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척하고 싶었던 마음이란
일상에서 쉽게 근육을 키우는 방법이라기에 서있는 동안 까치발을 했다. 이것만으로도 근육이 만들어진다니 이만한 가성비가 없다고 생각했던 건데 결국 사달이 났다.
밥벌이 외엔 어떤 포즈도 취해본 적 없는 내 발목관절이 몸뚱이 전체를 지탱해야 한다는 것. 그 무거운 책임을 '가성비'와 나란히 둘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접질린 발목은 일주일 넘게 불편함을 주고 있다.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것들만 믿은 결과였다.
회사에서 집으로, 집에서 회사로 이어지는 나의 하루는 마치 컨베이어벨트 같았다. 그 위에 똑같은 발자국이 반복되었고, 같은 길을 걷는 시간 동안 자국은 점점 깊어졌다. 움푹 팬 그 틈에 걸려 넘어지기 전에 나는 이를 쉽게 지워 버리려 했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마치 원래부터 예리하고 예민해서 스스로 위험을 감지하고 있다는 듯 보이고 싶었다. 하늘 아래 그런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안다. 다만 적어도 나는 아니었다.
나는 상황을 섣불리 판단했고, 문제에 대해 깊이 사유하지 않은 채 단지 빠른 해결책을 취사선택했다. 때로는, 해결 방법을 아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될 수 있지만, 해결 방법을 안다고 해서 문제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쉽게 치워버린 것들은 반드시 빈자리를 남기고, 그 자리는 결국 후회가 메웠다.
비틀린 발목이 금세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덕분에 나는 별수 없이 우두커니 앉은 나를 봐야 한다.
‘쉽게’ 타고난 척하려 했던 마음도 멈추는 연습을 해야겠지.
오늘도 쉽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