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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황래 Aug 09. 2019

우리나라를 대표해주세요 제발

[Campaign Brief] 대한항공 : 안전노력편

나는 또래 친구들에 비해 비행기를 탄 경험이 많지 않다. 대학생 때 한번쯤 간다는 교환학생, 유학, 어학연수 등을 가본 적이 없고, 해외여행도 대학 졸업 직전 딱 한번, 대만으로만 가봤다. 제주도나 부산을 갈 때 비행기를 이용한 적이 몇 번 있지만, 총 합쳐도 10번이 안되는 것 같다. 대신 기차나 버스여행은 자주 한 편인데, 그래서 아직 비행기를 탈 때 다른 교통수단보단 신기하고, '신비로운' 느낌마저 든다.

근데 아직 대한항공은 안타봤다. 큰 비행기 타고 미국 가보고 싶다


나는 대한항공이 비행기보다는 '스폰서'로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편인데, 한창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던시절, 대한항공이 개인리그의 메인 스폰서로 두번이나 참여했었고, 경영진이 직접 경기를 관람하는 등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다.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는 현재 LOL팀도 운영하면서(현재는 운영이라고 하기에는 재정적 지원이 매우 미비하지만) 그 관심을 유지하고 있다. 왜 항공사가 E-스포츠에 그렇게 투자를 많이하는지도 심층적으로 알아보면 흥미롭지만, 이번 글의 주제는 따로 있다.


"너네 거 아니어도 탈 비행기 많아"


[시장 현황 분석]

증가하는 항공사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항공권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 그에 따라 해외여행객 수 꾸준히 증가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패턴으로 인해 LCC 항공사들의 성장. 가격경쟁력이 부족한 대형항공사 외면

추락사고, 안전사고 등 항공기 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 상승(안전한 여행에 대한 수요)

미국, 유럽보다 일본, 동남아 등 가깝고 부담없는 여행에 대한 수요 증가(중, 단거리 LCC수요 증가)


옛날에는 외국에 가고 싶어도 터무니없이 비싼 비행기표 때문에 포기하는 경향이 많았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운 LCC항공사들이 많아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항공권의 가격은 점점 내려갔다. '스카이스캐너' 같은 항공권 가격 비교 사이트가 생기고, '비행기표 싸게 구하는 법' 등이 유행하면서 이제는 몇 달 전부터 여행 계획을 세우고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 해외여행객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문제는 그런 외부적인 것들이 아니었다.

'땅콩 회항' 사건은 '갑질' 중에서도 레전드로 회자되는 사건이다


기업의 부사장이 '땅콩'봉지 때문에 비행기를 회항시킨 사건. 이 사건으로 인해 대한항공은 치명적인 이미지 손상을 입고, 현재는 겨우겨우 그 내상을 회복해가는 중이다. 당시에도 한창 갑질에 대한 사회적 이슈가 있었는데 이 사건을 계기로 그 불이 활활 타올랐고, '기업 경영자'의 윤리 의식에 대한 시선이 굉장히 높아졌다. 이후 동생이 광고대행사에 갑질 사건이 발생하면서 논란은 겉잡을 수 없이 커졌다. 현재는 뭐 잘 수습되었는지는 모르지만, 개인들의 말과 행동으로 인해 기업이 감당해야할 짐은 상상 이상이었다. 소비자들은 갑질하는 회사의 비행기를 타지 않았고, 그로 인한 매출 감소도 심각했다.

그래도...한번 더 믿어주시면 안될까요?


브랜딩부터 다시 한 번 차근차근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어쨌든 재기해야 했다. 이 와중에 뜬금없이 프로모션이나 가격 할인 등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무너진 이미지부터 다시 세워야한다. 그래서 '기본'으로 돌아갔다. 우리나라 최초의 항공사였던 시절부터 사람들의 신뢰를 쌓아온 '프리미엄 항공사'의 이미지로 다시 돌아가야했다.


[커뮤니케이션 전략]

설비, 조종, 승무원 등 항공 안전을 세가지 영역으로 나누고 그 안에서 실시 중인 훈련 등을 교차로 표현

실제 테스트 및 훈련 모습을 보여주며 안전을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라는 메시지 전달

'똑같이' : 안전에 대한 모든 훈련을 실전처럼 하며 안전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점 가옺

'대한이야기' : '~에 대한'이라는 설명의 의미와 '대한항공의 이야기'라는 중의적 의미 내포


'대한 이야기' 시리즈는 영상 갯수가 꽤 많다. 대한항공의 역사부터 현재, 미래까지 많은 모습을 보여주는 캠페인이다. 그 중에서도 내가 '안전편'을 고른 이유는 현재 항공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현재 소비자들이 가장 원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최근 대형항공사, 외국항공사, LCC 항공사를 가리지 않고 떠오르는 문제가 다름 아닌 '항공기 안전'이다. 추락하고, 비행기가 지연되고, 각종 자연재해 및 인재로 인해 누군가가 죽거나 다치는 문제가 자주 발생하면서 항공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우리는 안전한 비행을 위해 항상 노력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안전훈련도 '대형항공사'답다. 스케일이 크다


가격으로 LCC항공사들과 경쟁하기 어려운 대한항공의 장점은 무엇일까. 반대로 생각하면 쉽다. 가격이 비싼만큼 프리미엄 서비스를 줄 수 있다는 거 아닐까? 그리고 '대형자본'을 갖추고 있는 만큼 시설도 대형, 안정성도 대형이다. 이런 점을 강조하면 된다. 우리는 대형항공사인만큼 이런 압도적인 설비로 경쟁사는 할 수 없는 안전에 대한, 운행에 대한 장점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이렇게 보여준다면 소비자들은 신뢰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게 대한항공이 반등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하는 작업이다.


항공기의 여러 분야에 대한 스토리텔링은 사람들의 호기심도 유발한다.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비행기는 사람들이 자주 타거나 보기 힘든 환경이다. 더군다나 훈련 모습이라든가 안전 점검 등의 모습은 평소에 보기 힘들다. 그런 모습을 CF를 통해 본다면 신기하기도 할 것이다. 물론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대한항공의 이미지가 완전히 좋아지기까지는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제부터가 다시 시작이다.

요즘은 모든 기업이 유튜브 채널 운영하는 듯...


다시 한 번 믿어 믿어주세요


[크리에이티브 키]

실제 테스트 및 훈련 장면을 촬영하며 실제적인 노력을 생생하게 전달

'국내 유일' : 테스트 설비를 소개하면서 다른 항공사와 '차별화된 안전'이라는 메시지 전달


대한항공은 이용하고 싶지 않아도 이용할 수 없는 항공사도. LCC들은 갈 수 없는 국가, 지역들을 가기 위해서. 그리고 사실 경영진 개인이 문제지 회사, 승무원 등이 무슨 잘못이 있을까. 하지만 개인의 문제가 회사의 위기를 초래할 정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경영진의 윤리성에도 소비자의 관심이 많다는 걸 알게 해주었다. 사실 당연한 건데 지금까지 갑질이 일상화되었다는게 문제지... 어쨌든, 대한항공은 재기를 준비하고 있다. '대한'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서비스와 경영 철학을 다시금 되찾으면 싶다.




[최종 평가]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과거와 현재의 모습,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는 브랜드 광고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잘 표현했다고 생각. 과거 사건으로 인해 추락한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시키고 최근 이슈인 '안전비행'에 대한 니즈도 잘 파악하고 광고에 녹여냄. 프리미엄 대형항공사기이게 가격에 대한 경쟁이 실질적으로 힘든 대형항공사가, 대신 본인만의 특장점을 잘 살리고 전달한 광고라고 평가.




사진 출처 : 조설일보 기사 캡쳐, YTN 기사 캡쳐, 대한항공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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