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지갑의 개념
'지갑'의 사전적 의미는 돈이나 증명서를 넣을 수 있도록 가죽이나 헝겊으로 만든 작은 물건이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암호화폐 지갑'이라고 하면 암호화폐를 넣어서 보관하는 지갑의 의미로 생각할지도 모른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가 지갑 안에 보관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암호화폐 지갑 안에는 암호화폐가 없다. 암호화폐 지갑은 블록체인의 분산화된 네트워크에 기록되는 거래 데이터를 만들고 서명하는 일에 사용하기 위한 비공개키 보관 및 관리를 위한 도구일 뿐이다.
그렇다면, 암호화폐는 도대체 어디 있는 것일까? 암호화폐는 참가자 모두가 공동으로 소유하는 블록체인 안에 있다. 우리가 집을 매수했을 때 집의 주소가 바뀌지 않고 서류상의 소유자만 바뀌는 것처럼 암호화폐도 내 소유로 등록된 암호화폐 중 일부를 서류상 주택 소유자 변경하는 것과 같은 과정을 통하여 암호화폐 데이터베이스에서 거친다는 것이다.
암호화폐 지갑, 어떻게 생성되는가?
암호화폐 지갑은 비대칭적 암호화를 이용하여 생성된다. 비대칭적 암호화라는 개념을 이해하기 위하여 먼저 대칭적 암호화라는 개념에 대하여 알아보자.
A가 B에게 귀중품을 보낸다고 가정하면 예를 들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A는 귀중품을 안전하게 보내기 위하여 금고에 넣은 뒤 A 소유의 자물쇠를 이용하여 금고를 B에게 전달할 것이다. 그런데, B는 A의 자물쇠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열쇠를 A에게서 받아야만 한다. 반대로 B가 A에게 무엇인가를 보낼 때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방식은 한 개의 열쇠를 서로 주고받아야 하므로 전달 과정 중 도난, 탈취, 분실 사고 위험이 존재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등장한 것이 비대칭적 암호화라는 개념이다. 비대칭적 암호화 방식에는 공개 키와 비공개 키가 있다. 공개 키를 자물쇠라고 하면, 비공개 키는 그것을 열기 위한 열쇠라 할 수 있다.
A의 공개키와 비공개키, 그리고 B의 공개키와 비공개키까지 총 4개의 열쇠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A가 귀중품을 보내기 위해서는 B의 공개키(자물쇠 B)를 받아서 금고에 귀중품과 A의 공개 키(자물쇠 A)를 넣었다. 그리고, B의 공개 키(자물쇠)를 이용하여 금고를 보낸다. B는 A에게 주었던 자신의 공개 키(자물쇠 B)를 이용하여 금고를 닫아놓은 상태이다. 따라서 이 금고를 열 수 있는 비공개 키(열쇠 B)가 있으므로 금고를 열 수가 있다. 반대로 금고와 함께 내용물을 받은 후, B가 A에게 물건을 보낼 때는 내용물과 B의 공개 키(자물쇠 B)를 넣고 A의 공개 키(자물쇠 A)를 이용하여 금고를 잠근 뒤에 전달하면 된다.
이렇듯 공개키/비공개 키의 방식이 암호화폐에서의 지갑을 의미한다. 공개키는 누구에게나 공개할 수 있다. 비공개 키가 있지 않은 이상 공개 키를 이용하여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항상 비밀을 유지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암호화폐를 쓰거나 소유권을 바꾸고 싶다면, 비공개 키가 있어야 공개 키를 열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지갑을 생성한다는 것은 즉 비공개 키를 만든다는 뜻이다. 비공개 키를 이용하여 공개 키를 만들고 공개키는 암호화폐를 보낸다고 했을 때 공유해야 할 주소에 불과하다.
암호화폐 지갑의 또 다른 사용법
암호화폐 지갑 대부분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보관에 사용된다. 그리고, 주택 매매 문서와 증권, 상품 등을 나타내는 대체 불가능, 대체 가능 디지털 권한을 위한 키와 공연 티켓, 버스 티켓, 상품 등 디지털 가치를 지닌 모든 것을 나타낼 수도 있다. 미래 경제에는 의료 정보, 개인 정보와 같은 모든 것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지갑을 기반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운전면허증, 여권, 토지증서 등 그동안 종이 형태로 발급된 각종 서류를 디지털화하여 암호 지갑에 저장하고 접근 권한을 줄 수 있다. 암호화폐 지갑의 다양한 활용성 덕분에 암호화폐 지갑의 안전한 사용을 위하여 안전한 암호화폐 환경, 보안 기술, 지갑 기술 등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대두될 것이다.
암호화폐 지갑 종류
코인지갑은 크게 콜드월렛과 핫월렛으로 나뉜다. 코인월렛을 나누는 기준은 인터넷 연결 유무인데, 핫월렛 또는 온라인 지갑은 인터넷 주소가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어 온라인 상태에서만 거래를 주고 받을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거래 정보를 주고받다 보니 Hot하다고 표현한다. 반면 콜드웰렛은 온라인에 연결되어 있지 않고, 오프라인 상태에 있기 때문에 거래가 아예 안 되어 오프라인 지갑, 하드웨어 지갑이라고 부른다. 이렇듯 각각 장단점이 있는데, 핫웰렛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지만, 개인키를 온라인에 연결해서 입력하기 때문에 해킹 등 보안 문제에 취약하다. 반면 콜드월렛은 인터넷이 차단된 하드웨어 장치에 암호화폐를 보관하고, 개인키를 오프라인에서 처리해서 보내기 때문에 보안 측면에서 더 안전하나 실시간 거래가 불가능해 불편하다.
콜드월렛: 콜드월렛은 고액투자자나 코인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이게 된다. 즉, 해킹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콜드월렛을 통한 암호화폐 전송은 1. 거래내역 생성 2. 개인키로 서명 3. 전송의 순서로 이뤄진다. 1번과 2번 단계는 콜드월렛에서 자체적으로 처리하게 되며 최종 전송에서만 별도의 키를 만들어 전송하게 된다. 여기서 콜드월렛을 통한 전송은 개인키가 온라인에 노출되지 않고 서명된 트랜잭션 코드를 붙여놓고 전송하기 때문에 보안성이 높은 것이다. 최근 잦은 해킹사고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보안성 강화를 위해 국내 암호화폐거래소에 암호화폐 예치금의 70% 이상을 콜드월렛에 넣어둘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핫월렛: 핫월렛은 온라인으로 연결되는 모든 지갑을 말한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사용하는 지갑이며 예금계좌, 적은금액 또는 단기투자용으로 사용된다. 핫월렛은 실시간으로 편리하게 쓸 수 있지만 해킹, 보안위험 등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즉, 해커는 네트워크 연결 상태에서 실시간 거래가 이뤄지는 핫월렛을 공격해 이용자 개인키를 탈취하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올해(2018년)까지 해킹으로 인한 피해액을 합치면 1,1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