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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지테 Apr 05. 2019

어쩌면 요리는 나에게 필연이었다

운명은 의외의 만남을 계기로 움직였다


 요리사가 될래요!


어머니의 말씀에 따르면 나는 모태 비만으로 어릴 때부터 굉장한 먹성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식탐도 많고 특히 맛있는 게 있으면 배가 불러도 한입이라도 먹어야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였을까 자연스레 음식에 대한 탐구와 맛의 대한 호기심은 남들보다 컸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일요일 아침마다 하는 '맛있는 tv'라던가 '대결 맛대맛'이라는 프로그램을 즐겨봤었다. 지금은 훨씬 다양한 음식 프로그램이 많아져서 볼 것도 많고 정보도 많다. 


지금 다시 봐도 꿀잼인 애니 결말이 궁금하기도 하다 애니메이션에서는 다 안 나옴 ㅠ


내가 요리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을 한 것은 어릴 때 tv에서 보았던 애니메이션 '요리왕 비룡'이다 지금도 그 만화에 나오는 bgm이나 장면들은 재밌게 풍자돼서 여러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자르오 돌아다닌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재밌는 애니메이션이었고 나 또한 푹 빠져서 봤었다 하지만 나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 애니메이션 주인공을 따라 하려 주방에서 요리를 해보려 했다. 아마 그때가 초등학교 4학년 때였던 거로 기억한다. 그 당시는 아직 어린 나이라 어머니께서는 칼이 위험하다고는 했지만 나는 고집을 부렸고 어머니도 끝내 한번 해보라며 나는 내 나름의 머리를 굴려서 볶음밥을 만들어봤다. 그것이 내 첫 인생 요리였다. 주재료는 집에서 자주 사 먹던 부대찌개에 들어가는 미국식 소시지와 파를 사용하였고 맛은 고추장을 메인으로 다시다와 함께 만들었던 거 같다. 아직도 그때의 맛이 머릿속에 있는데 고추장 맛이 강하고 소시지의 짠맛과 함께 간이 조금 세게 됐던 거로 안다 하지만 내 동생과 어머니는 기대한 거 이상을 만들었다 생각했는지 맛있게 먹어준 기억이 난다 이때 요리하는 기쁨이 무엇인지 처음 알게 되었다. 



이때 최고 시청률이 50%가 넘었었는데 정말 재밌게 보긴 했다 


막연했던 꿈은 점점 현실로


나는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만 해도 여느 또래와 같은 인문계 다니는 학생에 수능 준비를 하는 학생이었다. 그러던 내가 본격적으로 요리로 방향을 접은 건 어머니의 권유였다. 사실 중학교 졸업 전에 인문계고등학교를 가기 전 딱 한번 요리특성화고등학교에 도전한 적이 있다. 그 학교의 이름은 '한국조리과학고등학교' 지금 생각하면 내가 가진 내신으로는 지금도 들어가기 힘든 요리 쪽에서는 명문고였다. 그도 그럴 것이 그해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한식의 세계화를 추진한다며 정부에서 지원을 하기도 했고 실제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내가 면접 보러 가기 몇 달 전에 이 학교에 방문하여 이슈가 되었었다 거기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제빵왕 김탁구'라는 드라마가 폭풍인기를 얻으면서 더더욱 학생들의 꿈이 요리 쪽으로 전향하는 분위기가 컸었다 그래서 전년도 대비 지원자수가 무려 천명이 넘었고 내신등급 또한 허들이 급 높아졌었다. (이때만 해도 특성화고는 공부 못하는 애들이 가는 학교라는 인식이 컸었고 실제로 그랬다) 운명의 장난인지 첫 요리사로의 길을 가는 시작단계에서 탈락의 고베를 마셔야헸다. 그 후에 인문계고등학교에 들어가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수능 공부에 매진했었는데 사실 나는 내가 하기 싫은 것은 죽어도 못하는 성격이라 어머니께서 학원도 보내주시고 과외도 시켰지만 어째서인지 나는 이런 공부에 회의감과 의미를 찾지 못하고 방황했고 마음속 어딘가에 있던 요리사의 대한 꿈에 갈증을 느끼기 시작할 때 즈음

어머니는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에 나에게 요리학원에 가보는 것이 어떠겠느냐고 권유를 하였다.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 취득한 조리기능사 자격증들 
본격적인 요리 공부의 시작


초등학교 4학년 때쯤 처음 주방에서 요리를 해보고 중학교 졸업 때 요리특성화고등학교를 떨어지고 그 후에 돌고 돌아 드디어 처음 제대로 요리라는 것을 배워본 곳은 지금은 사라졌지만 1호선 동두천 중앙역 앞에 있던 요리학원이다. 운이 좋게도 정부지원을 받는 학원이라 학원비가 저렴했다. 이 당시 아버지는 반대를 많이 하셨는데 나중에 자격증을 따고 결과를 내는 걸 보시고 내 꿈을 밀어주셨다. 


처음 가본 요리학원의 모습은 생각보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내가 원해서 내가 좋아서 시작한 것이었기 때문에 배움에 즐거움이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요리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한식부터 시작을 할 텐데 나 또한 그러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한식이 가장 어려웠던 거 같은데 그만큼 응시자도 다른 요리작격증에 비해 많기 때문이다 우선은 처음 한 달 동안은 필기 공부를 하고 실기연습을 하였다 요리 자격증도 다른 기술자격증과 같이 필기를 합격한 후에 실기시험을 볼 수 있고 실기까지 합격을 해야 자격증이 주어진다. 이때 학원에서 필기 공부한 지 한주 정도 지나고 바로 시험 접수를 하여 2주 정도인가 상당히 짧은 시간에 합격을 하고 그 후에 바로 또 실기 접수를 하였다(물론 이건 자랑하려고 쓴 게 아니고 솔직히 필기는 상당히 쉬움) 이유는 이러했다. 실기시험을 사실상 한 번에 합격하기에는 나는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적어 현장의 분위기와 어떻게 시험이 치러지는지를 피부로 빨리 느껴보라는 것이었다. 그 후 약 한 달 정도가 지나서 첫 실기시험을 보러 갔다. 장소는 한국산업인력공단 마포에 있는 곳이었다. 새하얀 조리복과 앞치마 그리고 모자와 시험장에서 쓸 다양한 요리 도구와 칼을 준비해서 무사히 도착했다. 그렇게 요리를 향한 마음으로 시작된 첫 실기시험에서 놀랐던 것이 있다. 바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약  80여 명의 사람이 한식조리기능사를 따기 위해 왔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렇게 요리사의 길을 내디뎠다.  



사진출처- 구글 이미지 (요리왕 비룡, 제빵왕 김탁구)

                https://unsplash.com/photos/WA1plM13j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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