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하고 고독한 시간을 어떻게 견디고 계십니까

질문을 곁에 두고 버티는 시간

by 퐝클리

취향이 아닌 책을 끝까지 읽는 경우가 있다.

이를테면 가족 누군가의 생일이 사건의 단서로 등장하거나, 누군가와 크게 싸운 날 집어 든 책이 바로 그날로 시작할 때다. (빛이 이끄는 곳으로), (버려진 사랑) 같은 책들.

읽는 내내 후회하면서도 억지를 내며 끝까지 읽는다. 생각해 보면 책 하나 잘못 산 것에 갖은 이유를 달아주곤 했다. 어쩌면 나는 늘 잘 정의되지 않는 결과를 해석하려 애써왔는지도 모르겠다. 마치 미신을 믿는 사람처럼 몇 가지 징조가 지금 내 길 위에 놓여 있기를 바랐다. 우연을 필연처럼 읽어내면 지금의 상태를 조금은 견딜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오늘은 당신이 궁금해졌다.

당신은 나를 만나 평안했을까. 어쩌자고 우리는 서로를 알아봤을까. 이런 질문들 속에 오래 머물러 서있다. 그때 우울했던 당신은 발랄해 보이는 내가 좋았고, 우울했던 나는 감정 변화가 단정한 당신이 좋았다.

단면을 멋대로 전체로 오해해 놓고, 우리는 그걸 믿어버렸다. 그렇게 살다 보니 서로가 얼마나 노력하고 있었는지를 너무 늦게 깨달았다.

그래서 서로에게 미안해졌다. 감정은 금세 전염되기 때문에 나를 보살펴주던 당신이 혹시 내게 오염될까 걱정됐다.


나는 잘 웃고, 적게 기쁘고, 때때로 우울하다.

문제는 그 ‘작은 우울’이었다. 이유를 꼭 찾아야만 할 것 같아서, 찾고 또 찾다가 어느 순간 나를 넘어 너에게까지 가버린다. 그 길은 자갈길 같았다. 발바닥이 아픈 줄도 모르고 계속 걷게 되는 길이다.

어떤 경험은 다른 사람들이 평생 하지 못할 만큼 특별해서, 그래서 더 쓸쓸해지기도 한다.

그것은 한 사람의 유산일까, 아니면 재앙일까.


이 쓸쓸한 고독은 어떻게 견뎌야 할까.

아마도 오늘은 이유를 찾는 대신 이 질문을 곁에 두고 버텨보려 한다.

월, 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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