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귀한 마지막은 아니지만 얼마 안 남은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며 역대 크리스마스 중 가장 마음이 무겁고 힘든 크리스마스인 거 같다. 삼재(三災)중 2번째 해라 그런지 올해는 참 다사다난 힘든 해였다. 코로나와 함께한 시간은 멘탈을 몇 번 부시며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배운 것도 많고 성장한 것도 많고 그러면서 잃은 것도 많고 내년도 삼재가 있는 마지막 해라 걱정된다.(사실 삼재는 안 믿지만)
어제오늘 확실히 크리스마스라는 이벤트가 있고 연말이라 아무리 거리두기를 하고 주머니 사정이 안 좋아도 다들 집에서라도 조금 분위기를 내며 올 한 해를 마무리 짓나 보다. 때문에 배달 오토바이는 정신없이 다니고 있고 배달지연시간도 무려 배차받는데 한 시간가량 걸릴 정도로 배달은 불이 나고 있다. 물론 우리 가게는 그래도 한가해서 죽을 거 같지만...
연말엔 나갈 돈도 많다
25일은 내가 한 달 중 가장 싫어하는 날이다 카드값에 광고비에 보험비에 대출이자에 텅텅 빈 통장을 정말 텅장으로 만들어버리기에 아침부터 암울하다. 문제는 이번 달 너무너무 매출이 타격을 받아 그동안 버텨오던 마지노선이 무너져버렸다는 것이다. 더 이상 바닥은 없지 않을까 지난달 매출 반등을 보고 희망을 품었는데 3차 재확산으로 오늘은 1200명이 넘는 확진자 발생이라니 진짜 너무하다. 해도 해도 너무하고 작년에 나의 선택에 회의감을 갖게 된다. 그렇다고 주저 않아 폐업을 기다리는 것도 내 성격에 맞지도 않고 이제는 온라인으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데 노력을 쏟을 생각이다. 코로나의 위기에서 벗어나지 않는 이상 없는 수입에 뭔가 더 하기도 힘들고 수익원을 만들어야 하기에 이제는 이쪽에 전념하는 수밖에 흑흑
꼭 그렇게 별점을 줘야 속이 후련했냐!
지인이라기엔 뭐하지만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고 보통 같으면 그냥 맘에 안 들어도 5점 줄만한데 이 분은 가차 없이 별 하나를 깎는다 벌써 두 번째다. 거기다 오늘 오래간만에 배민에서 별 2개짜리 악플이 달렸다. 이유는 치킨이 기름에 쩔어서 맛이 별로였다는 것인데 수백 건의 배 달나 간 거에서 이분 껐만 내가 일부러 기름에 쩔여서 보낼리는 없고 그냥 맘에 안 들었나 보다. 문제는 경쟁자인지 의심이 될 부분이 몇 가지 보였고 요청사항부터 길게 장문으로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써놔서 그래도 최대한 다 들어줬는데 이런 리뷰로 돌아오니 허무하다.
새로 들어온 앞집은 바쁜데 우리 가게는 한가하다
그동안 주변에 배달하는 가게가 없어서 다른 가게들이 잘되는지 어떤지 알 길도 없고 서로 비슷한 처지라 생각해서 그래도 뭔가 동병상련의 같은 처지라고 느꼈는데 이번에 새로 들어온 앞집 배달전문 가게는 오래 장사를 하다 이사만 했을 뿐이라서 그런지 가게 인테리어가 끝난 후 오픈해서 장사를 시작했는데 오토바이들이 최소 한 시간에 몇 대는 오는 거 같다 음식도 가격이 있는 편이라 객단가도 배달 수도 너무나 앞도적이다 괜히 나만 안 되는 거 같아 샘도 나고 부럽기도 하면서 우울해진다 후츠파 정신으로 이겨내야겠지만 나는 아직도 멘탈이 약한가 보다.
크리스마스에 일하는 건 처음이 아니지만 워홀 때 야간 술집에서 아르바이트할 때보다 더 외롭고 씁쓸한 인생 최악의 크리스마스다 제발 코로나가 종식되는 날이 하루라도 빨리 왔으면 좋겠다. 어떤 자영업자의 말대로 코로나 사망자보다 자영업자 자살수가 더 많아지기 전에... 안녕 메리 크리스마스여 나의 20대는 참으로 처절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