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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황래 Aug 07. 2019

가성비 끝판왕, 그거면 됐나?

[Campaign Brief] 맘스터치 : 언빌리버블 버거

나는 꽤 오랜 기간동안 햄버거를 먹지 않았다. 근데 사실 건강 때문은 아니었다. 내 입맛에 더 맛있는 것도 많아졌고, 햄버거 가격도 예전에 비해 많이 오르다보니 자연스럽게 찾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요즘은 또 햄버거를 다시 종종 먹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싸이버거' 때문이다. 집 근처와 자주 공부하는 카페, 도서관 근처에 있어 접근성이 굉장히 좋기에 생각나면 '급 먹방'을 찍기도 한다.

맘스터치의 시그니쳐인 싸이버거. 세트가 5천원 초반대 가격인 '혜자스러운'  버거다


왜 나는 맘스터치의 햄버거를 좋아하게 되었을까? 그건 아마도 햄버거에서 '치킨'을 먹는 느낌이 들 정도로 두툼한 치킨 패티의 영향 같다. 물론 KFC에서도 치킨 패티가 들어있는 햄버거 및 치킨을 먹을 수 있지만 '가성비' 측면에서는 맘스터치를 따라잡기는 힘든 것 같다. 가격이 오르긴 오르지만 상대적으로 경쟁사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턱이 아플 정도로 두툼한 버거는, 이미 내 머릿속에 각인이 되어버렸다.


맘스터치에서 싸이버거 말고, 다른 거 먹어봤어?


[시장 현황 분석]

혼밥이 대중화되고 효율성, 간편함을 추구하는 3040 직장인의 패스트푸드 소비 경향 증가

소비자의 취향 다양화에 따라 패스트푸드 등에도 새로운 재료 개발 및 신메뉴 활용 움직임 활발

맥도날드 '시그니쳐 메뉴', 스타벅스 '악마의 음료' 등 '나만의 레시피'를 찾으려는 노력 증가

패스트푸드를 주로 소비하는 1인가구, 2030 세대가 건강, 웰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

맥도날드의 '햄버거병' 이슈로 인해 패스트푸드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 대체제를 찾으려는 노력


앞서도 말했고, 뒤에도 계속 말하게 될 것 같지만 맘스터치의 매력은 '가격'에서 온다. 싸이버거 하나만으로도 그걸 설명할 수 있고, 다른 메뉴들이 상대적으로 부각은 되지 않지만, 숨겨진 맛있는 버거들도 많다(개인적으로 나도 앞으로 맘스터치의 다른 메뉴들을 먹어보고 싶다). 하지만 맘스터치 입장으로선 아쉽다. 다른 메뉴들도 좀 팔려야되는데, 싸이버거가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하니까. 다른 메뉴들도 좀 팔고 싶을 거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싸이버거에 토핑을 추가한 듯한 느낌이 드는 다른 메뉴들...


물론 다른 잘 나가는 경쟁사에도 시그니쳐 버거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아는 맥도날드의 '빅맥'과 버거킹의 '와퍼'. 하지만 맘스터치와 그들과의 다른 점은, 맘스터치에서 싸이버거가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곳의 시그니쳐 버거보다 훨씬 높다는 점이다. 여기서 한 가지 '딜레마'가 생긴다. 맘스터치의 가장 크면서도 중요한 장점이 '가격, 가성비'라면, 다양한 메뉴를 확장시키지 못하는 이유 또한 '가격, 가성비'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맘스터치하면 싸이버거만을 생각한다. 맘스터치에 가는 이유도 싸이버거다. 그 말인 즉슨, 싸이버거가 없다면 맘스터치에 갈 이유가 없다. 이런 상황이라면, 맘스터치의 미래가 밝다고만 할 수 있을까?

밝아야 되긴 하는데...갑자기 화장품 광고 조명이 쓰인다고?


"난 소중하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맘스터치는 신메뉴가 나왔다. 이름은 '언빌리버블 버거'다. 믿을 수 없는 햄버거, 이걸 어떻게 스토리텔링해서 사람들에게 경험시켜야할까? 싸이버거 말고 다른 버거로 맘스터치에 오는 이유를 만들어줄 수 없을까? 그렇게 고민 끝에, 이런 광고가 나왔다.


[커뮤니케이션 전략]

화장품, 명품, 패션 광고로 느낄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해 해당 제품의 '고급스러움' 강조

당시 핫했던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를 광고모델로 내세우며 광고의 콘셉트와 고급진 느낌을 강화

광고 중반부 신제품의 비주얼이 등장하고 광고 마지막까지 꾸준히 등장시키며 시청자의 이목을 끔

"속부터 빈틈없이 채워져요" : 화장품 효능 설명 느낌을 주면서 '속재료가 많다'는 제품 특장점 전달


갑자기 나온 뜬금없는 화장품 광고. 처음 이 영상을 봤을 때에는 정말 당황스러웠다. 이전 캠페인 브리프에서 봤던 광고들은 그래도 납득할만한 '스토리'가 있었다. 난해하다고 느낀 '써브웨이'의 '로티세리 치킨' 캠페인도 '돌았다'에 초점을 맞추면 '왜 이런 광고를 만들었는지'는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맘스터치의 언빌리버블버거 캠페인은 그것조차 아니었다. 왜 갑자기 '화장품 광고 콘셉트'와 '윤세아'라는 여배우? 그리고 전체적인 비주얼부터 멘트까지. '일부러 b급 광고로 가는건가?'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크다 -> 특별하다 -> 행복하다'의 흐름을 유도한 카피 같다


하나의 CF를 볼 때는 전체적인 콘셉트 이외에 디테일한 것들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쉽게 지나갈 수 있는 장면 하나, 자막 한 줄, 광고모델이 말하는 단어 하나조차 기획된 것이고 의도된 것이기 때문이다. 왜 맘스터치가 화장품 콘셉트로 영상을 만들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내용을 먼저 보기로 했다. 신제품을 왜 이렇게 표현하고 설명했을까를 본다면 콘셉트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언빌리버블 버거를 표현하는 핵심 카피는 '크고 특별한 행복'이다. 햄버거로 행복해질 수 있는데, 그 이유가 크고 재료가 풍성하기 때문이라는 게 맘스터치의 설명이다. 치킨 패티에 계란 후라이, 거기에 통새우튀김까지. 절대 맛없을 수 없는 비주얼이다. 말 그대로 '언벌리버블', 믿을 수가 없다. 이건 제품의 특장점이다. 배우 윤세아는 드라마 '스카이캐슬'을 통해 당시 핫했던 배우였다. 그리고 '엄마'의 역할로 등장했다. 그리고 '맘'스터치다. 음...? 혹시 자녀에게 햄버거를 사주는 어머니를 타깃으로 한 건가?

뜬금없이 왼쪽 밑에 햄버거 보이는 거 좀 웃긴데 ㅋㅋㅋㅋ


소중한 내가 먹는 햄버거 = 맘스터치


[크리에이티브 키]

당시 핫했던 드라마의 여배우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차용해 광고의 콘셉트를 극대화시킴

'난 소중하니까요' : 경쟁사와 비교해 맘스터치를 선택하는 이유. 같잖은 다른 햄버거 말고, 나는 이거 먹는다


영상 후반부에 윤세아는 "저는 맘스터치를 먹어요. 난 소중하니까요"라는 멘트를 친다. 갑자기? 하지만 이것도 꽤나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볼 수 있다. 왜 소중한 내가 먹는 햄버거를 맘스터치로 정한다고 했을까? 이건 개인적으로 맥도날드의 햄버거병을 '저격'한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건강을 해치는 정크푸드 햄버거가 아닌, 맘스터치 햄버거는 건강하기에 소중한 내가 먹어도 되는 느낌 아닐까? 실제로 내가 아는 한에서 맘스터치는 위생 등에 대해 부정적으로 나온 기사는 없었던 것 같다(역시 엄마의 손길인가). 치킨 패티와 새우튀김도 깨끗한 노란색이다. 화장품 광고 콘셉트라 이 멘트를 넣은 건지, 이 메시지를 위해 화장품 광고 콘셉트를 활용한 지는 모르겠지만, 이 멘트는 의도되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도 맘스터치가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는 '싸이버거 의존' 탈피일 것이다. 신메뉴를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다른 메뉴의 맛을 설명해주는 것과 경험하게 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그와 관련한 이벤트나 프로모션을 기획한다면 맘스터치에 가야할 '이유'가 좀 더 생기지 않을까.




[최종 평가]

앞선 신메뉴였던 '인크레더블 버거'를 배우 이순재와 '보험' 콘셉트로 소비자에게 좋은 광고를 보인 후 다시 한 번 신선한 콘셉트로 만든 캠페인. 화장품 광고 콘셉트가 햄버거와 어울리지 않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만, 광고 모델의 멘트와 비주얼을 통해 '고급 수제버거' 메시지를 잘 전달한 캠페인이라고 생각. 요즘은 뻔하고 식상하다고 느껴지는 포맷이 아닌, 브랜드나 제품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듯한 콘셉트의 광고가 종종 있는데 오히려 이런 부분이 신선함으로 느껴져 SNS를 통해 퍼지며 홍보가 잘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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