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을 손에 넣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돈은 악착같이 모으는 성격이었다. 어느 정도였냐면 고등학교 때 가장 더운 여름날 목이 타고 너무 더워서 아이스크림이나 음료수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간절할 때에도 그냥 집 가서 물을 마시자 하고 꾹꾹 참고 집에 와서 냉수로 해결했다. 그렇게 일주일 만원 정도의 용돈을 모으고 모아 부모님 생신 때는 꼭 10만 원 정도를 드리곤 했고 컴퓨터라던가 pmp, mp3 같은 구시대 유물 같은 이 전자제품을 다 돈 모아서 나 스스로 샀지 부모님께 사달라고 조르거나 한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렇게 어릴 때부터 차곡차곡 모았던 돈은 대학생 때 500만 원 정도 쌓여있었다. 결코 잘 사는 집도 아닌 집에서 고등학생 때 용돈이 주 1만 원에 대학생 때 한 달 15만 원인걸 감안하면 나름 열심히 모으지 않았나 싶다. 그런 내가 언젠가부터 돈을 쉽게 쉽게 썼는데 그 계기가 일본 워킹홀리데이와 블로거로 잠깐 동안의 디지털 노매드 삶을 산후였다 돈을 너무 쉽게 벌어보기도 하고 낯선 땅에서 이런저런 곳에 들어갈 돈들이 많았기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현재는 본의 아니게 텅장을 경험하고 있는데 장사라는 게 돈 들어갈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 늘 빚에 허덕이는듯하다.
그 시절 없었던 욕심이 지금은 너무나 많다
인생은 내 거라고 착각을 하고 살았던 내가 지금은 나름 성장을 한 건지 지금의 인생이 있기까지 영향을 준 모든 분들과 앞으로 내가 타인의 인생에 끼치고 싶은 영향력을 가지기 위해서도 지금은 돈이 너무나도 절실하다 물론 돈은 도구일 뿐이며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라 아직은 돈의 노예로 살고 있지는 않다. 다만 내가 뿌리고 있는 씨앗들이 잘 싹트는 중인 건지 눈에 보이지 않아서 마음이 심란하고 걱정이 될 뿐이다. 어쩜 이렇게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은 참 많이 일어나는지 가끔 무기력함을 느낄 때도 있고 타국 생활과 군대에 있을 때 너무나도 뼈저리게 느낀지라 줄곧 강하려고자 더 강해지고자 마음을 굳게 먹고살고 있다. 그럼에도 늘 새로운 시련이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 정말이지 인생은 심심할 일이 없다. 심심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제대로 살고 있는 건지 궁금할 지경이다. 매일매일이 쳇바퀴 굴리듯 같은 듯하면서 늘 다른 일들이 일어나고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지금의 장사는 약간 오기와 스스로를 시험에 빠트려 내가 어디까지 해낼 수 있는지 테스트 중이기도 하다. 자부심과 자긍심과 자존심을 놓질 못해서 몸은 늘 고통이다 (그런데도 살은 더럽게 안 빠진다) 다행인 것은 이제야 소신껏 살고 있다는 점이려나 그러다 보니 이젠 내 삶에 욕심이 많아졌다. 튀김기도 하나 더 놓고 싶고 가게도 좀 더 손님들을 끌 수 있게 이것도 바꾸고 싶고 저것도 바꾸고 싶고 마케팅도 더 활발하게 뿌리고 싶고 더 큰 규모의 매장으로 더 유동인구 많은 곳에서 더 내 역량을 펼쳐보고 싶다. 그러려면 지금의 텅장을 보고 한숨쉬기보다 크게 심호흡하고 더 굳게 마음먹고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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