다 술 마시러 오는 손님이 밥 손님보다 많아 저녁 장사가 더 잘되는 편인데 그날은 참 희한한 날이었다. 이렇듯 장사는 인생처럼 한 치 앞을 모르고 때문에 정해놓은 영업시간은 가족 중에 상을 치러야 하거나 일하지 못할 정도의 병세가 있거나 가게가 영업을 못할 만큼 망가져있지 않는 이상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이 영업시간 때문에 고통받는 나이지만 손님과의 약속인 만큼 이것을 잃어버린다면 가게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얘기의 연장선으로 재료 또한 가게에 채워놓을 수 있을 만큼 소진이 감당될 만큼의 최대한은 채워놔야 어느 날 갑자기 빵 터져서 재료 소진으로 벌 수 있을 때 벌지 못하는 상황을 면할 수 있다. 바로 어제 가게 떡볶이 떡이 똑떨어졌는데 재고가 있는 줄 알았다가 다 써버려서 낭패를 본 경험이 있기에 스스로의 반성겸 여기에 적어본다.
코로나고 뭐고를 떠나 자영업자라면 이 자질은 필수다
바로 학습 DNA다. 인간은 누구나 죽을 때까지 학습을 해야 하지만 반면에 고등교육까지 전형적인 한국에서 살아온 삶을 산사람이라면 시험 한 번에 혹은 뭔가 한 번을 죽을 둥 살 둥으로 해서 딱 이루고 나면 인생 끝난 거처럼 하려 하는 기질이 있다. 그렇기에 매번 새로운 문제와 새로운 시련에 직면해 계속해서 학습하고 적응하고 방법을 찾고 타개하려는 도전정신과 학습능력이 떨어지면 창업에 대한 건 서랍 속에 고이 모셔두는 게 좋다. 우리가 처음 타깃으로 생각했던 층은 대학교와 그 바로 옆에 붙어있는 고등학교, 중학교 등 학생들이 몰려있는 곳이기에 학생들을 노리고 전략을 펼쳤으나 실제로는 학생들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거의 대부분은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가 집을 가거나 혹은 이 골목을 지나가더라도 가게 안에 들어오는 학생들은 정말 극소수에 불과했다. 아마 계속 이 학생들을 잡기 위해 전략을 수정해나갔다면 진작에 폐업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동네 주민들로 눈을 돌렸고 많은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고 내가 자신 있고 좋아하는 치킨을 순살로 동네 제일 가성비 좋게 만들어 판매를 시작했다. 결과는 생각보다 많이 찾지를 않았다. 그래서 우리 가게에만 있으면서 동네에서 하지 않는 한국인에게 대중적인 음식을 선보이려 닭 떡볶이를 개발하고 여름에는 냉닭라면을 선보였고 현재는 치킨 파스타 2종과 카레를 시작하여 세트메뉴까지 만들었다. 홀에서는 크게 반응이 오지 않았지만 배달에서는 눈에 띄게 매출이 올라가는 중이라 의외에 곳에서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그리하여 배달로 눈을 돌리려다가 최근 프랜차이즈들의 거센 할인 이벤트에 당해 배달이 주춤해지는 걸 보고 역시 배달은 자본력이 없으면 힘들구나 하는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하여 이문제는 현재의 나로서 해결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다시 홀을 살리려는 전략에 들어갔다. 그리고 홀의 문제점들을 살펴보았고 현재는 문제를 파악했고 방법을 모색 중이다. 이렇듯 이렇게 작은 가게에서도 정말 매일매일 고민의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고 새로운 정보를 계속 캐치하고 최대한 고객들의 소리를 모아 데이터를 수집하여 문제점과 개선점을 찾고 좋은 방향으로 수정해나가고 있다. 이 과정을 내 노력을 자랑하려는 것이 아닌 이러한 자세를 모든 자영업자들은 갖춰야 한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이런 자질이 없다면 자영업은 그만두는 것이 낫다. 실제 사장님들이 모인 카페에 내가 해왔던 노력들을 나열하고 뭐를 더해봐야 하나라는 고민의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의외로 나정도의 노력을 하는 사장님들은 별로 없다는 것이었다. 솔직히 나도 조금은 놀면서 하고 있지 않나 싶은데 망하는 곳은 솔직히 망하는 이유가 있다고 본다. 물론 현명하게 권리금을 주고 넘기면서 폐업을 하는 똑똑한 사장님들도 있어서 폐업한 가게 모든 곳이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과 생각 주절이
모처럼 바쁜 마감을 하고 와서 피곤에 절어있는데도 생각을 정리해야겠다 싶어 습관처럼 퇴근 후 하던 게임도 안 하고 (딱1판은 했다) 이 새벽에 이런 긴 장문을 쓰고 있는 내가 참 신기할 정도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글을 계속 써 내려가는 것은 역시 지난 6개월 이상의 시간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들이 많이 쌓였다는 증거겠다. 여기까지 글을 정독해준 분이라면 나는 그래도 이 시기에 잘 버티고 잘해 나가는 중이라고 잘난척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반대다. 지금도 너무나 위태롭고 솔직히 폐업을 하는 게 현명할지도 모르겠다고 싶을 정도로 일은 일대로 주 6일 하루 13시간 이상 퇴근 후에도 머릿속에 가게일로 가득 차 이것도 일이라고 치면 사실상 24시간 계속 일하는 상태인데 그럼에도 수중에 남는 돈은 없고 있는 돈마저 까먹고 있으니 환장할 노릇이다. 그렇지만 나에겐 희망이 있다. 더 나아질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고 있고 찾았으며 찾은 것은 바로 방안을 모색해 시도해보고 실패를 하던 성공을 하던 수정 해서 점점 나아져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내년 2월까지만 버틴다면 내년 3월부터는 절대 망하지 않는 가게가 되리라 확신하기에 뚜렷한 목표도 있고 기간도 있어 폐업이란 단어가 목구멍까지 치솟아도 차마 내뱉지는 못하는 것이다. 분명 힘들다 앞으로도 어떻게 더 안 좋은 방향으로 한국경제가 무너질 수도 있다 언제나 최악은 상정해놓고 움직여야 하고 근심과 걱정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쨌든 나는 코로나 때부터 시작하여 현재 반년 넘게 살아있다. 올 상반기 수십만 곳의 폐업이 이어졌다는 국내 여론조사 데이터를 보면 나는 최소 중간은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자부심도 있다. 때문에 아직은 더 시도해볼 만한 것들도 남겨져 있고 그걸 내보인 후에 가게를 접는 것도 늦지 않기에 앞으로의 반년도 분명 지루하진 않게 이어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