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고 말하는 그 추석이다. 이번 연휴 기간을 생각하면 더욱 크게 와닿는 말이다. 앞 뒤로 개천절에 한글날이 붙은, 그 마지막에 낀 금요일은 대체 공휴일 이야기까지 나오는 연휴. 대체 공휴일이 아니더라도 월차로 하루를 쓰면 내리 열흘을 쉴 수 있는, 말 그대로 황금 연휴.
그 연휴 기간을 다들 어떻게 보내시는지 궁금하다. 명절에 오랜만에 모인 일가 친척의 잔소리나 제사 음식 스트레스도 여전한지도. 요즘에는 그래도 이런 잔소리나 스트레스는 좀 덜하지 않나 싶다. 명절 때마다 이와 관련해 꾸준히 논의가 되어 온 점을 생각하면 말이다.
그 논의 가운데 가장 유명한 문장 하나를 인용하고자 한다. 다들 한번쯤 어디선가 읽어봤으리라 생각한다.
다 부질없는 개뻘짓이다.
진짜 조상 잘 만나 조상덕 본 사람들은 지금 다 해외여행가고 없다.
조상덕이라곤 1도 못 본 인간들이 음식상에 절하고 집에와서 마누라랑 싸운다.
누구나 크게 공감할 문장이 아닐까. 명절마다 겪는 일의 핵심을 꿰뚫는 직관적인 표현과 통찰력이 특히 돋보인다. 잘못된 띄어쓰기 마저 그 통찰력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이 댓글의 작성자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일지 캐릭터가 보이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어떤 시보다 간결하고 강렬하게 우리의 의식을 뒤흔들어 놓은 이 문장. 이 댓글을 두고 대한민국 명절 문화를 바꿔버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그래서일 것이다.
이 댓글 하나의 영향력은 아니겠지만, 우리 집도 최근 몇 년 사이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 간단히 제사상을 차리기는 하지만 절을 따로 하지는 않고, 그냥 바로 식사를 한다. 그러니까 제사상이 명절 당일 우리 가족의 식사상인 셈이다. 어쨌든 제사상은 제사상이라 평소와는 남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이를테면 할머니 할아버지의 생각 같은 거. 큰집에서는 지금쯤 제사를 지내겠다는 생각과 함께.
이번 열흘 동안의 연휴를 나는 부모님 집에서 보내는 중이다. 그 가운데 이틀은 아르바이트를 나가봐야 한다. 해외여행은커녕 중간에 근무일이 낀 셈이다. 이런 상황만 두고 보니 명절 조상 덕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역시, 식사 전에 음식에 절을 한 번은 해야 하나. 재벌가에서 명절 제사를 더 챙긴다고도 하는데, 나 혼자라도 챙겨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