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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황래 Oct 03. 2019

회사의 정치질을 직접 경험하다

실태를 아는 순간 퇴사하세요. 정신 바로 나갑니다

취업을 준비할 때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저런 조언을 받았는데, 그 중 하나는 바로 '여초회사'에 가지 말라는 것이었다. 물론 남초회사도 힘든 부분이 있지만 여초회사는 그야말로 '헬게이트'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정치질' 때문이었다. 서로를 이간질하고 편을 나눠 일 외적으로 싸우는... 어디 인터넷 커뮤니티나 인터넷 소설로만 들어봤을 듯한 자극적인 사건 사고들. 나는 직접 경험했다. 그것도 여초회사에서 3개월 정도는 나 혼자 남자인 상태로 일하면서....

정치질의 대처법은 없다. 그냥 멘탈 관리하면서 무시하는 수밖에...


이미 지들끼리 편이 갈라져 있다


나는 남자와 여자로 나누어 프레임을 씌워서 남혐/여혐을 조장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내가 정치질을 경험한 곳이 남자보다 여자가 월등히 많은 곳이었고, 퇴사 전 3개월은 나를 제외한 모든 직원이 여자였다는 사실은 팩트다. 광고와 마케팅을 하는 회사는 으레 여자의 비율이 더 많다. 물론 그런 것을 알고 당시 회사에 입사했고, 나는 그런건 별로 신경쓰지 않는 편이기에 내가 해야하는 일만 했다. 하지만 점점 회사의 분위기에 적응되고 사람들의 성향에 대해 자연스럽게 파악하게 되면서 이 회사는 '파'가 갈라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에게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그 파 중 한 군데에 속해 상대편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며 함께 정치질을 하는 거였고, 또 하나는 어느 무리에도 속하지 않은 채 독고다이로 살아가는 거였다. 처음에는 독고다이처럼 일했다. 하지만 직원들 중 친해진 몇몇과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하게 되면서 나도 어느새 하나의 파에 속하게 되었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어떻게든 자기는 편하고 쉬운 일을 하고 상대방에게는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을 시키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아주 가관이더라.

제3자에서 보면 아주 우습다. 아주 관심 받고 싶어 안달난 유치원생 보는 느낌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정치질을 제일 많이 하던 팀장이 나에게 어떤 일을 시키길래 일을 해서 줬더니 그 일이 어느새 자기가 마치 한 것처럼 꾸며서 보고를 하더라. 이런 아주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서 어떻게든 자기는 착하고 일 열심히 하는 사람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일 못하고 게으른 사람으로 만들어버리는데 대표는 그걸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서 그 팀장 칭찬만 오지게 하더라. 대표와 팀장은 함께 직원들 뒷담화를 했다고 하는데 그 때 퇴사를 결심했다. 회사를 책임지고 이끌어가야하는 사람들이 직원 뒷담화나 하고 있는 회사에 미래는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나도 그 둘이 속한 파에 들어가지 않았기에 말도 안되는 일들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 때부터 이직을 결심했고 하나의 사건이 터진 후 나는 다행히 이직을 해 좋은 회사에 잘 다니고 있다. 나는 그 회사에 약 7개월을 다녔는데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 회사에 다녔는지 모르겠다. 좀 더 일찍 퇴사했어야 했는데... 그 이후 잡플래닛에 회사 리뷰를 아주 알차게 적어 다른 사람들이 그 회사에 가지 못하게 도와줬다. 회사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제발 다른 사람들이 그 회사에 가지 않았으면 싶다.

다른 건 몰라도 사람이 별로인 곳에 가면 안된다


사람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곳에 답은 없다


취준 시즌만 되면 올라오는 콘텐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회사는 절대 가지 말라'는 주제다. 연봉, 복지 등등 여러 조건이 있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0순위는 바로 '사람'이다. 특히 정치질이 있는 회사는 아무리 조건이 좋아도 나는 가기 싫다. 물론 면접 한 번 만으로 그 회사를 평가할 수는 없지만, 나는 면접 담당자의 태도를 보고 입사를 결정하는 경우도 꽤 많다. 면접자에게 얼마나 예의를 갖추는지, 면접시간엔 늦지 않는지, 준비는 하고 면접을 보는 건지를 보면 그 회사의 분위기를 대충 알 법도 하다.


믿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회사에 들어가고 싶었다. 지금의 회사는 다행히 내가 존중받으면서 일할 수 있는 회사이다. 전 회사는 정말 기억도 하고 싶지 않다. 정치질이 있는 회사는 최악 중에서도 최악이다.




사진 출처 : 클립아트 코리아,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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