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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것마저 고민이 되는 것이 창업

돈이냐 삶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by 신지테

나는 매주 화요일마다 휴무를 가지고 있다. 식당에서 너무 많이 쉬는 것 아니냐 하는 분들도 있으나 일주일에 하루는 쉬어줘야 롱런할 수 있을 거 같아서인데 이번에는 연휴도 있고 해서 더구나 5월 5일이 어린이날이라 치킨을 많이 먹지 않을까 해서 안 쉬고 하기로 했다.


단지 하루 안 쉴 뿐인데


그저 단 하루 안 쉬었을 뿐인데 몸의 피로는 계속 축적되기만 한다 오늘은 '치킨 말싸미'를 오픈하고 과로사할 거 같은 오늘 어린이날 안 쉬고 매출을 뽑아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손님이 있으나 없으나 피곤한 건 매한가지라는 것이다 아무래도 유니폼을 입고 계속 가게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체력을 소모하게 만든다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들어올지 모르는 손님들이기 때문에 항시 5분 대기조처럼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가게에 나오게 되면 아무래도 눈에 밞히는 일들이 참 많다 그런저런 일들을 하다 보면 피로가 안 쌓이려야 안 쌓일 수가 없다. 글피 아침만 해도 주차문제로 가게 출근하자마자 기분 상한 일부터 시작해 점심에는 옆집에서 꼬맹이들 다 데리고 와서 한바탕 식사를 하고 가시느라 땀을 뻘뻘 흘리며 요리를 만들다가 동네 중고 물건 파는 아저씨가 막걸리랑 치킨 좀 준비해주라고 해서 슈퍼도 겁나 뛰어갔다 오고 점심때는 한창 전쟁을 치렀는데 저녁에는 너무 조용하다. 장사란 것이 정말 한 치 앞을 알 수가 없는데 그래서 늘 긴장을 놓을 수가 없다.


매일 최소 아침 10시부터 밤 11시 넘게 일을 하고 심지어 꿈속에서도 일을 할 때도 있는데, 그 언젠가 바랬던 덕업 일치의 삶이지만 몸뚱이가 이걸 버티질 못하니 쉽지 많은 않은 일이다. 어제는 13일 연속 근무를 한 후 드디어 쉬는 날이었지만 한 달에 한 번은 대청소를 해야겠다 싶어 어제도 쉬는 날이지만 쉬는 날이 아닌 시간을 보내며 가게 구석구석 청소를 하였다. 그런데 전화 문의도 조금 있었고 저녁때 가게로 들어오려는 손님도 있었고 과연 어제 쉬었어야 됐었나 싶었다. 손님들도 야속하게 안 쉬는 날은 안 오시고 쉬는 날은 가게 오픈한 거냐 묻고 참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제발 글 좀 읽으면 안 되나요?


무려 국민의 90% 이상이 스마트폰을 쓰는 정보화시대에서 인터넷 검색을 한 번만 하면 알 수 있는 운영시간 메뉴 정보, 음식 사진 등 내가 공들여 올려놓은 정보들은 처다도 안 보고 가게 현관에 부착한 시트지로 알려주는 영업시간과 휴무일 전화번호 등은 무용지물이다. 한국인은 정말 글을 안 읽는다. 심지어 셔터도 다 내려놓은 문을 열려고 들어오는 걸 보면 정말 자기 멋대로 사는 거 같다. 사람들이 참 야속하고 공부 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 있는 동네가 그런 사람이 많을 수도 있고 서울은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손님들도 손님 됨됨이를 갖추고 최소한의 지능과 매너는 있어야 하지 않는가 매번 사장들만 괴롭히지 말고 제발 좀 공부하자 돈 드는 거 아니고 그저 몇 문장 읽어보면 되는 것인데... 덕분에 나는 쉬는 날을 화요일로 정한 게 맞는지도 의심되고 지금처럼 오픈 시간부터 아직까지 한 명도 안 들어온 날이면 어제 쉬지 말걸 하는 생각이 든다. 장사란 참으로 어렵다. 그럼에도 나에게 먹고사니즘을 해결할 수단도 하고 싶은 일도 이것이니 견뎌야 한다. 쉬는 것도 어렵다.


현재 의정부 가능동에 위치한 '치킨말싸미'라는 순살 닭 요리 전문점에서 오너 셰프를 맡고 있습니다. 저의 지난 몇 달간의 창업 고난기 그리고 현재 진행형인 청년 요식업 창업의 실상을 낱낱이 날것 그대로 적고 있습니다

보다 많은 '치킨말싸미'의 소식을 알고 싶은 분들은 아래 블로그 주소를 들어가 주세요 :)

http://blog.naver.com/ghfjvb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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