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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지테 May 11. 2019

나는 아직 어른이 몸과 마음은 따로

세상은 나를 어른이라 부르지만 나는 아직 어리다 

10대 때는 빨리 어른이 돼서 나다운 인생을 내 맘대로 살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 그때의 내가 원하는 어른이 되어있다 정확히는 세상의 잣대로 만들어진 어른이 되어있다. 다시 나는 생각한다 10대로 돌아가고 싶다고...


과거는 돌아갈 수 없고 현재 또한 시시각각 과거가 돼가며 미래는 현실이 되는 중이다 그렇다 과거, 현재, 미래는 동시에 존재하며 어느 것이든 간섭할 수 있고 어느 것이든 간섭할 수 없다 시간은 아마 이 우주에서 가장 차별 없는 기준이 아닐까 하다 그래서 좋고 그래서 싫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성숙해지는 것은 자연의 흐름일 뿐 정신까지 시간이 간섭하지는 못한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더라도 배우지 않으면 영원히 알 수 없는 것들이 있고 깨닫지 못하면 변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아직 부족한 것이 너무나 많다 내가 생각하는 어른이란 단어에 나는 아직 부분집합밖에 안 되는 것 같다 미숙하고 미완이고 미생이다.


내가 가진 좌우명이랄까 가슴속에 새겨진 말은 "불가능에 도전하고 이룰 수 없는 꿈을 꾸며 닿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라는 말이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어 스스로가 스스로를 옳아 메고 있는 현실이다. 분명 나는 게으르고 어리석고 주위 환경을 탓하는 미숙한 존재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매년 똑같은 목표인 다이어트, 영어를 세우지만 몇 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 비참한 인간이다. 그럼에도 내가 이렇게 남들이 다 보는 플랫폼에 글을 남기는 것은 스스로를 각성하기 위한 하나의 충격요법으로 일깨우려는 하찮은 노력이라도 해보려는 것이겠다. 


나는 때때로 소망한다 내 인생을 온전히 책임지는 누군가가 나 대신 선택을 하고 책임에 대한 대가를 대신 치르게 해 달라고... 이 세상에 그 누구도 나를 대신할 수 없고 내 인생을 살아줄 존재 또한 존재하지 않아 매일매일 힘겨운 선택과 불안한 미래를 헤처 나가며 그 과정에서 상처투성이의 만신창이가 되는 자신이 안쓰럽다. 물론 이과정은 살아있는 모든 인간이라면 거쳐야 할 관문이지만 그럼에도 그것이 불합리하다며 투정 부리는 것 또한 인간적인 모습이지 않을까 한다. 


나도 알아 내가 언제까지 아이일 수는 없다는 걸


힘들지만 괴롭지만 어쩌겠냐 몸은 다 자란 성체이고 정신도 나름 또래에 비해는 성숙하단 소리를 들은 걸 보니 뭐 적어도 외면과 내면 누가 봐도 아이는 아닐 테니, 이제는 상처 받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보단 상처 받아도 안 받은 것처럼 대응하는 게 편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착한 사람이 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깨달았으니, 마음이 타락해 버린 이상은 순수한 아이일 수 없겠지 그렇겠지 언제까지고 내가 바라본 세상대로 삶을 살고 싶었는데, 현실이란 녀석이 이미 옆에 나란히 걸어 내 어깨에 손을 올려놓는걸 그러면 나는 또 그 녀석에게 한숨을 쉬며 달콤한 잠에서 깨겠지, 그리고 이번 달 월세는 어떻게 조금이라도 미뤄볼까 말까 고민하고 오늘 저녁은 얼마까지 써야 좋을지 고민하고 가고 싶지 않은 일을 하러 가고 현실이란 놈을 어떻게든 데리고 발버둥 칠 거야 아마 


그래 그래도 나는 나를 먹여 살리는 위대한 업에서 도망가진 않았어 


누구나 태어나면서 나 자신을 먹여 살려야 하는 위대한 업을 해야 하는 사명을 지니고 있다. 그게 너무 힘들고 괴롭고 해서 중도 포기하고 삶을 마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나는 아직 내 삶을 포기하진 않았다. 적어도 몸만 보면 너무 잘 먹여서 큰일인가 싶기도 하다. 이 우주에서 가장 무거워 들기 힘든 존재가 있다면 나 자신이다. 내가 아무리 용을 써도 나는 나를 들 수가 없다 마찬가지로 내가 아무리 나를 거부해도 나는 이 우주에서 누구보다 가까이 있다. 어른이 되는 일중 하나는 나 스스로가 나를 먹여 살리는 일 그리고 내가 나를 사랑하고 받아들이는 일 이 2가지가 아닐까 싶다. 나는 첫 번째는 달성했고 두 번째는 아리송한 거 같다 그래서 내가 아직 어른이 인가보다. 내가 좀 더 나를 사랑해준다면 삶이 조금은 더 성숙해지겠지 그 날을 위해 자기 계발에 힘을 쏟고 있는 거겠지 그래 분명 내 노력은 이걸 위함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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