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함께하는 동료, 그 이상이 될 수는 없었다
회사는 일을 하는 곳이다
옆자리라서, 혹은 회식 때 우연히 이야기를 하다가 관심사도 비슷하고, 말도 잘 통하는 것 같아서 등 여러 이유로 직장 동료와 친해질 수 있다. 업무 외적인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힘든 회사생활에 서로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줄 수 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퇴근 후, 주말에 그 사람에게 만나자고 했을 때, 선뜻 그러겠다고 하는가? 반대로, 나는 그 사람을 위해 내 퇴근 후 시간, 주말을 내어줄 수 있는가?
누구도 믿어선 안된다. 정치질은 그런 것이다
나는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 전에 3개의 회사를 다녔었다. 그 안에서 나와 동갑인 사람, 나보다 나이가 더 많은 사람, 혹은 적은 사람과 함께 일했고, 또 그 안에서 친해져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동료들이 있었다. 하지만 퇴사 후 지금까지 연락이 잘 되는 사람은 단 한 명 뿐이다. 물론 나의 경우를 가지고 모두에게 합리화를 할 수는 없다. 누구와의 인간관계든 잘 정립해나갈 수 있는 사람은 '인싸'처럼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통은 누군가의 퇴사 후, 연락이 끊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나도 내가 퇴사해 회사를 정리하면서 자연스럽게 연락을 안하게 된 케이스도 있고, 먼저 퇴사한 동료가 연락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차라리 퇴사하면서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어지면 괜찮다. 그건 내가 그 사람에게 기억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거나, 회사와 엮여 좋지 않은 기억의 연장선이 될까봐 일부러 '정리'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 하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회사로 끌고 오는 '정치질'이다. 내가 회사 생활 포함 사는 게 힘들다는 이야기를 동료에게 한다면, 그것은 나중에 나의 '약점'이 되어 부메랑처럼 돌아올 수 있다. 나의 이야기가 회사에 퍼져 모든 사람들이 내가 숨기고 싶은 이야기를 알게 되는 것이다. 만약 회사나 상사에 대한 뒷담화를 했다면? 그건 더더욱 심각해지는 일이다.
학창시절, 따돌림의 시작이 '가장 친한 친구의 배신'이 되는 경우가 많다. 나와 가장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나를 괴롭히는 원흉으로 변하는 것이다. 그로부터 오는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사내 정치지질도 마찬가지다. 믿고 의지하던 사람이 나에 대한 뒷담화를 한다는 사실을 알게된 순간, 그 사람은 물론 회사의 누구도 믿을 수 없어진다. 그렇기에 나는 애초에 그런 가능성을 차단한다. '회사는 일을 하는 곳이다'라는 마음가짐을 확실히 하고, 누구에게 정을 주지 않으려고 한다.
선택은 개인의 몫이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순전히 나의 경험에 의한 나의 생각이다. 무조건 나의 말이 옳지는 않다. 사람에 따라, 회사에 따라 다를 것이다. 회사에서 상처받지 않기 위한 방법은 각자가 선택하는 몫이다. 나는 '냉정한 사람이 되기'를 선택한 것이다. 좋은 '직장친구'가 된다면 그것은 회사생활에서 정말 든든한 아군을 얻은 것이고, 그 무엇보다 서로에게 큰 힘이 될어줄 것이다. 현명한 직장생활의 시작은, '인간관계' 부터다.
사진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