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한테 쉽지 않다. 요즘 더 그렇다.
누구나 마음속에 자기만의 전쟁이 있는 법이다
내가 나를 다스려야 하는 일들이 많아졌다. 엉망이었던 나를 기어이 바꾸어보겠다고 결심한 날, 그 초심으로부터 멀어지진 않았으나,
불안감이 곰팡이처럼 켜켜이 스며들고 있다. 내가 나에게 집중한다는 것이 곰팡이처럼 피어나는 의문에 매 순간 답해야 하는 일인 줄은 잘 몰랐던 것 같다. 나라는 거대한 블랙 컨슈머를 향해 예의 바르고 긍정적으로 답해야 하는 고객센터가 된 기분이다. 도무지 쉽게 넘어가주는 것이 없는 진상이 바로 나였다.
그래서 마음속은 전쟁이다.
입 밖으로 꺼내서 누군가에게 보일 ‘고민’ 같은 것도 아니다. 원인도 나, 해결도 나. 그 가운데 벌어지는 온갖 감정의 발화와 소멸까지 내가 감당해야 한다. 하루에 몇 번씩 공과 수를 달리하고 있다.
내 마음을 알고니즘은 그새 읽어버린 것 같다.
SNS에서 <대운이 폭발하기 직전에 나타나는 징조들> 같은 글이 자주 보인다. 갑작스러운 사고, 직업적인 어려움, 건강상의 이슈 등 좋지 않은 일들이 한꺼번에 생겨나는 것은 운이 좋아지기 직전이기 때문이라는 게 글의 주내용이다. 이런 글들을 모두 모아보면 대부분의 사람은 ‘내 이야기’라고 느낄 만큼, 징조는 아주 다양한 상황을 포함하고 있다. 오늘이 궂었더라도, 덕분에 내일은 맑을 것이라고 다독여주는 것 같아서 좋아한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로또 번호처럼 확실하고 선명한 예지보다, 그저 내일은 맑을 것이라는 단순한 예보가 필요한가 보다.
포인트 니모란 곳이 있다.
해양 도달불능점으로 육지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진 곳이다.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은 2,688km를 항해해 가야 한다. 국제우주정거장이 여기 상공에 떠 있다면 ‘사람이 사는 곳’이 국제우주정거장이 된다고 한다. 두 곳의 거리는 418.4km 정도다. 땅보다 하늘이 더 가까운 포인트 니모는 기능을 다한 인공위성이 회수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바닷물 표면 온도가 낮아 해류가 잘 섞이지 않아 생명체가 거의 없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곳은 우주를 향했던 인간의 열망이 끝내 이루고 다시 되돌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내 마음속 전쟁도 그곳처럼, 치열하게 불붙다가 마침내 고요함 속으로 침잠했으면 좋겠다.