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능력. 예체능의 영역에서는 이 재능에 관한 이야기를 특히 많이 하는 듯하다. 다른 분야보다 그 성과가 눈에 잘 보이는 데다가 그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특정인을 두고 재능을 강조하는, 이른바 천재 마케팅에 따른 영향 때문이 아닐까. 그 재능이란 것의 실체와는 별개로 말이다.
코미디 분야에서도 당연히 재능의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 재능이란 것을 코미디 분야에서는 쉽게 눈에 보이는 탓인지 특별히 못난 외모를 제일 가는 재능으로 많이들 꼽는 듯하다. 그러나 어디 외모 뿐이랴. 외모를 비롯해 입담, 말투, 센스 등 관객의 웃음을 쉽게 만들어내는 타고난 특성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코미디에서의 재능이라 말해도 좋을 것이다.
아쉽게도, 그리고 당연하게도 나에게는 코미디언으로서의 재능은 없다. 어디 코미디 뿐인가. 다른 어느 분야든 내가 지닌 재능이라고 할 만한 능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그렇기 때문에 코미디가 하고 싶은 것이다. 원래 사람은 자기가 갖지 못한 걸 갖고 싶어하는 법이니까. 남을 웃길 능력이 없으니 남을 웃기고 싶은 것이다.
재능은 없는데 원하는 건 있으니, 그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그만한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사실은 꽤 오래전부터, 코미디와 관련한 책을 읽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앙리 베르그송의 『웃음』이다. 222쪽(굉장히 상징적인 숫자다) 분량의 작고 얇은 분량의 이 책자를 다 읽는 데에 나는 42일이 걸렸다. 확실히 재능이 부족하다. 7만쪽에 달하는 기록을 이틀 만에 다 읽는 분들을 생각하면 말이다. 그러니 그 분이 공직에서 일하시는 거겠지. 그 압도적인 재능이라면 분명 코미디도 잘 하시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