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다짐

by 기은

2026년. 새해가 지나 3월이 되었다.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을 굳이 적는 것으로 이 글을 시작한다.

3월은 새학기의 시작.

새해의 시작은 1월이지만 본격적인 한해의 시작은 3월이라는, 트위터에서 본 누군가의 글처럼.

그 누군가가 누군지, 트위터에서 본 글이 맞는지도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새 학기의 시작을 맞아 새해 다짐을 세울 겸 오랜만에 [스탠드업 코미디 도전기]의 글을 쓴다.

세어보니 꼭 4개월이 된다. 브런치에 말도 없이 연재를 안한 기간이.

무책임한 일이다.

별다른 안내도 없이 오랫동안 연재를 하지 않은 일이.

연재는 독자와의 약속이라는데, 그래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독자가 있어야 약속이 되는 거니까…. 독자가… 있긴 있나요? 없진 않겠죠?


없지는 않았다. 나도 안다.

업로드하면 조회수가 그래도 나오긴 나왔으니까.

가끔 댓글 달아주신 분도 있었는데, 답글 달지 않아 죄송합니다.


연재를 쉰 지난 4개월 동안 여유가 없었다.

마음도 그렇고 체력도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연말이었던 데다 작업 중이던 단편영화의 후반 작업에 신경 쓴다는 핑계로 그랬다.

그렇다보니 이 글과 같이 연재중이던 단편영화 작업기도 제대로 쓰질 못했다.

그랬는데도 아직 그 단편영화의 작업을 끝내지 못했다는 건 안 비밀….


4개월여만에 이 도전기의 새 글을 쓰는 지금은 마침 이 도전기를 시작한지 꼭 1년이 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참 공교로운 타이밍이다.

작년 3월에도 새학기의 마음으로 이 연재를 시작했던 듯하다.

학교 졸업한지 10년은 넘었는데도 이러는 걸 보면 오랜 관습(?)이 참 대단하긴 대단하다.


작년에 쓴, 이 도전기의 첫 글에서 내가 쓴 새해 목표는 이것이었다.


1. 단편영화를 한 편 이상 연출한다.

2. 스탠드업 코미디 오픈마이크 무대에 참여한다.

3. 이 과정을 브런치에 에세이로 기록을 남긴다.


이 가운데 1번은 한 편 연출하는 것으로 성공, 2번은 참여하지 않아 실패, 3번은 띄엄띄엄 기록을 남겨 완성을 채 못한 결과를 낳았다. 남들은 어떻게 볼지 모르지만, 나로서는 그런대로 꽤 만족할 만한 결과다. 세 개의 목표 가운데 가장 어렵고 돈이 많이 드는 일을 해낸 셈이니까.


그래서 지금. 2026년 3월.

다시 새해의 다짐을 한다.

그 새해 다짐 세 가지는 아래와 같다.


1. 장편영화 시나리오의 초고를 1편 이상 완성한다.

2. AI 단편영화를 1편 이상 작업한다.

3. JLPT N2 이상을 취득한다.

4. 일기를 매일 쓴다.

5. 브런치에 연재 요일을 지켜 뭐라도 올린다.


이렇게 쓰고 보니 스탠드업 코미디와 관련한 다짐이 하나도 없다….

이런 데도 이 글을 스탠드업 코미디 도전기라는 이름으로 올리는 게 맞을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이 다섯개의 다짐을 지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니까.


생각해보면 남을 웃기겠다는 사람 만큼 재미 없는 사람도 없다.

그런 점에서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스탠드업 코미디를 위한 완벽한 다짐일지도 모른다.

“세상 가장 완벽한 계획은 무계획”이라는 영화 기생충 속 대사처럼, 세상 가장 웃긴 사람은 부러 웃기려 하지 않는 사람일지도 모르니까.


이렇게 혼자 행복회로를 돌려본다.

어쩌면 저 다짐을 지키는 과정에서 남을 웃기기 위한 재료를 쌓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시간이 지나다 보면 저 다짐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일도 생길 테고….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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