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이코노미의 개념
토큰 이코노미는 어떤 행동에 대해 ‘토큰’을 보상함으로써 그 행동을 유도하며 이때 받은 토큰은 다른 유형의 물건이나 다른 서비스와 교환할 수 있는 개념이다. 블록체인 분야에서는 토큰을 활용해 생태계에서 목표로 하는 행동을 장려하는 시스템으로 사용되고 있다. 비트코인의 경우에는 채굴자들이 경쟁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고, 스팀잇의 경우는 저자들이 점차 더 좋은 컨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토큰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는 어떠한 가치가 토큰에 담기게 된다. 이 안에 담겨지는 가치는토큰 이코노미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블록체인과 토큰 이코노미가 결합했을 때의 특징은 발생하는 이익을 다수가 나눈다는 것이다. 또 자신의 토큰이 속해있는 네트워크가 커질수록 토큰의 가치 또한 커지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서비스에 참여하게 된다. 각자의 이익과 전체 네트워크의 이익이 함께 움직임을 의미한다.
이렇듯 좋게 운용이 된다면 매우 이상적인 경제 시스템이지만, 블록체인 네트워크에는 사람들의 참여 혹은 행동을 강제할 수 있는 중앙 콘트롤 타워가 없기 때문에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협력을 어떻게 이끌어내느냐가 성패를 가르게 된다.
토큰이코노미의 배경
토큰이코노미라는 용어는 심리학에서 시작되었으며 지난 수십 년 동안 광범위하게 연구되어 다양한 환경에 적용되었다. 특히 다양한 토큰 기반 시스템을 쉽게 구현해볼 수 있기에 교사와 관리자들은 일반 교육, 특수 교육 및 공동체 환경에서 교육 및 재활 환경에서 행동 관리 및 동기 부여 도구로 활용되었다.
토큰 시스템에서 사용되는 행동 원칙은 주로 조작적 조건형성(operant conditioning)의 개념에 기초한다. 이를 통한 시스템 구현의 핵심은 보상체계의 마련에 있다. 바람직한 행동과 습관을 구체적으로 미리 정해 놓고 해당 행동을 했을 때 토큰을 보상으로 제공함으로써 체계적으로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토큰이코노미에는 4가지 구성요소가 제시된다.
토큰이코노미의 4가지 구성요소
목표 행동(Specified target behavior): 토큰 경제에서 증가나 감소를 목표로 하는 행동으로 참여자들에게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
토큰(Tokens): 대체 강화재와 교환 할 수 있는 객체 또는 심볼로 복제되는 것이 어렵거나 불가능하게 구성
대체 보상/강화재(Back-up reward/reinforcers): 토큰은 본질적인 가치가 없지만 대체 강화재와 교환 가능함. 대체 강화재는 물질이나 서비스 등 토큰 경제가 설정된 기능에 따라 선택
교환(The exchange): 토큰경제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관리자나 참여자의 필요나 선호를 반영하는 교환체계 마련이 필요. 궁극적으로 토큰의 가치는 대체 강화재에 따라 결정되며 토큰을 교환 할 수 있는 아이템이나 보상이 많을수록 토큰이 더 강력하게 작용. 또한 금전적 보상과 같은 일반 조건 강화재(Generalized Conditioned Reinforcers)는 다양한 대체보상으로 교환할 수 있기 때문에 단일 조건 강화재(Simple Conditioned Reinforcers)보다 더 선호
토큰이코노미 사례(1) : 비트코인
가장 먼저 선보인 블록체인 기반 구현 사례인 비트코인이 채굴자(Miner)와 거래자간에 일정 수준의 보상과 수수료를 제공하며 전체 네트워크를 유지해나가고있는 것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비트코인도 전체발행량 및 난이도 조절, 트랜잭션 수수료 등 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많지만 채굴의 부분에 대해서 간단하게 앞서 살펴본 토큰경제를 대입해 볼 수 있다.
비트코인에서는 네트워크를 지속하기 위해 일정시간마다 채굴(mining)을 통해 거래를 진행하고 기록하는 것을 ‘목표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채굴 행동의 강화를 위해 비트코인은 채굴에 대한 보상(12.5BTC)을 ‘토큰’(비트코인)으로 제공한다. 비트코인 자체는 본질적인 가치를 가지지 않지만 ‘교환’을 통해 대체강화재를 가질 수 있다. 특히 비트코인의 경우 거래소를 통해 ‘일반 조건 강화재‘로 교환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진다. P2P간의 거래로 활용하기 위해 제시된 비트코인에 비해 이후에 등장한 블록체인 서비스들은 이보다 좀 더 복잡한 형태의 토큰 경제를 보인다. 스마트계약이라는 형태를 통해 다양한 거래형태를 지원할 수 있게 확장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채굴자에게만 보상을 제공하면 되었던 토큰 경제 모형은 참여자의 역할별로 보상체계의 구분이 필요해졌다.
토큰이코노미 사례(2) : 스팀잇
블록체인 기반으로 SNS 서비스인 스팀잇(Steemit.com)은 참여자에 대한 보상 부분이 좀 더 복잡하게 반영되어 있다. 일단 사용하는 토큰을 스팀(Steem), 스팀파워(Steem Power, SP) 및 스팀달러(Steem Dollar, SBD) 3가지로 구분하였다. 스팀잇에서 토큰을 구분한 가장 중요한 목적은 해당 플랫폼에 머무르는 시간을 늘려 서비스를 보다 활성화 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 단기 유동성(Steem)과 장기 유동성(Stemm Power)을 가지는 토큰을 구분하고 달러 화폐에 연동된 안정적인 토큰을 추가적으로 구성하여 대체강화재의 유형을 다양화 했다. 이를 위해 스팀과 스팀달러는 거래소 등을 통해 현금으로 교환이 거의 즉시 가능하나 스팀파워는 약 13주 정도의 기간을 거쳐 점차 스팀으로 교환이 되도록 설계하였다.
스팀잇은 앞서 살펴본 토큰설계 외에도 참여자간 보상체계 부분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 일단 전체 보상체계에서 75:25의 비율을 적용하고 있다. 창작자와 큐레이터(추천 및 댓글 작성)인 컨텐츠 제공자 집단에게 75%의 보상을 주고 스팀파워 보유자와 채굴자6)로 구성된 플랫폼 운영진에게 나머지 25%를 제공하고 있다. 컨텐츠 제공자에게 부여된 75%의 보상은 다시 창작자 75%와 큐레이터 25%로 나뉘어 지급된다. 이러한 구성은 양면시장(two-sided market)에 기반한 플랫폼 비즈니스의 구성과 유사함이 있다. 스팀잇은 보상체계의 구현에 그치지 않고 그 자체가 플랫폼으로서 실제 서비스의 구현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행동주의 심리학이 신행동주의(Neobehaviorism)을 거쳐 인지심리학과 행동경제학으로 확장된 것처럼 이제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경제 모형도 보상과 강화로만 설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